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경길에 지친 몸과 마음을 푸는 데는 쉬는 게 상책이다.
운전 땐 2시간마다 휴식 필수
우선 추석 때 장시간 핸들을 잡는 가장들은 피로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 피로는 사고를 유발하는 가장 큰 요인. 2시간마다 꼭 쉬어주어야 하며, 5~6시간 이상 운전해야 할 상황이면 반드시 교대로 운전해야 한다. ‘편타성 손상’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 편타성 손상은 목 근육과 인대에 가해진 스트레스나 갑작스런 충격이 통증을 부르는 질환. 세란병원 신경외과 오명수 부장은 “운전시 머리와 운전석 머리받침의 간격을 5cm 정도 유지하면 추돌사고시 과도하게 목이 휘는 것을 막아 편타성 손상을 방지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고정된 자세로 앉아 이동할 때는 4시간마다 쉬어주는 것이 필수.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하든 4시간 이상 고정된 자세로 여행하게 되면 혈전이 정맥을 막아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되지 않는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이나 ‘심부정맥혈전증’이 나타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이런 질환이 비행기 여행자들한테서만 나타난다고 알려졌으나 최근 프랑스의 한 연구보고에 따르면 자동차 여행자의 70%에서도 심부정맥혈전증이 생길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0세 이상의 노인, 임산부, 흡연자, 동맥경화증 환자, 비만자, 여성호르몬 복용자는 특히 위험하다. 심한 경우 혈전이 폐의 혈류를 막아 호흡곤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 강남연세 흉부외과 김해균 원장은 “물을 많이 마시고, 하지정맥류가 있거나 평소 혈액순환이 잘 안 되는 사람은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신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 다리에서 열이 많이 나거나 다리통증이 심할 때는 다리를 심장보다 높이 올려주고 틈틈이 차에서 내려 가볍게 걷는 것이 좋다.
고향에 도착한 후 주부들의 명절증후군이 심해진다. 칼에 손을 베이거나 화상을 입는 일은 다반사. 냉동된 고기를 썰다 손가락이 잘리기도 하는데 이때 지혈제를 사용하거나 알코올로 소독하는 것은 절대 금물. 세란병원 응급의학과 오진호 과장은 “지혈제를 사용하거나 알코올로 소독하면 혈관이 손상돼 자칫 접합이 불가능할 수 있다”며 “잘린 손가락을 거즈에 싸서 얼음이 담긴 통(4∼5℃)에 넣어 24시간 내에 접합 전문병원을 찾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화상을 입었다면 일단 찬물에 담가 화기를 식히고, 수포가 생길 정도로 심할 때는 빨리 병원을 찾는다. 특히 시계를 차거나 반지를 낀 경우, 상처 부위가 부풀어오를 때 혈액순환을 방해해 염증을 일으키므로 즉시 빼야 한다. 옷 역시 빨리 벗기되 옷이 상처 부위 피부에 붙거나 하여 떼내기 힘들 때는 차라리 손대지 않는 게 좋다.
푸짐한 명절 음식에 욕심을 내 과식하면 배탈 나기 십상이다.
어린이에게도 이러한 식사법을 유도하면 과식으로 인한 배탈과 장염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어린이들은 명절을 지낸 후 감기 등 호흡기질환에 걸리기 쉬운데, 사람들이 많이 모인 방을 자주 환기시키고 적정습도를 유지해주면 이를 예방할 수 있다.
명절 동안 가장 많이 나타나는 이상증상은 배탈과 급체다. 강남 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은 “설사 증상을 보일 때는 지사제를 복용하기보다 물과 이온음료 등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좋은 방법”이며, “설사 증상과 함께 3∼4일 이상 고열이 지속되면 이질이나 콜레라 등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급체인 경우에는 ‘하루 정도 아무것도 먹지 않고 위를 비우는 것’이 최고의 처방이다. 증상이 심하다면 소금물을 마셔 구토를 유발하되 토한 뒤에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이온음료를 마셔 수분을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
명절을 지낸 후 근육통, 수면장애 등의 후유증이 생기는 것은 연휴 기간 동안의 불규칙한 식사와 수면으로 피로가 쌓였기 때문. 빨리 정상적인 생활 리듬을 되찾는 것이 치료약이다. 또 충분한 휴식과 가벼운 운동으로 나태해진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것이 좋다. 차를 이용한 대증요법도 명절 후유증을 떨쳐내는 좋은 방법이다.
차에서 내려 잠시 스트레칭을 하면 피로가 풀린다.
자생한방병원 이성환 진료부장은 “이러한 대증요법을 3∼4일 간 시행해도 휴가 후유증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다른 질환이 발생한 것일 수 있으므로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