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92

..

영국은 지금 마법의 나라

해리포터 5편 1초에 8권씩 판매 ‘불티’ … 철통 보안으로 ‘지나친 상술’ 비판받기도

  • 런던=안병억 통신원 anpye@hanmail.net

    입력2003-07-02 15:30: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영국은 지금 마법의 나라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표지

    6월20일 금요일, BBC TV 6시 저녁뉴스는 런던 중심가 피커딜리의 대형서점 ‘W.H.스미스’에 나가 있는 기자를 생방송으로 연결했다. 카메라는 서점 입구부터 200m가 넘는 긴 줄을 이루며 서 있는 사람들을 비추었다. 바로 그날 자정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해리포터 5편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을 사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이다. 지구촌에 마법을 건 해리포터의 위력을 실감나게 하는 장면이었다.

    해리포터 5편은 현재 영국에서 1초에 8권씩 판매되며 연일 판매 신기록을 수립중이다. 영국 출판업계는 5편이 4편보다 10배 정도 더 인기가 있으리라고 예상하고 있다.

    ‘해리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은 서두부터 긴장감이 감돈다. 해리는 호그와트 마법학교가 여름방학에 들어갈 때마다 어쩔 수 없이 이모집에 머물러야 한다. 사사건건 해리를 괴롭히는 이모 내외와 사촌 두들리를 마법으로 실컷 놀려먹던 해리는 갑자기 공포에 휘말린다. 아즈카반 감옥의 간수들이 해리에게 덤벼든 것이다. 해리는 `‘머글’(마법사들이 일반인들을 부르는 호칭)에게 마법을 사용한 혐의로 청문회에 출두해야 하는 위기를 맞는다.

    친구 론과 헤르미온느 부모의 도움으로 런던 그리몰드 플레이스 12번지의 안가(安家)로 간 해리. 그 집은 바로 불사조 기사단의 비밀본부다. 불사조 기사단은 다시 출현한 악한 마법사 볼드모트에 대항하기 위해 선의 편에 선 마술사들이 비밀리에 조직한 단체다. 해리는 가입하고 싶다고 떼를 썼지만 아직 성인이 아니기 때문에 가입하지 못한다.

    공상과학적 요소 상당히 가미



    다시 찾은 정다운 호그와트 마술학교. 그러나 학교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새로 부임한 돌로리스 제인 엄브리지 선생님은 덤블도어 교장의 반대편인 퍼지 마술부 장관의 심복이다.

    살벌한 학교 분위기 속에서도 해리는 론, 헤르미온느와 더불어 ‘덤블도어 군’이라는 모임을 조직, 몰래 마술을 익힌다. 그러던 어느 날 해리의 꿈에 피투성이가 된 론의 아버지가 나타난다. 해리는 꿈에서 깨어난 직후 론의 아버지가 다쳤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덤블도어 군’이 발각돼 해리를 비롯한 주동자들이 제적당할 위기에 처하자 덤블도어 교장은 자신이 모임을 주도했다고 말한다. 퍼지 마술부 장관은 덤블도어를 체포할 것을 명하고 덤블도어는 불사조를 타고 도망친다. 다시 악몽을 꾼 해리는 대부 시리우스가 볼드모트에게 끌려간 사실을 알고 구출작전을 개시한다. 마술부의 심장부에서는 볼드모트를 추종하는 일부 배신자들과 불사조 기사단 사이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다. 전투의 와중에 해리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숨지는데….

    무려 766페이지에 이르는 5편은 ‘스타워즈’에서나 볼 수 있는 공상과학적 요소를 많이 가미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무래도 영화로 제작될 것을 감안한 듯하다.

    그러나 5편의 출판과 관련한 출판사측의 행태가 지나친 상술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문학평론가조차도 자정 이후에 책을 구입해 읽고 평론을 써야 할 정도로 출판사측의 보안은 철통같았다. 하지만 롤링은 “어린이들이 책 내용을 미리 알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자신이 이런 판매방식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5편에서 두드러진 등장인물은 마술부 장관과 아첨꾼들이다. 악의 대왕 볼드모트가 살아 있다는 사실을 절대 믿으려고 하지 않던 이들은 자신의 안방인 마술부에서 전투가 벌어지자 경악한다. 5편에서는 볼드모트의 추종자가 더 늘어났고 덤블도어 교장을 포함한 불사조 기사단까지 해리의 싸움에 가담했을 정도로 전투 규모가 커졌다. 때문에 6편에서는 어떤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될지 자못 궁금하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