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개가 제일 좋아요. 우리 집에 온 개들은 다 똑똑해지는지 짖지도 않고요. 동생이랑 개랑 셋이서 형제지요.”
아파트에서 살면서도 푸들, 말티스, 슈나우저, 시추 등을 키우던 ‘애견’ 소년인 김군은 TV의 동물 프로그램 등을 통해 썰매개 스포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부모님께 부탁해 썰매를 끄는 개인 말라무트 종 ‘시저’를 구입했다. 개의 몸집이 워낙 커서 대개는 경기도 포천에 있는 썰매개 트레이닝센터에 맡겨두고 틈틈이 만나서 연습을 해왔다.
이미 김군은 2004년 5월5일 잠실 야구장에서 프로야구 경기가 열렸을 때 보드를 댄 썰매개 스포츠 시범을 보여 ‘데뷔’했으며,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기도 했다. 썰매개선수권 대회에서 어른은 두 마리가 끄는 썰매를 타고 1km를 달리고, 주니어 선수들은 300m를 달린다. 여기서 우승한 선수는 오는 3월 일본에서 열리는 아시아컵 썰매개 스포츠대회에 나갈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개랑 달리기할 때 정말 신나잖아요? 개썰매는 개랑 똑같이 호흡을 맞춰 달리기하는 기분이에요. 정말 기분 좋아요.”
썰매개 스포츠의 재미를 알게 된 김군의 권유로 동갑내기 사촌형제도 이번 대회에 출전한다고 한다. 개가 자라 서울 아파트에서 키우기가 어려워 할머니댁으로 떠나 보낸 적이 있어 마음이 아팠다는 김군의 꿈은 “개가 죽을 때까지 같이 사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