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3일 민주당이 당사를 서울 마포로 옮기고 현판식을 하고 있다.
12월14일 현재 원내 5개 정당 가운데 여의도에 당사를 둔 정당은 민주노동당(이하 민노당)이 유일하다. 2000년 1월 창당과 동시에 여의도에 터를 잡은 민노당은 여의도 상륙 4년여 만에 명실상부한 여의도 최고의 정당으로 거듭났다.
정당들의 탈여의도 바람의 원인은 무엇일까.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돈’이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여의도 정치권으로 향하던 기업의 돈줄은 대부분 막혀버렸다. 의원들 개인의 후원회는 물론 중앙당 후원금도 급격히 줄었다. 한나라당 재정국 관계자는 “기업들의 정치자금은 더 이상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후원금이 없으니 비싼 임대료를 감당할 여력이 없다. 당연히 임대료가 싼 곳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우리당 관계자는 “정경유착의 고리가 끊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진단했다.
17대 총선 당시 선명성과 개혁의 명분을 선점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당사를 재래시장과 천막 및 외곽 지역으로 이전한 것도 탈여의도 행렬을 부추긴 또 다른 배경. 당사 축소 및 탈여의도 흐름은 정치의 운명을 상징하는 것은 아닐까. 정치의 중심 여의도에서 쫓겨난 당사처럼 정치의 운명도 국민들 관심에서 멀어질 개연성은 충분하다. 적어도 현재와 같이 민생 우선 정치가 아닌 정쟁 정치를 계속하는 한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