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욱 원장은 수술 없이 난치성 근골격계 질환을 치료한다.
손상된 부위 세포와 조직 증식
이 같은 고민이 이씨만의 것일까. 통상 수술 여부를 판단하는 데 MRI 진단 결과를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자칫 척추 디스크에 대한 과잉 수술로 이어질 우려가 적지 않다. 라파 메디앙스 정형외과(옛 김용욱정형외과, 02-2017-4000)의 김용욱 원장은 “허리 통증이 없는 60세 이하 남성 67명을 대상으로 MRI 검사를 시행한 결과 20% 이상에서 디스크가 튀어나와 있고, 50세 이상 환자 전원이 퇴행성 허리 디스크가 진행 중이라는 진단이 나왔다는 조사 결과도 있지만, 수술은 신중히 결정해야 할 문제”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인다.
사실 MRI 검사만으로는 환자의 증상을 정확히 확인하지 못할 수도 있다. MRI 검사는 암이나 감염 여부를 찾아내는 데는 탁월한 효과가 있지만 허리 통증을 진단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이에 대해 “의료진의 임상경험이 풍부하고 정확한 판독 능력이 있다면 초음파 검사로도 병의 정확한 원인을 찾아낼 수 있다”고 말한다. 통증의 원인을 알고 있다면 수술이 아니라도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고 불필요한 진단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수술 없이 난치성 근골격계 질환을 치료한다는 명성을 얻고 있는 김 원장은 1989년 서울백병원 정형외과 교수로 재직할 당시 국내 최초로 성인 대퇴골 연장술 시술에 성공한 것을 비롯해, 지난 20년간 3000건 이상의 사지 연장 및 기형 교정 수술을 시행한 권위자다. 그런 그가 추천하는 비수술적 치료법은 ‘프롤로(Prolo) 요법’.
프롤로는 ‘증식’이란 뜻으로, 프롤로 요법은 손상된 부위에 약물을 주사해 세포와 조직을 증식, 재생시켜 정상적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하는 치료 방법이다. 다소 낯선 이름이지만 외국에선 이미 대규모 임상을 통해 90% 이상의 치료 효과를 확인, 대중화 단계에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도입된 이후 통증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는 입소문을 타 환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주사를 사용하기 때문에 간혹 ‘뼈주사’로 알려진 스테로이드 주사로 잘못 인식하기도 하는데, 프롤로는 그것과는 약물의 성분부터 작용까지 큰 차이를 보인다. 무엇보다 임산부까지 치료받을 수 있을 정도로 안전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시술을 받더라도 몸에 해롭지 않다. 주사만으로 통증을 해결하고 환부를 정상화한다는 사실에 처음엔 반신반의하는 환자들도 적지 않지만, 김 원장이 설명하는 치료 원리를 듣고 나면 다들 쉽게 이해한다고 한다.
프롤로 요법은 수술 대신 약물을 주사하는 치료 방법이다. 휜 다리 교정 전(아래 왼쪽 사진)과 후.
‘속성 연장술’로 기형 교정
환자마다 개인차는 있지만 1, 2회 시술로 손상 부위가 회복되는 느낌을 갖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보통 4~6주에 한 번씩 4~6회 치료받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처럼 이완되거나 약해진 인대를 강화하는 것 외에 인대가 완전히 파열된 경우에도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여러 임상논문과 연구 결과 확인되고 있다. 또한 만성 허리 통증, 만성 목 통증, 퇴행성 관절염, 오십견 등 난치성 질환과 테니스 엘보 등 각종 스포츠 손상, 습관성 어깨 탈골, 발목 염좌 등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근골격계 질환에 사용할 수 있다.
라파 메디앙스 정형외과는 사지 연장과 기형 교정을 해결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병원으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선천성·후천성 기형, 단지증(短指症), 내반슬(휜 다리 교정), 왜소증, 소아마비 후유증 등 다른 사람과는 다른 신체의 기형으로 심리적 고통을 겪거나 생활에서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를 치료하는 것이다.
성장한 후의 키가 여자 140cm, 남자 150cm 이하인 경우를 이르는 왜소증을 예로 들면, 질병이 원인이라면 10~20cm 더 성장이 가능하다. 별다른 이유 없이 유독 키가 작을 때는 5~10cm를 키울 수 있다고 한다. 휜 다리나 O 다리 교정은 물론 소아마비 후유증과 같이 사지의 길이가 다른 경우에도 교정이 가능하다.
치료는 늘리려는 뼈에 금을 내어 하루 1mm씩 늘려주는데, 기존 방식으로는 시술 과정에만 3~5개월이 걸렸고 치료가 끝난 뒤에도 7개월 동안은 뼈가 완전히 굳도록 외고정 기구를 부착해야 했다. 결국 1년 남짓 치료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환자가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김 원장은 ‘속성 연장술’을 통해 치료 기간을 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김 원장은 “뼈를 늘리는 방법은 마찬가지지만 뼈를 굳게 하는 데 외고정 기구에만 의존하지 않고 삽입용 금속정을 함께 사용한다. 금속정이 늘어난 뼈를 강하게 지지해주므로 늘어난 뼈가 완전히 굳을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