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의 관문을 자처했던 ‘포털’(Portal)이 위기다. 인터넷 사이트 개념인 ‘보털’(Vortal)이 포털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졌다.
보털? 대부분의 네티즌들에겐 생소한 용어일 것이다. 그러나 사실 보털은 올 초부터 관심을 끌더니 지금은 확실히 인터넷에서 자리를 잡고 있다. 많은 네티즌들은 명칭만 모르고 있었을 뿐 보털에 깊숙이 빠져들고 있다.
보털은 ‘수직’을 뜻하는 ‘Vertical’과 ‘포털’(Portal)을 묶어 만들어낸 합성어다. 직역하면 수직 포털, 보통 ‘전문 포털’로 통한다. 포털이 인터넷으로 모든 영역을 커버하겠다는 개념이라면 보털은 특정한 한 가지 영역만 잡아서 그것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보털은 주로 어떤 영역에 관한 전문적인 콘텐츠 제공은 물론 전문 기업간 상거래 서비스, 커뮤니티 형성 등을 목적으로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왜 보털이 생겼는가. 바로 포털사이트에 대한 실망감 때문이다. 포털은 인터넷 붐이 일어난 최근 수년 간 인터넷 이용자들의 ‘초기화면’ 역할을 해왔다. 한 곳에서 정보검색, 이-메일 주고받기, 전자쇼핑 등 모든 인터넷서비스를 즐기도록 하겠다는 것이 포털사이트의 목표였다. 확실히 포털이 처음 나왔을 때 그 목표는 그럴 듯해 보였다. 그러나 최근 많은 포털사이트들이 ‘공해’로 전락했다. 한 사이트로 모든 분야에 걸친 고급 정보, 고급 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포털사이트들은 ‘그저 그만한’ 서비스들을 백화점식으로 줄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이런 점에 실망했다. 자연 한 가지라도 확실한 알짜정보를 주는 곳을 찾게 되는 심리가 나타났다. 바로 이런 심리를 파고든 것이 보털이다.
모든 포털사이트들은 인터넷홈쇼핑 서비스 기능을 갖고 있다. 인터넷으로 홈쇼핑을 하려는 네티즌 A씨가 있다. 포털을 이용하려면 수많은 포털의 관련 코너에 일일이 들어가 비교해야 한다. 그러나 인터넷홈쇼핑 전문 보털엔 한 곳에 그런 정보들이 다 있다. A씨는 포털을 택할 것인가, 보털을 택할 것인가. 포털이 이것저것 다 갖췄다고 해도 깊이에선 보털에 뒤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포털로는 자동차와 관련된 일반적 정보를 얻을 뿐이지만 보털에 가면 광폭타이어와 룸미러를 바로 구할 수 있다.
보털은 사실 지극히 ‘상업적’인 취지로 만들어졌다. 전자상거래가 인터넷업계의 대세로 여겨지면서 등장한 기업간 전자상거래인 B2B가 바로 보털로 변형돼 자리잡은 것이다. 전자상거래연구조합이 내놓은 ‘2000년 1∼9월 B2B 전자상거래 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2000년 9월 현재 국내에서 129개의 보털이 만들어졌거나 구축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66개)에 비해 2배 정도 늘었다. 보털은 불과 올 초에 나온 개념인데 비약적으로 빠르게 현실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2000년 내 전세계에 1만여 개의 보털이 등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최근 문을 연 육류전문 보털 ‘미트프라이스닷컴(www.meatprice.com)’. 육류에 대한 조리법이나 좋은 고기 고르기 등의 단순한 정보 제공 수준이 아니다. 가락시장의 축산물 경매를 온라인으로 옮겨놓았다. 이 사이트엔 고기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갖춰 놓았다. 역경매, 경매, 전문 뉴스, 부위별 가격 정보, 거래에 동반되는 모든 서비스는 물론 결재와 배송 등을 통합했다. 이 사이트는 개설 한 달 만에 일일 거래량이 2억원을 넘는 실거래 실적을 기록했다.
치열한 경쟁관계인 회사들도 인터넷에선 보털을 매개로 뭉친다. 유화 부분 보털인 켐크로스(www.chemcross. com)는 유화 업계의 라이벌인 SK상사, LG, 현대 등이 공동으로 만든 사이트다. 미국에서도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가 손을 잡고 연합 자동차 익스체인지를 추진하고 있다. 전국 병-의원 5983개를 묶는 메디컬 보털 메디101(www.medi101.com). 이렇게 많은 병원을 단일 사이트로 묶겠다는 발상자체가 획기적인 일로 통한다. 이 사이트는 의학 전문인 구인-구직 정보 제공, 온라인 진찰 의뢰, 즉석 진료예약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사이트는 메디슨의 투자회사인 ㈜이캄이 운영하고 있으며 ‘사이버 주치의 결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만물상인 포털과 백화점격인 허브포털이 수익 모델을 못 찾아 허우적거릴 때 보털은 내실 있는 꿈을 키우고 있다. 특히 전문성, 막강한 자본력, 견고한 유통망을 갖춘 굴뚝기업이 주로 보털에 뛰어든다는 점에서 보털의 상업적 입지는 더 확고해진다. 예를 들어 지난 7월 문을 연 다이어트 전문 보털인 굿다이어트닷컴(www.gooddiet.com)은 풀무원에서 만든 사이트다. 이 회사는 유기농제품을 판매하는 내추럴홀푸드(www.newfood.co.kr), 푸드머스닷컴(www.foodmerc.com)을 운영하고 있다. ㈜코오롱과 코오롱상사도 섬유보털 사이트를 만들 예정이다. 포항제철은 스틸엔메탈(www.steelnmetal. com)을 만들어 원자재 공급업체는 물론 고객과의 모든 거래를 전자상거래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보털 간에도 경쟁이 한창이다. 정보통신분야가 가장 치열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보털은 소비자인 네티즌들에게도 편리함을 준다. 예를 들어 보털의 변종인 패밀리사이트는 초대형 허브포털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패밀리사이트란 여러 사이트를 하나의 아이디와 패스워드만으로 들어갈 수 있는 개념이다. 이곳에서 전문 콘텐츠, 쇼핑몰, 커뮤니티가 한꺼번에 연계된다. 패밀리 사이트의 가장 큰 장점은 물론 회원 가입을 한 번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한글과 컴퓨터’의 예카(www.yeca.com)의 경우 여러 회원사와 가족사들이 거대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네티즌은 한 곳에서만 회원으로 가입하면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디지털라이프코리아의 디지패스(www.dizpass. com)는 컴퓨터 전문 잡지의 콘텐츠와 컴퓨터 전문 쇼핑몰을 연계시켜놓았다. 책을 보고 좋은 정보를 얻었다면 바로 구입하라는 개념이다. 자동차 전문 잡지와 자동차 액세서리 전문 쇼핑몰(www.ac4car.com)도 같은 패밀리다.
보털이라고 미래가 밝은 것만은 아니다. 기업의 입장에서 어음유통에 익숙한 거래관행은 보털의 적극적 활용을 가로막는 요인이 된다. 업종별 전자 문서가 갖춰지지 않은 것도 고민거리다. 이런 어려움은 인터넷 기업이 가진 가장 큰 고민인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미 인터넷 비즈니스 기업의 74%가 자체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확실히 특화된 아이디어가 아니고선 투자를 유치하기 힘든 것이 요즘 벤처업계의 분위기다.
네티즌들의 관점에서도 보털이라고 무조건 좋은 점수를 주는 것은 아니다. 찾기 쉽게, 풍부하게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보털은 의미가 없다. 보털 역시 누구도 찾지 않는 인터넷상의 ‘거미줄’이 될 가능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많은 인터넷 전문가들은 보털이 고전하는 포털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데 스스럼없이 동의한다. 적어도 불특정 다수에게 이것저것 맛보기로 음식을 차려놓는 포털보다는 생선회를 좋아하는 사람만 모아놓고 모든 종류의 생선회 메뉴와 낚싯대까지 제공하는 보털이 더 경쟁력이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보털? 대부분의 네티즌들에겐 생소한 용어일 것이다. 그러나 사실 보털은 올 초부터 관심을 끌더니 지금은 확실히 인터넷에서 자리를 잡고 있다. 많은 네티즌들은 명칭만 모르고 있었을 뿐 보털에 깊숙이 빠져들고 있다.
보털은 ‘수직’을 뜻하는 ‘Vertical’과 ‘포털’(Portal)을 묶어 만들어낸 합성어다. 직역하면 수직 포털, 보통 ‘전문 포털’로 통한다. 포털이 인터넷으로 모든 영역을 커버하겠다는 개념이라면 보털은 특정한 한 가지 영역만 잡아서 그것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보털은 주로 어떤 영역에 관한 전문적인 콘텐츠 제공은 물론 전문 기업간 상거래 서비스, 커뮤니티 형성 등을 목적으로 만들어진다.
그렇다면 왜 보털이 생겼는가. 바로 포털사이트에 대한 실망감 때문이다. 포털은 인터넷 붐이 일어난 최근 수년 간 인터넷 이용자들의 ‘초기화면’ 역할을 해왔다. 한 곳에서 정보검색, 이-메일 주고받기, 전자쇼핑 등 모든 인터넷서비스를 즐기도록 하겠다는 것이 포털사이트의 목표였다. 확실히 포털이 처음 나왔을 때 그 목표는 그럴 듯해 보였다. 그러나 최근 많은 포털사이트들이 ‘공해’로 전락했다. 한 사이트로 모든 분야에 걸친 고급 정보, 고급 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포털사이트들은 ‘그저 그만한’ 서비스들을 백화점식으로 줄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이런 점에 실망했다. 자연 한 가지라도 확실한 알짜정보를 주는 곳을 찾게 되는 심리가 나타났다. 바로 이런 심리를 파고든 것이 보털이다.
모든 포털사이트들은 인터넷홈쇼핑 서비스 기능을 갖고 있다. 인터넷으로 홈쇼핑을 하려는 네티즌 A씨가 있다. 포털을 이용하려면 수많은 포털의 관련 코너에 일일이 들어가 비교해야 한다. 그러나 인터넷홈쇼핑 전문 보털엔 한 곳에 그런 정보들이 다 있다. A씨는 포털을 택할 것인가, 보털을 택할 것인가. 포털이 이것저것 다 갖췄다고 해도 깊이에선 보털에 뒤질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포털로는 자동차와 관련된 일반적 정보를 얻을 뿐이지만 보털에 가면 광폭타이어와 룸미러를 바로 구할 수 있다.
보털은 사실 지극히 ‘상업적’인 취지로 만들어졌다. 전자상거래가 인터넷업계의 대세로 여겨지면서 등장한 기업간 전자상거래인 B2B가 바로 보털로 변형돼 자리잡은 것이다. 전자상거래연구조합이 내놓은 ‘2000년 1∼9월 B2B 전자상거래 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2000년 9월 현재 국내에서 129개의 보털이 만들어졌거나 구축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66개)에 비해 2배 정도 늘었다. 보털은 불과 올 초에 나온 개념인데 비약적으로 빠르게 현실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2000년 내 전세계에 1만여 개의 보털이 등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최근 문을 연 육류전문 보털 ‘미트프라이스닷컴(www.meatprice.com)’. 육류에 대한 조리법이나 좋은 고기 고르기 등의 단순한 정보 제공 수준이 아니다. 가락시장의 축산물 경매를 온라인으로 옮겨놓았다. 이 사이트엔 고기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갖춰 놓았다. 역경매, 경매, 전문 뉴스, 부위별 가격 정보, 거래에 동반되는 모든 서비스는 물론 결재와 배송 등을 통합했다. 이 사이트는 개설 한 달 만에 일일 거래량이 2억원을 넘는 실거래 실적을 기록했다.
치열한 경쟁관계인 회사들도 인터넷에선 보털을 매개로 뭉친다. 유화 부분 보털인 켐크로스(www.chemcross. com)는 유화 업계의 라이벌인 SK상사, LG, 현대 등이 공동으로 만든 사이트다. 미국에서도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가 손을 잡고 연합 자동차 익스체인지를 추진하고 있다. 전국 병-의원 5983개를 묶는 메디컬 보털 메디101(www.medi101.com). 이렇게 많은 병원을 단일 사이트로 묶겠다는 발상자체가 획기적인 일로 통한다. 이 사이트는 의학 전문인 구인-구직 정보 제공, 온라인 진찰 의뢰, 즉석 진료예약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사이트는 메디슨의 투자회사인 ㈜이캄이 운영하고 있으며 ‘사이버 주치의 결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만물상인 포털과 백화점격인 허브포털이 수익 모델을 못 찾아 허우적거릴 때 보털은 내실 있는 꿈을 키우고 있다. 특히 전문성, 막강한 자본력, 견고한 유통망을 갖춘 굴뚝기업이 주로 보털에 뛰어든다는 점에서 보털의 상업적 입지는 더 확고해진다. 예를 들어 지난 7월 문을 연 다이어트 전문 보털인 굿다이어트닷컴(www.gooddiet.com)은 풀무원에서 만든 사이트다. 이 회사는 유기농제품을 판매하는 내추럴홀푸드(www.newfood.co.kr), 푸드머스닷컴(www.foodmerc.com)을 운영하고 있다. ㈜코오롱과 코오롱상사도 섬유보털 사이트를 만들 예정이다. 포항제철은 스틸엔메탈(www.steelnmetal. com)을 만들어 원자재 공급업체는 물론 고객과의 모든 거래를 전자상거래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보털 간에도 경쟁이 한창이다. 정보통신분야가 가장 치열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보털은 소비자인 네티즌들에게도 편리함을 준다. 예를 들어 보털의 변종인 패밀리사이트는 초대형 허브포털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패밀리사이트란 여러 사이트를 하나의 아이디와 패스워드만으로 들어갈 수 있는 개념이다. 이곳에서 전문 콘텐츠, 쇼핑몰, 커뮤니티가 한꺼번에 연계된다. 패밀리 사이트의 가장 큰 장점은 물론 회원 가입을 한 번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한글과 컴퓨터’의 예카(www.yeca.com)의 경우 여러 회원사와 가족사들이 거대한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네티즌은 한 곳에서만 회원으로 가입하면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디지털라이프코리아의 디지패스(www.dizpass. com)는 컴퓨터 전문 잡지의 콘텐츠와 컴퓨터 전문 쇼핑몰을 연계시켜놓았다. 책을 보고 좋은 정보를 얻었다면 바로 구입하라는 개념이다. 자동차 전문 잡지와 자동차 액세서리 전문 쇼핑몰(www.ac4car.com)도 같은 패밀리다.
보털이라고 미래가 밝은 것만은 아니다. 기업의 입장에서 어음유통에 익숙한 거래관행은 보털의 적극적 활용을 가로막는 요인이 된다. 업종별 전자 문서가 갖춰지지 않은 것도 고민거리다. 이런 어려움은 인터넷 기업이 가진 가장 큰 고민인 ‘비즈니스 모델’을 수립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미 인터넷 비즈니스 기업의 74%가 자체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확실히 특화된 아이디어가 아니고선 투자를 유치하기 힘든 것이 요즘 벤처업계의 분위기다.
네티즌들의 관점에서도 보털이라고 무조건 좋은 점수를 주는 것은 아니다. 찾기 쉽게, 풍부하게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보털은 의미가 없다. 보털 역시 누구도 찾지 않는 인터넷상의 ‘거미줄’이 될 가능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많은 인터넷 전문가들은 보털이 고전하는 포털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데 스스럼없이 동의한다. 적어도 불특정 다수에게 이것저것 맛보기로 음식을 차려놓는 포털보다는 생선회를 좋아하는 사람만 모아놓고 모든 종류의 생선회 메뉴와 낚싯대까지 제공하는 보털이 더 경쟁력이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