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토익은 영어 실력을 평가는 절대적인 기준이다. 학원마다 토익 강좌들이 넘쳐난다.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토익 무용론’을 말하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한국사회에서 영어 실력을 평가하는 기준은 토익 시험이다. 취직을 하거나 진급할 때 토익의 힘은 절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7월 토익 시험을 주관하는 ETS(Educational Testing Service) 측이 “2006년 5월부터 토익 시험이 바뀐다”고 발표했다.
정철어학원의 정구성 강사는 토익 시험이 변경된 배경에 대해 “최근 평가의 타당성을 비롯해 검증 결과와 실제 영어 실력과의 상관성에 대한 의문이 많이 제기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과연 새로운 토익은 얼마나, 어떻게 달라지는 것일까. 우선 LC(Listening Comprehension·듣기)영역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미국식 발음으로만 출제되던 것에서 벗어나 영국과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 다양한 영어 발음으로 출제된다는 점이다. RC(Reading Comprehension·읽기)영역의 가장 큰 변화는 Part6에서 나타난다. 기존 토익이 한 문장에서 틀린 부분을 찾아내는 것이었다면, 새로운 토익에서는 장문을 읽으면서 4개의 빈칸을 채우게 하는 것이다. 이는 문법의 비중을 줄이고 그만큼 어휘의 비중을 늘리는 것을 의미한다. 또 비즈니스 현장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문서들이 더 많이 제시된다. 이에 대해 SDA삼육외국어학원의 이지윤 강사는 “실질적인 영어 업무 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토익의 변화에 대해 정리해보면 과 같다.
정구성 강사는 “총 200문항에 990점 만점이라든지, 시험 시간 등은 기존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전체적으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ETS 측에서도 점수 차이가 크게 나지 않게 하겠다고 밝혔다”면서도 “새로운 토익에 대한 유형이나 경향 파악이 완전히 이뤄질 때까지는 어느 정도 점수 하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고득점자는 큰 점수 차이를 보이지 않겠고, 700~800점 초반대의 중간 득점자들의 경우 50~70점 정도의 하락을 보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새로운 토익은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바뀐 시험에 당황하지 말고 자신의 상황에 맞게 실현 가능한 계획을 세워 대비한다면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다음은 스타 토익 강사 3인이 말하는 새로운 토익 대처법이다.
학원에서 강의를 듣는 것도 토익 성적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다.
RC영역의 경우 좀더 전략적인 학습을 요한다. 어휘의 비중이 커지고 독해의 양이 늘어나는 것은 Part5와 6 중심의 단편적 지식 위주 학습보다는 Part7 중심의 독해 위주 학습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Part5 위주로 단어 공부를 하기보다는 Part7의 독해 지문을 속독하는 훈련을 하면서 Part7에 출제되는 어휘들을 꼼꼼하게 정리해두는 방법이 좋다. 실제로 Part7에 등장했던 단어들이 Part5와 6의 어휘 문제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단어를 정리할 때도 일대일 대응식의 의미 해석을 하지 말고, 반드시 영영사전을 찾아가며 해당 단어가 어떤 맥락에서 쓰일 수 있는지, 더욱 다양한 용례들과 정확한 사용에 대해 숙지해야 한다.
예를 들어 value와 worth의 경우 영한사전으로 공부한 사람들은 대부분 이 두 단어의 차이를 모른다. 그냥 둘 다 ‘가치’라고 해석할 뿐. 그래서 “ComTech exported 2.5 billion dollars’_____ of laptops to Europe last year”의 빈칸에 넣을 단어를 고르라는 문제에 대해 이들은 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 답은 worth. 영영사전을 통해 이 단어가 ‘~어치’라는 의미로도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익혀야만 풀 수 있는 문제다.
SDA삼육외국어학원 이지윤 강사 (LC영역) 영국식 발음에 익숙해져야, 듣기 능력뿐 아니라 독해력도 요구
이지윤 강사는 “LC영역에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다양한 영어 발음이 도입되지만 그렇게 동요할 일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알아듣지 못할 정도로 심각하게 달라지는 발음이나 강세는 별로 없기 때문. 또 호주와 뉴질랜드 영어는 영국 영어와, 캐나다 영어는 미국 영어와 맞닿아 있기 때문에 결국 영국 영어와 미국 영어의 차이만 알아두면 된다. 는 영국식 발음과 미국식 발음의 대표적인 차이에 대해 정리한 것이다. 단, 한국식 발음 표기는 어디까지나 참고용이므로 정확한 발음은 사전 등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
YBM e4u어학원 유수연 강사의 토익 강좌를 듣고 있는 학생들.
새로운 토익에서 다양한 영어 발음보다 더욱 주의해야 할 부분은 Part3과 4의 변화다. Part3은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한 문제에 답하던 형태가 세 문제에 답하는 형태로 변경된다. 그만큼 대화 길이도 길어진다. 이는 듣기는 물론 핵심 단어를 중심으로 빠르게 독해하는 능력도 요구하는 것이다.
기존에도 정답률이 30%밖에 안 될 정도로 수험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던 Part4는 10문제가 늘어 30문제가 출제된다. 더구나 지문 하나당 두 개의 질문을 묻던 유형이 사라지고 모두 세 개의 질문을 묻는 유형으로 통일되면서 더욱 어려워질 예정. 지문을 듣기 전에 질문을 먼저 읽으면서 핵심 단어를 중심으로 전후 관계를 살펴보는 훈련을 해보는 게 좋다. 그 과정에서 지문의 내용도 짐작해낼 수 있다.
또 토익에 자주 나오는 문장들을 매일매일 암기하면서 듣는 연습을 하거나, 좀더 나아가 모범 지문을 통째로 암기하는 것도 좋다. 또 LC영역이라고 해서 듣기 공부만 하는 것보다는 신속하게 핵심을 찾아내는 독해법을 함께 훈련해둘 필요가 있다.
YBM e4u어학원 유수연 강사(RC영역) 문법보다 실제용 비즈니스 어휘나 문서 유형 익혀야
유수연 강사는 “RC영역의 경우 문법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먼저 Part5의 경우 어휘와 전치사·숙어·품사 자리를 찾는 문제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문법 실력을 직접적으로 물어보던 문제들은 비중이 상당히 줄어들었다. 따라서 많은 단어를 아는 데 승부를 걸기보다는 회사에서 실제로 쓰이는 어휘를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게 좋다. 특히 업무에 혼란을 줄 수 있는 유사 어휘들의 차이를 익히고, 각 업무 상황별로 효율적으로 쓰이는 단어들 위주로 공부한다.
완전히 바뀐 Part6에서는 회사에서 많이 쓰이는 비즈니스 레터와 에미엘 등이 원본 상태로 등장한다. 따라서 Thanks letter(감사 편지), Apology letter(사과 편지), Request from(주문서), Reminder(독촉장), Recommendation letter(추천서), Resume(이력서) 등 업무에 많이 쓰이는 편지들의 양식과 내용, 표현이나 어휘 등을 꾸준히 접한다. 이때 각각의 부분보다는 전체 문서를 보면서 공부해야 한다.
Part7은 기존의 학습 방식을 유지하면 된다. 단, 두 개의 지문이 동시에 제시되는 문제는 신경을 써야 한다. 이런 문제들은 주로 송장과 그에 따른 문의 편지, 주문서와 납품 관계 서류, 구인광고와 지원서, 문의 편지와 답장 등이 짝을 이뤄 두 문서 사이의 연관성과 연결된 정보를 묻는다. 문제의 난이도가 높다기보다는, 지문이 길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꼼꼼히 살피다 보면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다. 일단 두 문서 중 주가 되는 문서를 먼저 읽고 나머지 문서는 참조하는 식으로 보는 게 좋다.
실제 업무를 할 때도 관련 영문 문서들을 세심하게 읽어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또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지문을 접한다. 비즈니스 문서는 형식이 일정하기 때문에 몇 가지 형식을 먼저 익히고 나면 나머지는 쉽게 익힐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