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토토는 과연 재기에 성공할까? 스포츠토토를 구입한 구매자들.
올 3월 타이거풀스에서 체육진흥투표권의 수탁사업권을 인수한 오리온그룹은 7월11일 발매 중단 10개월 만에 1회차 축구토토를 발매했으나 1등이 나오지 않았다. 피스컵 2차리그 6경기를 대상으로 한 1차 발매에서 PSV아인트호벤(네덜란드)이 예상을 뒤엎고 C.나시오날(우루과이)에게 패하는 바람에 1등이 나오지 않은 것.
스포츠토토㈜측으로서는 침체된 축구토토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린다는 차원에서 1회차에 한정해 1등 당첨금으로 최소 21억원을 보장한 터라 1등이 나오지 않으면 그만큼 이득인 상황. 1회의 경우 매출액이 11억4500만원이었기 때문에 1등이 나왔을 경우 스포츠토토측은 1등 당첨금 약 3억4000만원을 제외한 17억6000만원을 고스란히 자신들이 물어야 할 판이었다.
어쨌든 1회차에서 3억4000만원을 굳힌 스포츠토토측은 은근히 2회에서도 1등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다. 2회에서도 당첨금이 나오지 않으면 2회는 물론 3회차 당첨금까지 합해 거의 9억~10억원 정도를 아낄 수 있었다. 더욱이 매출이 많이 오르거나 1등 당첨자가 4~5회 이상 나오지 않을 경우 돈 한푼 보태지 않고 21억원의 1등 당첨금을 지급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스포츠토토측은 7월27일 저녁 2회차 당첨자 조회에 들어가기 전까지도 1등 당첨자가 나오리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7월26, 27일 양일간 열린 K리그 6경기를 대상으로 한 2회차의 경우 올 들어 1승조차 올리지 못한 부천 SK가 부산 아이콘스를 2대 1로 이기는 파란이 일어난 데다, 성남 일화와 대전 시티즌의 경기가 3대 2로 끝났기 때문. 3점 이상의 점수가 나오면 당첨확률이 거의 0%로 떨어지는 것이 관례다. 스포츠토토 2회차의 경우 21억원의 보장금이 없었다면 1등 당첨금은 2억여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실제 2회차 1등 당첨자는 21억원의 당첨금은 물론, 2·3·4등 복식 당첨금 3200여만원을 따로 챙겼고, 스포츠토토측은 15억원의 손해를 봤다. 이 당첨자는 대구 달서구에 있는 한 발매기에서 9만6000원어치의 복식 스포츠토토를 구입해 1등의 영광을 안았다. 스포츠토토의 한 관계자는 “피스컵 때보다 매출이 1억원이 줄어든 데다 2회차에서 당첨자가 나와 손해가 크지만 한편으로 스포츠토토의 가능성을 보여줘 기쁘다”며 애써 섭섭함을 감췄다.
사실 스포츠토토는 외국과 국내 재보험사에 보험 가입을 추진하는 등 자본금의 4%에 달하는 보장금 피해를 줄이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해왔지만 보험사들은 1등 당첨 확률이 높다며 이를 한사코 거절했다.
스포츠토토 김무균 부장은 “현재의 매출액으로는 수지균형을 맞추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차차 매출액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최소 보장금을 또 내걸지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