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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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A 길 전문가 다시 떠나는 ‘모험의 길’

팅크웨어 김진범 사장 … “전세계 지도 ‘아이나비’에 담을 터”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입력2003-07-09 15: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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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DA 길 전문가 다시 떠나는 ‘모험의 길’
    일본의 저명한 경제학자 모리시마 마치오는 ‘왜 일본은 몰락하는가’란 책을 통해 일본 경제의 장기 침체에 대해 ‘창조적 도전정신’을 잃어버린 경제와 경제인, 창의력을 길러주지 못하는 교육에 그 원인이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모리시마의 이런 질타는 한국의 현실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네비게이션 시장을 개척한 ‘팅크웨어’ 김진범 사장(41·사진)은 모리시마가 말한 ‘창조적 도전정신’을 지닌 벤처인이라는 게 주위의 평가다. 김사장은 벤처란 단어 자체가 생소하고 네비게이션 시스템의 상용화를 누구도 생각지 못하던 시절에 팅크웨어를 창업했다. 현재 PDA 네비게이션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팅크웨어는 국내 LBS(Location Based Service) 분야의 선두주자로 손꼽힌다.

    철새 벤처인이 ‘돈이 된다’거나 반짝 인기를 끄는 아이템과 기술을 기웃거리며 벤처사업에 ‘거품’이란 오명을 덧씌우고 있을 때 김사장은 5년 후의 미래를 상상하고 또 준비했다. 대우통신 연구원이었던 김사장이 팅크웨어를 창업해 홀로 선 것은 1997년 3월. 창업을 결심한 것은 순전히 ‘내가 직접 만든 제품으로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공학도로서의 욕심 때문이다. 그가 가진 자산이라곤 통신인프라가 좋아지면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서비스가 각광받을 것이라는 ‘믿음’과 선도적 기술을 개발해낼 수 있다는 ‘도전정신’이 전부였다.

    네비게이션 시스템 ‘아이나비’(www.i-navi.co.kr)를 상용화하는 일은 물론 만만치 않았다. 소프트웨어가 어느 정도 모양새를 갖춰가던 99년까지만 해도 아이나비를 앉힐 하드웨어가 존재하지 않았던 것. 당시의 PDA 기술로는 가까운 시일 내에 네비게이션을 앉힐 수 있다는 보장 또한 없었다. 그는 “PDA에서 네비게이션을 작동시키는 것은 당시 기술로선 도박이고 모험이었다”고 회고했다.

    네비게이션 해외 시장 개척 박차



    그러나 기술의 진보에 대한 김사장의 믿음을 확인시키듯 컴팩과 카시오가 컬러디스플레이어 등을 장착한 PDA를 시장에 내놓기 시작했고, 팅크웨어도 3년여의 연구 끝에 인터넷망을 이용한 모바일 정보서비스와 위치기반 솔루션을 제공하는 신기술 개발에 성공한다. 김사장은 PDA 네비게이션 기술로 지난해 산업자원부장관상을 수상한 데 이어 신SW정보통신부장관상, 장영실상을 받았다.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김사장은 창업하기 전까지 대우통신에서 통신장비 개발 업무를 맡았다. 김사장이 몸담았던 대우통신 소프트웨어 연구실은 기술력 있는 벤처기업인을 대거 배출한 것으로 유명하다. 전자화폐 전문업체인 케이비테크놀러지의 조정일 사장, 유ㆍ무선통신 솔루션업체 소프트텔레웨어의 이승구 사장 등이 대우통신 출신이다. 김사장은 “지금은 사라진 대우통신에서 배운 창조적 도전정신이 벤처기업을 세우고 신기술을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사장의 다음 목표는 당연히 팅크웨어의 기술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다. 내수 시장에서 이룬 성과를 디딤돌로 일본 중국 유럽 등에 아이나비를 수출하겠다는 것. 팅크웨어는 지난해 그리스 오토헬라스에 텔레매틱스 소프트웨어를 수출해 유럽 시장의 교두보를 확보했다. 그는 “소문난 ‘길치’가 이젠 ‘길 전문가’가 됐다”면서 “전 세계 지도를 아이나비 단말기에 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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