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한 쇼핑센터 수산물 매장. 한 20대 남자가 “물 좋은 갈치가 나왔다”며 주부들을 끌어모으고 있었다. 20여 마리의 갈치가 놓여 있는 선반 위로 ‘제주산 은갈치 한 마리 1만2000원’이라고 쓰인 팻말이 세워져 있었다. 그 남자는 “우리 매장에는 100% 국산 갈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같은 날 경기 일산의 한 대형 쇼핑몰도 국산갈치만 취급하고 있었다. 매장 관계자는 “납 꽃게 사건 이후 중국산 갈치는 수입이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10월12일 부산 자갈치시장. 재래시장에선 원산지를 나타내는 표시는 찾아보기 힘들다. 갈치를 집어든 한 주부는 “크고 통통한 것으로 봐서 당연히 국산 아니냐”고 말했다.
“유통물량 절반 이상이 일본산”
요즘 전국의 백화점, 쇼핑센터, 재래시장에서 갈치는 거의 ‘국내산’이라며 팔린다. 소비자들은 그런 줄 알고 사먹는다. 그런데 한 마리에 1만원이 넘는 그 갈치가 모두 국산일까. 갈치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다. 이들은 “이미 우리 식탁은 ‘일본산 갈치’로 점령됐다”고 말한다. 소비자의 손에 넘어오기 직전 일본산 갈치가 국산 갈치로 둔갑한다는 것이다.
지난 10월1일 일본 후쿠오카의 공중파방송인 RKB에선 일본의 수산물 수급과 관련한 프로그램이 방영됐다. 수산물의 안정적 공급이 위협받을 수 있으므로 거기에 대비하자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은 한국의 갈치를 사례로 들었다. 다음은 이 프로그램 기획-제작업무에 동참했던 김은호씨(전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기자)가 설명하는 취재내용이다.
“일본의 제작진들과 함께 9월 부산을 방문했다. 한국에서는 2, 3년 전만 해도 갈치를 자급자족했다. 많은 양을 수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취재 결과 최근엔 사정이 바뀌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한국은 지금 일본에서 절대다수의 갈치를 수입하고 있으며 만약 수입이 끊길 경우 국내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는 상황이다.”
김씨는 “한국 내에서 유통되는 갈치의 절반 이상이 사실 일본산 갈치”라고 말했다.
10월13일 오전 9시 부산 국제여객터미널. 부산-일본 시모노세키를 운항하는 여객선 부관페리호가 정박해 있었다. 기자는 그 배의 화물칸에 들어가 봤다. 15개의 대형 컨테이너가 있었다. 하선책임자인 노봉대씨는 “모두 오늘 오후부터 국내 백화점과 시장에서 유통될 일본산 갈치를 싣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산 갈치는 부산 국제여객터미널과 감천항 중앙부두를 통해서만 한국으로 들어와 이곳에서 전국으로 퍼져나간다. 이날 하루 부산으로 들어온 일본산 갈치는 줄잡아 50t에 이른다. 노씨에 따르면 부관페리호와 하마유호 등 두 대의 배가 일본산 갈치를 부산 국제여객터미널로 실어 나르는데 요즘엔 일요일 빼고 매일 이 정도 분량의 일본산 갈치가 들어온다고 한다. 노씨는 “한 마디로 엄청난 양이다. 일본에서 이렇게 많은 갈치가 수입되리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갈치 유통 상인들에 따르면 10월 들어 일본산 갈치 수입량은 국산 갈치 생산량을 앞질렀다. 수협과 거래하는 부산의 갈치 중도매인 이근실씨는 “요즘 국산갈치는 제주도∼남해 부근에서 10kg짜리 박스로 하루 2000박스 정도 잡힌다. 그러나 일본산 갈치는 이보다 더 많이 수입된다. 매일 평균 2000∼3000박스, 많게는 7000박스까지 들어온다”고 말했다. 일본산 갈치 수입업체인 ‘Y&C 인터내셔널 컴퍼니사’가 입수한 한국의 연간 갈치 수출입 통계자료에 따르면 일본에서 수입한 냉장 갈치의 양은 98년 1624t에서 99년 6955t으로 4.3배나 늘었다(‘표’ 참조). 99년 냉장갈치 수입에 따라 한국이 일본에 지급한 외화는 2240만 달러에 이르고 있다.
일본산 갈치가 한국에서 유통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일. 예를 들어 1일 저녁 일본 어선에서 잡은 갈치는 2일 새벽 일본 항구에서 경매를 거친 다음 3일 오전까지 부산으로 실려와 3일 오후쯤 전국 수산시장에 진열된다. 최종유통단계까지 걸리는 시간이 제주산 갈치에 비해 하루 정도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냉동상태로 수입되는 외국산 수산물과 달리 대부분의 일본산 갈치는 냉장상태로 국내에 들어온다. 따라서 요리할 경우 그 맛이 국산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또 크기와 모양에서도 일본산 갈치는 제주산 갈치와 비슷하다(그러나 갈치 상인들은 한반도에서 멀리 떨어진 태평양에서 잡히는 일본산 갈치는 제주산 갈치에 비해 눈이 크고 코와 입이 짧다고 설명한다).
전국 수산물유통업체에 일본산 갈치를 대량으로 공급하고 있는 부산의 중도매인 김모씨는 “일본산 갈치와 국산 갈치의 식별이 곤란하다는 점을 이용해 일본산 갈치를 국산 갈치로 속여 파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사실을 최근에도 여러 차례 확인했다고 한다. 김씨에 따르면 일본산 갈치가 국산 갈치보다 많이 유통되고 있지만 실제로 시중에서 국산 갈치가 눈에 더 잘 띄는 것은 바로 이런 ‘바꿔치기’의 결과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산 갈치는 어느 단계에서 국산으로 둔갑할까. 일본산 갈치가 바다에서 배째로 밀거래돼 한국 어선에 실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납 꽃게 파동 이후 연-근해 단속이 크게 강화됐기 때문이다. 세관통관을 거치지 않고 국내에 반입될 가능성도 적다. 수입 갈치에 붙는 관세율은 10∼20%에 불과해 이런 모험을 감행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김씨는 “일본산 갈치는 소비자에게 팔리기 직전 최종 소매상에 의해 매장에서 국산으로 바뀐다”고 말했다. 세관을 통과한 일본산 갈치는 박스 위에 원산지를 나타내는 표시가 붙는다. 그러나 최종 판매단계에서 박스를 뜯어내고 갈치를 낱개로 진열대 위에 올리면서 자연히 원산지 표시도 없어지게 된다. 대신 원산지를 표시하는 팻말을 두도록 하고 있는데 여기서 부정이 생긴다는 것이다. 김씨는 “일본산 팻말 대신 국산 팻말을 꽂아두거나, 아니면 갈치를 슬쩍 국산 팻말 쪽으로 밀어두기만 하면 순식간에 갈치의 국적이 바뀐다. 이건 너무 손쉬운 일이라 많은 상인들이 이런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인들이 일본산 갈치를 국산 갈치로 속여 파는 이유는 국산 갈치의 수익이 많기 때문이다. 일본산 갈치가 7000∼8000원일 때 크기가 비슷한 국산 갈치는 1만원 이상을 받을 수 있다. 단속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점도 상인들을 편하게 한다. 세관에서 갈치의 원산지 조작이 적발된 경우는 아직 없다.
요즘 중국산 납 꽃게 파동 이후 수입수산물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되면서 갈치 원산지 조작이 더 많이 일어난다고 한다. 김씨는 “국산 갈치는 당일 모두 팔리는데 일본산 갈치는 납 꽃게 사건의 영향을 받아 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신선도가 생명인 갈치를 당일 못 팔면 큰 손실을 입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중소규모 수산물 취급업소나 재래시장뿐 아니라 전국의 상당수 대형 백화점, 쇼핑몰에서도 일본산 갈치를 한국산 갈치로 팔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현상은 백화점이 직영하는 수산물 매장보다는 임대 매장에서 자주 나타난다고 한다. 그는 “매장을 임대한 상인은 보통 생선판매 매출의 10∼35%를 수수료로 백화점측에 내야 한다. 이렇게 높은 수수료율이 백화점에서도 원산지 조작 갈치를 파는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김씨의 말에 동의하는 갈치유통 전문가들은 많다. 부산의 한 일본 갈치 수입업체 박모과장은 “일본 갈치가 한국 갈치로 둔갑하고 있다는 것은 유통업계에선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김은호씨도 “취재과정에서 만난 한국의 갈치 유통업자들로부터 ‘갈치의 원산지가 일본에서 제주로 슬쩍 바뀐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산 갈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이 국내로 들어오고 있다. 그리고 그중 상당수가 국내산으로 둔갑해 팔리고 있다고 관련자들이 말하고 있는 것이다. 갈치의 원산지 조작은 소비자들에게 부당한 가격부담으로 돌아간다. 또 식품의 안전성 확보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상인들의 자정노력 이외의 대안은 아직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부산세관 관계자는 “팻말조작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이를 밝혀내려면 갈치의 유통경로를 일일이 역추적해 갈치를 바다에서 잡아올린 생산자를 찾아내야 하는데 이 작업은 방대하고 어려워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유통물량 절반 이상이 일본산”
요즘 전국의 백화점, 쇼핑센터, 재래시장에서 갈치는 거의 ‘국내산’이라며 팔린다. 소비자들은 그런 줄 알고 사먹는다. 그런데 한 마리에 1만원이 넘는 그 갈치가 모두 국산일까. 갈치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다. 이들은 “이미 우리 식탁은 ‘일본산 갈치’로 점령됐다”고 말한다. 소비자의 손에 넘어오기 직전 일본산 갈치가 국산 갈치로 둔갑한다는 것이다.
지난 10월1일 일본 후쿠오카의 공중파방송인 RKB에선 일본의 수산물 수급과 관련한 프로그램이 방영됐다. 수산물의 안정적 공급이 위협받을 수 있으므로 거기에 대비하자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은 한국의 갈치를 사례로 들었다. 다음은 이 프로그램 기획-제작업무에 동참했던 김은호씨(전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기자)가 설명하는 취재내용이다.
“일본의 제작진들과 함께 9월 부산을 방문했다. 한국에서는 2, 3년 전만 해도 갈치를 자급자족했다. 많은 양을 수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취재 결과 최근엔 사정이 바뀌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한국은 지금 일본에서 절대다수의 갈치를 수입하고 있으며 만약 수입이 끊길 경우 국내 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는 상황이다.”
김씨는 “한국 내에서 유통되는 갈치의 절반 이상이 사실 일본산 갈치”라고 말했다.
10월13일 오전 9시 부산 국제여객터미널. 부산-일본 시모노세키를 운항하는 여객선 부관페리호가 정박해 있었다. 기자는 그 배의 화물칸에 들어가 봤다. 15개의 대형 컨테이너가 있었다. 하선책임자인 노봉대씨는 “모두 오늘 오후부터 국내 백화점과 시장에서 유통될 일본산 갈치를 싣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산 갈치는 부산 국제여객터미널과 감천항 중앙부두를 통해서만 한국으로 들어와 이곳에서 전국으로 퍼져나간다. 이날 하루 부산으로 들어온 일본산 갈치는 줄잡아 50t에 이른다. 노씨에 따르면 부관페리호와 하마유호 등 두 대의 배가 일본산 갈치를 부산 국제여객터미널로 실어 나르는데 요즘엔 일요일 빼고 매일 이 정도 분량의 일본산 갈치가 들어온다고 한다. 노씨는 “한 마디로 엄청난 양이다. 일본에서 이렇게 많은 갈치가 수입되리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갈치 유통 상인들에 따르면 10월 들어 일본산 갈치 수입량은 국산 갈치 생산량을 앞질렀다. 수협과 거래하는 부산의 갈치 중도매인 이근실씨는 “요즘 국산갈치는 제주도∼남해 부근에서 10kg짜리 박스로 하루 2000박스 정도 잡힌다. 그러나 일본산 갈치는 이보다 더 많이 수입된다. 매일 평균 2000∼3000박스, 많게는 7000박스까지 들어온다”고 말했다. 일본산 갈치 수입업체인 ‘Y&C 인터내셔널 컴퍼니사’가 입수한 한국의 연간 갈치 수출입 통계자료에 따르면 일본에서 수입한 냉장 갈치의 양은 98년 1624t에서 99년 6955t으로 4.3배나 늘었다(‘표’ 참조). 99년 냉장갈치 수입에 따라 한국이 일본에 지급한 외화는 2240만 달러에 이르고 있다.
일본산 갈치가 한국에서 유통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일. 예를 들어 1일 저녁 일본 어선에서 잡은 갈치는 2일 새벽 일본 항구에서 경매를 거친 다음 3일 오전까지 부산으로 실려와 3일 오후쯤 전국 수산시장에 진열된다. 최종유통단계까지 걸리는 시간이 제주산 갈치에 비해 하루 정도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냉동상태로 수입되는 외국산 수산물과 달리 대부분의 일본산 갈치는 냉장상태로 국내에 들어온다. 따라서 요리할 경우 그 맛이 국산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또 크기와 모양에서도 일본산 갈치는 제주산 갈치와 비슷하다(그러나 갈치 상인들은 한반도에서 멀리 떨어진 태평양에서 잡히는 일본산 갈치는 제주산 갈치에 비해 눈이 크고 코와 입이 짧다고 설명한다).
전국 수산물유통업체에 일본산 갈치를 대량으로 공급하고 있는 부산의 중도매인 김모씨는 “일본산 갈치와 국산 갈치의 식별이 곤란하다는 점을 이용해 일본산 갈치를 국산 갈치로 속여 파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사실을 최근에도 여러 차례 확인했다고 한다. 김씨에 따르면 일본산 갈치가 국산 갈치보다 많이 유통되고 있지만 실제로 시중에서 국산 갈치가 눈에 더 잘 띄는 것은 바로 이런 ‘바꿔치기’의 결과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본산 갈치는 어느 단계에서 국산으로 둔갑할까. 일본산 갈치가 바다에서 배째로 밀거래돼 한국 어선에 실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다. 납 꽃게 파동 이후 연-근해 단속이 크게 강화됐기 때문이다. 세관통관을 거치지 않고 국내에 반입될 가능성도 적다. 수입 갈치에 붙는 관세율은 10∼20%에 불과해 이런 모험을 감행할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김씨는 “일본산 갈치는 소비자에게 팔리기 직전 최종 소매상에 의해 매장에서 국산으로 바뀐다”고 말했다. 세관을 통과한 일본산 갈치는 박스 위에 원산지를 나타내는 표시가 붙는다. 그러나 최종 판매단계에서 박스를 뜯어내고 갈치를 낱개로 진열대 위에 올리면서 자연히 원산지 표시도 없어지게 된다. 대신 원산지를 표시하는 팻말을 두도록 하고 있는데 여기서 부정이 생긴다는 것이다. 김씨는 “일본산 팻말 대신 국산 팻말을 꽂아두거나, 아니면 갈치를 슬쩍 국산 팻말 쪽으로 밀어두기만 하면 순식간에 갈치의 국적이 바뀐다. 이건 너무 손쉬운 일이라 많은 상인들이 이런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인들이 일본산 갈치를 국산 갈치로 속여 파는 이유는 국산 갈치의 수익이 많기 때문이다. 일본산 갈치가 7000∼8000원일 때 크기가 비슷한 국산 갈치는 1만원 이상을 받을 수 있다. 단속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점도 상인들을 편하게 한다. 세관에서 갈치의 원산지 조작이 적발된 경우는 아직 없다.
요즘 중국산 납 꽃게 파동 이후 수입수산물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되면서 갈치 원산지 조작이 더 많이 일어난다고 한다. 김씨는 “국산 갈치는 당일 모두 팔리는데 일본산 갈치는 납 꽃게 사건의 영향을 받아 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신선도가 생명인 갈치를 당일 못 팔면 큰 손실을 입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중소규모 수산물 취급업소나 재래시장뿐 아니라 전국의 상당수 대형 백화점, 쇼핑몰에서도 일본산 갈치를 한국산 갈치로 팔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현상은 백화점이 직영하는 수산물 매장보다는 임대 매장에서 자주 나타난다고 한다. 그는 “매장을 임대한 상인은 보통 생선판매 매출의 10∼35%를 수수료로 백화점측에 내야 한다. 이렇게 높은 수수료율이 백화점에서도 원산지 조작 갈치를 파는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김씨의 말에 동의하는 갈치유통 전문가들은 많다. 부산의 한 일본 갈치 수입업체 박모과장은 “일본 갈치가 한국 갈치로 둔갑하고 있다는 것은 유통업계에선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김은호씨도 “취재과정에서 만난 한국의 갈치 유통업자들로부터 ‘갈치의 원산지가 일본에서 제주로 슬쩍 바뀐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산 갈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이 국내로 들어오고 있다. 그리고 그중 상당수가 국내산으로 둔갑해 팔리고 있다고 관련자들이 말하고 있는 것이다. 갈치의 원산지 조작은 소비자들에게 부당한 가격부담으로 돌아간다. 또 식품의 안전성 확보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상인들의 자정노력 이외의 대안은 아직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부산세관 관계자는 “팻말조작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이를 밝혀내려면 갈치의 유통경로를 일일이 역추적해 갈치를 바다에서 잡아올린 생산자를 찾아내야 하는데 이 작업은 방대하고 어려워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