mall의 디스플레이 일부.
상가건물 초입에 설치된 것들 또한 기막히다. 이를 설명하는 것은 더 막막하다. 동물의 몸에 사람 얼굴을 한 무리가 있는데, 머리카락이 빨갛고 하얗고 까맣고 펑크스타일로 각양각색이다. 잠자리 날개를 달고 키높이 구두를 신은 홍당무 하나는 팔다리를 가진 다른 홍당무와 섹스하는 듯한 포즈를 취했다. 배꼽에는 머리통만한 피어싱을 한 채 화살을 들고 사냥 중인 인형도 보이는데 한마디로 더 이상 유치찬란할 수 없다. 게다가 이 모든 것이 검은색 쓰레기 비닐봉지 위에서 펼쳐진다. 그 조악함을 더 말해 무엇하리오?
누가 만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남이 보아주는 것만으로 만족하는 걸까? 나는 키치적인 작업에 관심이 가지는 않지만 이렇게 자유분방하게 사고하고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고 부럽다. 유치찬란하든 고색창연하든 그건 중요치 않다. 아무나 상상할 수 없는 세계를 꿈꾼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