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허리에 좋은 운동이 아니므로 잘 알고 쳐야 한다.
보통 허리에 좋은 운동과 나쁜 운동을 말할 때 좋은 운동은 걷기·등산·자전거 타기·요가 등이고, 좋지 않은 운동은 골프·볼링·테니스·역도·조깅 등이라고 한다. 그러나 좋지 않은 운동으로 분류된 것들이 그 운동의 기본 운동역학이 그렇다는 말이지 그 운동을 절대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은 아니다. 요즘 필자의 병원에서 시행하는 황색인대 보존 미세현미경 디스크 수술은 척추의 불안정성을 최소화하면서 돌출된 디스크를 제거하기 때문에 수술 뒤에도 아무 문제 없이 운동을 즐길 수 있다.
환자들 대부분이 수영을 허리에 좋은 대표적인 운동으로 알고 있지만 여기에도 비밀은 있다. 수영은 모든 관절을 부드럽게 해주고 모든 근육을 움직이게 해준다. 또한 심폐 기능을 튼튼히 해주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수영에도 허리에 좋은 영법과 그렇지 않은 영법이 있다는 사실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허리 환자에게 좋은 영법은 배영과 자유형이다. 배영은 근육을 강하고 부드럽게 만들고, 자유형도 영법을 잘 구사하면 배영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평형은 허리에 충격을 줄 수 있고, 접영은 허리의 굴곡과 신전을 악화시킨다. 또한 다이빙은 명백히 금지해야 하는 운동이다. 수영도 복근강화 운동과 스트레칭을 먼저 한 뒤 해야 하며 너무 찬 물에서 수영을 하면 근육이 경직되어 좋지 않다.
골프 라운드 소요 시간이 4~5시간일 때 스윙에 소요되는 시간은 20~30분 이내다. 나머지는 주로 걷는 운동이다. 걷기는 특히 척추 수술을 받았거나 만성 허리통증이 있는 사람에게 보약과 같다. 걷기는 폐를 튼튼히 해주고 하지의 혈액순환을 촉진해 다리가 저린 증세도 예방할 수 있다. 또 장 운동도 촉진하며 신체의 균형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
라운드 시작 전에 체조로 몸을 푼 다음 경기를 시작하고, 홀과 홀 사이를 이동할 때는 골프 카트를 이용하지 말고 걸어서 근육과 관절에 워밍업을 해주어야 한다. 과도한 욕심을 버리고 간결한 스윙을 하며 한 클럽을 길게 잡고 무리하지 않게 스윙한다면 스코어에 영향을 미치지도 않고, 자연을 벗삼아 필드를 걷는다면 훨씬 더 건강한 정신과 육체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환자들이 쉽게 생각하지 못하는 점 중 하나는 허리에 대한 수술이나 시술이 허리 치료의 종결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점이다. 디스크나 뼈는 나이가 들수록 약해질 수밖에 없고 게다가 수술까지 했다면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근육이나 인대는 어느 정도 운동에 의해 강해질 수 있다. 본인 노력에 의해서 약해진 허리를 강하게 만들고 활기찬 인생을 즐기자.
이병규/ 혜민병원 척추과학센터 과장(의학박사) www.e-hye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