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등의 반격이 시작됐다? KTF는 3세대(3G) 이동통신 서비스 도입을 계기로 SK텔레콤을 제치고 말겠다는 각오다.
양사의 광고전도 볼만하다. KTF가 ‘세상에 없던 쇼가 시작된다’는 광고를 내보내자 SK텔레콤은 ‘보여주기 위한 쇼는 싫다’는 광고로 대응했다. ‘쇼’는 KTF의 3세대 서비스 브랜드.
KTF는 지난해 6월 SK텔레콤과 동시에 일부 지역에서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서비스를 실시했다. 그러나 이후 공격적인 망 투자에 나서 전국 서비스는 SK텔레콤보다 빠른 3월1일 시작했다.
SK텔레콤도 보고만 있지는 않는다. KTF의 ‘속도전’에 맞서 전국망 구축과 서비스 시작 시기를 당초의 6월에서 3월 말로 앞당겼다. 지금 이동통신 시장에는 3년 전 번호이동성 순차 도입 때만큼 긴장감이 감돈다.
통신업계의 3세대 전쟁은 요금, 서비스, 휴대전화 등 전방위에서 전개되고 있다. 먼저 SK텔레콤과 KTF는 영상통화 요금을 전격 인하했다. KTF는 기존 10초당 100원에서 36원으로 크게 내렸고, 건당 50원이던 장문 메시지 서비스(LMS) 요금도 20원을 인하해 1000자까지 건당 30원으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대용량 멀티미디어(VOD) 데이터 요금은 패킷당 0.45원으로 기존의 절반으로 깎았고, 출근시간(오전 5~9시)에는 무선데이터 요금을 50%만 적용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이보다 더 싼 요금제를 들고 나왔다. 영상통화 요금을 기존 10초당 120원에서 30원으로 내렸다. KTF보다 6원이 싸다. 지금의 2세대 시장에서는 SK텔레콤이 10초당 20원으로 KTF보다 2원 비싸다. SK텔레콤은 또 통화를 자주 하는 고객을 위한 ‘투게더 요금제’와 통화량이 많은 고객을 위한 ‘다다익선 요금제’ 등 새로운 요금제 2종을 선보일 계획이다. 단, 패킷당 0.9원인 VOD 요금과 건당 30원에 40자로 제한된 문자메시지 서비스 요금은 그대로 유지한다.
양사의 경쟁은 휴대전화 부문에서도 치열하다. 휴대전화는 서비스 확산을 위한 필수 요소. 먼저 3월부터 시작되는 3세대 서비스의 휴대전화 부문에서는 KTF가 SK텔레콤에 앞서 3세대 전용 휴대전화(SBSM) 3종을 선보였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빠르고 고성능 카메라 등 영상시대 휴대전화에 필요한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다.
요금·서비스·휴대전화 전방위 싸움
SK텔레콤 측은 이보다 다소 늦은 5월 무렵 HSDPA 전용 휴대전화를 공급할 전망이다. 3세대 서비스는 3월 말로 앞당겼지만 휴대전화 출시 일자까지 앞당기기는 무리였던 듯하다. 그때까지 SK텔레콤 가입자들은 기존 일부 지역 서비스에서 사용하던 3세대 서비스용(DBDM) 휴대전화를 이용해야 한다. SK텔레콤은 연말까지 20여 종의 3세대 전용 휴대전화를 선보일 계획이다.
KTF는 휴대전화를 싸게 구입할 수 있도록 보조금도 듬뿍 줄 계획이다. 2세대 서비스 이용실적에 따라 최대 30만원까지 보조금이 지급된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3세대 전용 휴대전화 가격이 30만~50만원으로 2세대 전용 휴대전화 가격보다 싼 데다, 보조금까지 합하면 10만원 안팎으로도 3세대 전용 휴대전화를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휴대전화 내수시장에서는 토종 휴대전화 제조업체의 호시절도 끝났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흘러나온다. SK텔레콤과 KTF가 더욱 좋은 제품을 좀더 싼 가격에 내놓기 위해 해외 휴대전화 제조업체의 상품도 가져다 쓸 계획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LG전자의 휴대전화 사업은 이미 내수보다 수출 물량이 더 많기 때문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다. 그래도 경쟁자가 국내 시장까지 들어온다는 사실에 마음이 그리 편하지는 않은 듯하다. 이쯤 되면 3세대 전쟁은 SK텔레콤과 KTF만의 싸움이 아니라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휴대전화 제조업체와 노키아, 소니에릭슨 등 해외시장 휴대전화 강자들의 싸움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
LG텔레콤은 6~7월 서비스
세계시장에서도 3세대 서비스는 본격 개화기를 맞고 있다. 더 나은 기술을 먼저 개발하기 위한 경쟁은 물론 서비스, 휴대전화, 칩 등을 장악하기 위한 글로벌 사업자 간 합종연횡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 두 서비스 회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 이상으로 삼성, LG는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치열한 싸움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3대 이동통신 사업자 중 하나인 LG텔레콤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LG텔레콤도 3세대 서비스를 한다. 다만 KTF, SK텔레콤과 다른 기술을 이용하고 서비스 시작 시기도 6~7월로 다소 늦어질 전망이다. LG텔레콤은 HSDPA를 도입하지 않은 대신 3세대급 서비스가 가능한 ‘EV-DO 리비전A’를 이용해 틈새를 노리고 있다.
리비전A는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에서 한 단계 진화한 기술로, 기존 CDMA망을 그대로 쓸 수 있기 때문에 SK텔레콤이나 KTF보다 투자비가 5분의 1 정도 수준이다. HSDPA 방식은 CDMA가 아니라 유럽통화방식(GSM)에 뿌리를 둔 기술이다. 따라서 기존에 깔려 있던 중계기, 망 등을 이용할 수 없어 투자비가 많이 든다. SK텔레콤은 이 방식을 위해 2조4000억원, KTF는 1조8170억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투자해야 했다.
리비전A는 데이터 전송 속도에서도 KTF, SK텔레콤의 HSDPA 방식과 유사하다. 투자비는 적게 들면서 성능은 비슷한 리비전A 방식이 LG텔레콤 3세대 전략의 강점인 셈. 하지만 KTF와 SK텔레콤만큼의 폭넓은 글로벌 로밍 혜택은 누릴 수 없다. 많은 국가와 사업자들이 채택한 방식과 다르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전쟁.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쓸 만한 서비스가 없다” “망 안정성이 떨어진다” 등의 지적도 우려되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종 승자가 되기 위해 각 사업자들은 전력을 다해 뛰기 시작했다.
양사의 광고전도 볼만하다. KTF가 ‘세상에 없던 쇼가 시작된다’는 광고를 내보내자 SK텔레콤은 ‘보여주기 위한 쇼는 싫다’는 광고로 대응했다. ‘쇼’는 KTF의 3세대 서비스 브랜드.
KTF는 지난해 6월 SK텔레콤과 동시에 일부 지역에서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서비스를 실시했다. 그러나 이후 공격적인 망 투자에 나서 전국 서비스는 SK텔레콤보다 빠른 3월1일 시작했다.
SK텔레콤도 보고만 있지는 않는다. KTF의 ‘속도전’에 맞서 전국망 구축과 서비스 시작 시기를 당초의 6월에서 3월 말로 앞당겼다. 지금 이동통신 시장에는 3년 전 번호이동성 순차 도입 때만큼 긴장감이 감돈다.
통신업계의 3세대 전쟁은 요금, 서비스, 휴대전화 등 전방위에서 전개되고 있다. 먼저 SK텔레콤과 KTF는 영상통화 요금을 전격 인하했다. KTF는 기존 10초당 100원에서 36원으로 크게 내렸고, 건당 50원이던 장문 메시지 서비스(LMS) 요금도 20원을 인하해 1000자까지 건당 30원으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대용량 멀티미디어(VOD) 데이터 요금은 패킷당 0.45원으로 기존의 절반으로 깎았고, 출근시간(오전 5~9시)에는 무선데이터 요금을 50%만 적용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이보다 더 싼 요금제를 들고 나왔다. 영상통화 요금을 기존 10초당 120원에서 30원으로 내렸다. KTF보다 6원이 싸다. 지금의 2세대 시장에서는 SK텔레콤이 10초당 20원으로 KTF보다 2원 비싸다. SK텔레콤은 또 통화를 자주 하는 고객을 위한 ‘투게더 요금제’와 통화량이 많은 고객을 위한 ‘다다익선 요금제’ 등 새로운 요금제 2종을 선보일 계획이다. 단, 패킷당 0.9원인 VOD 요금과 건당 30원에 40자로 제한된 문자메시지 서비스 요금은 그대로 유지한다.
양사의 경쟁은 휴대전화 부문에서도 치열하다. 휴대전화는 서비스 확산을 위한 필수 요소. 먼저 3월부터 시작되는 3세대 서비스의 휴대전화 부문에서는 KTF가 SK텔레콤에 앞서 3세대 전용 휴대전화(SBSM) 3종을 선보였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빠르고 고성능 카메라 등 영상시대 휴대전화에 필요한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다.
요금·서비스·휴대전화 전방위 싸움
SK텔레콤 측은 이보다 다소 늦은 5월 무렵 HSDPA 전용 휴대전화를 공급할 전망이다. 3세대 서비스는 3월 말로 앞당겼지만 휴대전화 출시 일자까지 앞당기기는 무리였던 듯하다. 그때까지 SK텔레콤 가입자들은 기존 일부 지역 서비스에서 사용하던 3세대 서비스용(DBDM) 휴대전화를 이용해야 한다. SK텔레콤은 연말까지 20여 종의 3세대 전용 휴대전화를 선보일 계획이다.
김신배 SK텔레콤 사장, 조영주 KTF 사장, 정일재 LG텔레콤 사장(왼쪽부터).
이와 관련해 휴대전화 내수시장에서는 토종 휴대전화 제조업체의 호시절도 끝났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흘러나온다. SK텔레콤과 KTF가 더욱 좋은 제품을 좀더 싼 가격에 내놓기 위해 해외 휴대전화 제조업체의 상품도 가져다 쓸 계획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LG전자의 휴대전화 사업은 이미 내수보다 수출 물량이 더 많기 때문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다. 그래도 경쟁자가 국내 시장까지 들어온다는 사실에 마음이 그리 편하지는 않은 듯하다. 이쯤 되면 3세대 전쟁은 SK텔레콤과 KTF만의 싸움이 아니라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휴대전화 제조업체와 노키아, 소니에릭슨 등 해외시장 휴대전화 강자들의 싸움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
LG텔레콤은 6~7월 서비스
세계시장에서도 3세대 서비스는 본격 개화기를 맞고 있다. 더 나은 기술을 먼저 개발하기 위한 경쟁은 물론 서비스, 휴대전화, 칩 등을 장악하기 위한 글로벌 사업자 간 합종연횡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 두 서비스 회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 이상으로 삼성, LG는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치열한 싸움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3대 이동통신 사업자 중 하나인 LG텔레콤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LG텔레콤도 3세대 서비스를 한다. 다만 KTF, SK텔레콤과 다른 기술을 이용하고 서비스 시작 시기도 6~7월로 다소 늦어질 전망이다. LG텔레콤은 HSDPA를 도입하지 않은 대신 3세대급 서비스가 가능한 ‘EV-DO 리비전A’를 이용해 틈새를 노리고 있다.
리비전A는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에서 한 단계 진화한 기술로, 기존 CDMA망을 그대로 쓸 수 있기 때문에 SK텔레콤이나 KTF보다 투자비가 5분의 1 정도 수준이다. HSDPA 방식은 CDMA가 아니라 유럽통화방식(GSM)에 뿌리를 둔 기술이다. 따라서 기존에 깔려 있던 중계기, 망 등을 이용할 수 없어 투자비가 많이 든다. SK텔레콤은 이 방식을 위해 2조4000억원, KTF는 1조8170억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투자해야 했다.
리비전A는 데이터 전송 속도에서도 KTF, SK텔레콤의 HSDPA 방식과 유사하다. 투자비는 적게 들면서 성능은 비슷한 리비전A 방식이 LG텔레콤 3세대 전략의 강점인 셈. 하지만 KTF와 SK텔레콤만큼의 폭넓은 글로벌 로밍 혜택은 누릴 수 없다. 많은 국가와 사업자들이 채택한 방식과 다르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전쟁.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쓸 만한 서비스가 없다” “망 안정성이 떨어진다” 등의 지적도 우려되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종 승자가 되기 위해 각 사업자들은 전력을 다해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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