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레이저 시력교정 기계 중 가장 앞서 있다는 멜 80으로 에피라식 수술을 하고 있는 강남예안과 최우정 원장.
의사들은 대신 라섹수술을 권했지만, 이씨는 끝내 시력 교정을 포기하고 10년 만에 안경을 다시 썼다. 라섹수술은 수술 후 통증과 후유증이 심하고, 적어도 일주일 동안은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에게 시력 교정을 해준 곳이 서울 논현동의 강남예안과였다. 이 안과 최우정 원장이 국내 최초로 도입한 에피라식 수술법은 이씨처럼 각막이 얇아 라식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는 물론 안구건조증이 있는 환자 등 지금껏 각종 부작용 때문에 라식수술이 불가능했던 사람들에게 한줄기 빛이 되고 있다. 최원장은 “각막이 얇아 라섹을 해야 하지만 통증 때문에 일상생활에 차질이 생길까 봐 불편을 감수하고 안경을 다시 쓰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며 “최근 도입한 에피라식 수술은 각막이 얇아도 라식이 가능하기 때문에 환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에피라식은 라식수술을 개발한 그리스의 펠리카리스 박사가 기존 라식수술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한 차세대 레이저 시력교정술.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안과 의사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이 근시교정 수술법은 2003년 FDA(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승인을 받아 안정성이 입증된 이래 지난 5월 최원장이 국내에 도입함으로써 우리나라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2003년 FDA 승인 안전성 입증
라식, 라섹, 엑시머레이저 등 기존 시력교정 수술은 각막에 레이저를 어떤 방법으로 얼마나 쏘느냐에 따라 구분된다. 라식의 경우 ‘미세각막절삭기’를 이용해 각막 일부를 잘라 뚜껑과 같은 각막 절편을 만들고, 이 뚜껑을 옆으로 젖힌 상태에서 남은 각막 부위에 레이저를 쏘아 시력을 교정한 다음 다시 각막 절편을 덮는 방식이다. 반면 라섹은 각막을 잘라내지 않고, 각막 외부에 붙어 있는 각막 상피조직을 알코올로 분리해낸 다음 레이저를 쏨으로써 각막을 자르는 데서 생기는 부작용을 줄였다. 엑시머레이저는 라섹과 수술원리는 비슷하지만 각막 상피조직을 제거하는 데 알코올 대신 칼을 사용한다. 문제는 라섹과 엑시머레이저 모두 라식보다 통증이 심하고 회복기간이 길다는 점.
하지만 라식은 시술 후 통증과 부작용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각막이 얇은 사람에게는 적용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일반인의 각막 두께가 평균 500~600㎛ 정도인데 잘라낸 각막 절편의 두께가 130~150㎛ 정도 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시력 교정을 위해 레이저로 깎아내야 할 각막의 두께가 부족해지는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게다가 시력 교정을 위한 각막의 두께를 확보하기 위해 절편을 얇게 자를 경우 야간에 확대된 동공의 크기에 비해 시력을 교정한 각막 부위가 상대적으로 좁아져 사람에 따라서는 야간 빛 번짐 현상이나 시력 감소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더욱이 고질적인 안구건조증은 시술 후 1년이 지나도 인공눈물 없이는 견디기 힘든 상황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
이에 반해 에피라식은 ‘에피 케라톰’이라는 기구를 사용해 각막 상피조직만으로 된 각막 절편을 만들고, 각막에 직접 레이저를 쏘아 원하는 시력을 얻는 방식. 기존의 라식은 각막 실질부를 포함하는 130~160㎛의 절편을 만드는 데 반해, 에피라식은 각막 상피조직만으로 된 50㎛의 절편을 만들기 때문에 각막 외부의 상피조직만을 얇게 벗겨내는 라섹의 장점과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른 라식의 장점을 모두 살렸다. 라식처럼 각막 절편을 만들지만 상피조직만을 상처 없이 절개함으로써 그만큼 시력 교정을 위한 각막의 두께를 확보한 셈이다. 설사 수술 중 파손된다 해도 각막 상피조직은 자체적으로 재생 능력이 있기 때문에 2~3일만 지나면 완벽하게 다시 살아난다. 즉 재생이 불가능한 각막 실질부를 깎아냄으로써 생길 수 있는 라식수술의 부작용을 완전히 차단했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각막 실질부를 포함하는 절편에서 일어났던 절편천공, 절편이탈, 절편주름 등의 부작용이 에피라식에선 아예 일어나지 않는다. 이밖에 광학 수차에 의한 시력이상, 야간시력 감소, 야간 빛 번짐 현상 등 각막 실질부를 잘라냄으로써 생기는 부작용도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최원장은 “라식수술을 할 때 각막 상피조직의 신경 손상 때문에 나타날 수 있는 안구건조증 역시 걱정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강조했다.
모형 안구를 보며 에피 라식의 원리를 설명하는 최원장.
하지만 에피라식은 알코올을 사용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각막상피를 분리해내므로 각막상피의 기저막이 유지되면서 수술 후 80% 이상의 각막상피세포가 살아남을 수 있다. 에피라식을 받은 환자들이 다음날 바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것도 바로 그 때문. 최원장은 “에피라식은 시술 후 통증이 거의 없는 대신 며칠간 이물감과 시린 증상이 있을 수도 있다”며 “각막상피 재생에 문제가 없으니 전방이 뿌옇게 보이는 각막혼탁의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통증 거의 없어 시력 회복 빨라
에피라식 수술법을 국내 최초로 도입한 강남예안과 최원장.
최원장은 그러나 -9 디옵터 이상의 고도근시 환자나 백내장, 녹내장, 망막 질환 등 안질환자에겐 에피라식을 권하지 않고 있다. 각막혼탁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 최원장은 “에피라식의 등장으로 기존 라식수술의 야간시력과 관련된 문제가 해결되고, 각막 두께가 얇거나 안구건조증이 심해 수술이 불가능했던 사람들도 안전하게 정상시력을 회복할 수 있게 됐다”며 이제 라섹수술은 점진적으로 사라질 것이며, 초고도 근시를 제외한 대부분의 근시 난시 원시의 교정에서 라식수술이 에피라식으로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강남예안과에서는 수술받은 환자의 눈을 평생 책임지는 ‘평생 무료치료 시스템’을 시행하고 있다. 에피라식에 따른 부작용은 거의 없지만 행여 생길 수 있는 부족 교정 등의 불만에 대해선 무료 재수술 등을 통해 확실하게 애프터서비스를 한다는 게 최원장의 방침이다. 특히 에피라식은 시력 교정을 위해 깎아내는 각막의 두께가 얇기 때문에 재수술을 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장점도 있다.
또한 강남예안과에 설치된 독일 칼자이스메디텍사의 멜 80은 기존 레이저 장비보다 안전성과 정확성은 높으면서 수술시간은 30∼50% 정도 짧다. 또 레이저 조사 범위가 최신 기계인 레이더비전(8㎜)을 훨씬 능가(최대 10㎜)해 야간동공이 큰 눈에서 발생하기 쉬운 야간 빛 번짐 현상을 줄여주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