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원으로 210억5270만원을 만들다.’ 무려 1052.64배의 엄청난 수익률이다. 비록 16년 만에 이룩한 것이긴 하지만 일반투자자들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환상적인 재테크라고 할 만하다. 게다가 당사자가 학생이라면 이처럼 놀라운 솜씨를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이 있을까. 그러나 불가능해보이는 일이 실제 일어났다. 주인공은 LG그룹 구본무 회장의 장녀 연경씨(22).
연경씨는 210억5270만원 가운데 54억7670만원은 이미 현금으로 확보했다. 7월12일 LG애드 주식 1만550주를 주당 7만4400원에 매도한 데 이어 다음날 1만5000주를 주당 7만4300원에, 18일 2만5000주를 주당 7만5800원에, 그리고 24일 2만주를 주당 6만5700원에 각각 장내매도한 것.
그러나 김대중 정부 들어 소득세법이 개정되면서 연경씨는 상당한 세금을 물게 됐다. 과거에는 대주주의 이런 자본이득에 대해 과세하지 않았으나 현재는 대주주의 지분 매각에 따른 자본이득에 대해 최저 20%에서 최고 40%까지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이런 내용의 세법 개정은 대주주 자녀들이 상장 직전 싼 값으로 해당 회사 주식을 인수해 상장 후 비싼 값에 처분, 막대한 자본이득을 얻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뤄졌다.
연경씨는 9월 초 현재 LG애드 지분 14.20%(32만4500주)를 보유한 대주주. 이를 10월13일 종가 4만8000원으로 평가하면 무려 155억7600만원. 현재의 주가가 바닥 수준임을 감안하면 주가 상승에 따라 연경씨의 재산은 계속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작년 8월11일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LG애드는 올 3월 초 9만9100원까지 치솟았다. LG애드가 주권 상장을 위해 작년 7월28일 발행한 보통주식 68만6000주의 공모가격은 1주당 3만3000원이었다.
LG애드는 84년 5월30일 자본금 2억원으로 설립됐다. 당시 8세였던 연경씨는 2000만원의 자본을 출자, 지분율 10%의 2대 주주가 됐다. LG애드 관계자들은 당시 자금 출처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하지만 아버지 구본무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았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 연경씨는 94년 이후 다른 사람의 지분을 넘겨받아 1대 주주로 부상했다.
흥미로운 점은 LG애드가 회사 설립 이후 거의 매년 무상증자를 실시, 자금부담 능력이 없는 연경씨로서는 지분율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는 점. 통상 무상증자는 자산재평가나 이익잉여금을 재원으로 실시한다. LG애드 회계팀장 윤성목 부국장은 “그동안 이익이 많지는 않았지만 설립 자본금 자체가 워낙 적었기 때문에 현행 세법상 적정유보초과소득세를 내야 하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거의 매년 무상증자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LG애드의 올 6월 말 현재 이익잉여금은 506억9600만원. 그동안 꾸준히 이익을 내왔다는 증거다. 실제 95년 92억원, 96년 71억원의 당기순익을 낸 데 이어 IMF 위기가 찾아온 97년의 경우에도 규모가 작아지긴 했지만 17억원의 이익을 냈다. 98년에는 43억원으로 회복된 데 이어 작년에는 149억원의 이익을 냈다. 올 반기순익은 벌써 114억원에 이른다.
LG애드의 수익성이 이처럼 좋은 것은 LG그룹 계열사들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LG애드의 2000년 반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LG애드의 광고물 제작 및 광고대행 총 취급액 3274억원 중 관계회사 관련 취급액은 2468억원. LG애드는 이런 지원에 힘입어 설립 이후 지속적인 성장을 계속, 현재 제일기획에 이어 업계 2위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재벌 계열사들의 자기 계열 광고회사에 대한 ‘지원’은 광고업계의 관행. 공정거래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과거 재벌 계열사들의 경우 다른 광고회사에는 아예 기회를 주지 않은 채 자기 계열 광고회사에만 물량을 몰아주는 ‘부당’ 내부거래가 관행이었지만 최근 들어 이런 관행은 점차 없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광고업계 관계자는 “광고업계의 관행을 반드시 부정적으로 볼 수만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른 긍정적 효과도 있다는 것. 가령 재벌 계열 광고회사들은 계열사 광고 물량을 믿고 꾸준히 광고 전문 인력을 양성해 왔는데, 이는 재벌 계열 광고회사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
어쨌든 연경씨가 LG애드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앞으로 어떻게 사용할지가 그룹 안팎의 관심사. 이와 관련, 눈길을 끄는 대목은 연경씨가 현재 미미하긴 하지만 LG전자와 LG화학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 연경씨는 10월 초 현재 최근 합병을 완료한 LG전자 주식 19만1613주(지분율 0.12%), LG화학 주식 5만5190주(0.06%)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들은 “LG가 올 7월 발표한 ‘21세기형 경영체제로의 개편 방안’은 일차적으로 정부의 지배구조 개편 요구에 부응하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연경씨의 ‘상속’에 대비하는 포석도 숨어 있다”고 말한다. LG의 경영체제 개편 방안은 2003년까지 순수지주회사(가칭 LG 홀딩스)를 설립, 산하에 30여개 계열사를 사업자회사로 거느린다는 복안. 이 경우 지배주주는 지주회사 주식만 보유하고 사업자회사는 전문경영인에 의한 책임 경영체제로 전환한다는 것.
LG그룹의 전통 가운데 하나가 ‘여자와 며느리는 경영에 절대 참여시키지 않는다’는 것. 그런데 구본무 회장은 슬하에 딸만 둘을 두고 있다. 따라서 순수 지주회사를 만들어 연경씨가 이 지주회사를 지배하고 사업자회사는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기면 LG그룹의 전통을 깨지 않으면서도 가족 승계 원칙을 고수할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일각에서는 연경씨와 LG의 지주회사 전환 방침을 연결지어 해석하고 있는 것.
이와 관련, 최근에는 그룹 안팎에서 연경씨가 조만간 LG화학 지분을 매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증시 주변에서는 이미 “LG화학 대주주들이 경영권 안정 차원에서 의결권 있는 주식 1000만주를 매입할 계획”이라는 얘기가 떠돌고 있다. 그러나 LG화학 김홍기 금융팀장은 “대주주들이 지분율을 경영권 안정에 필요한 20~25%까지 높이기로 했기 때문에 언젠가는 이에 필요한 주식을 살 계획이지만 현재로선 구체적인 방침이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LG화학은 ‘경영체제 개편 방안’ 발표 당시 LG전자와 함께 순수 지주회사로 가기 전 단계에서 지주회사 역할을 맡도록 돼 있다. 따라서 LG그룹 전체를 지배하기 위해 LG전자와 LG화학의 경영권 안정이 필수적인 셈. 현재 LG전자의 대주주 지분율은 올 8월 합병시 1조300억원을 들여 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소액주주들의 지분을 매입한 것까지 포함하면 무려 45.13%. 경영권 안정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셈이다.
문제는 LG화학이다. LG화학은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7월 말 현재 16.26%에 불과하다. 연경씨가 장차 LG애드 지분을 팔아 LG화학 지분을 매입하는 게 아닌가 하는 관측이 나도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LG측은 이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LG가 이미 4세 승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연경씨는 210억5270만원 가운데 54억7670만원은 이미 현금으로 확보했다. 7월12일 LG애드 주식 1만550주를 주당 7만4400원에 매도한 데 이어 다음날 1만5000주를 주당 7만4300원에, 18일 2만5000주를 주당 7만5800원에, 그리고 24일 2만주를 주당 6만5700원에 각각 장내매도한 것.
그러나 김대중 정부 들어 소득세법이 개정되면서 연경씨는 상당한 세금을 물게 됐다. 과거에는 대주주의 이런 자본이득에 대해 과세하지 않았으나 현재는 대주주의 지분 매각에 따른 자본이득에 대해 최저 20%에서 최고 40%까지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이런 내용의 세법 개정은 대주주 자녀들이 상장 직전 싼 값으로 해당 회사 주식을 인수해 상장 후 비싼 값에 처분, 막대한 자본이득을 얻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뤄졌다.
연경씨는 9월 초 현재 LG애드 지분 14.20%(32만4500주)를 보유한 대주주. 이를 10월13일 종가 4만8000원으로 평가하면 무려 155억7600만원. 현재의 주가가 바닥 수준임을 감안하면 주가 상승에 따라 연경씨의 재산은 계속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작년 8월11일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LG애드는 올 3월 초 9만9100원까지 치솟았다. LG애드가 주권 상장을 위해 작년 7월28일 발행한 보통주식 68만6000주의 공모가격은 1주당 3만3000원이었다.
LG애드는 84년 5월30일 자본금 2억원으로 설립됐다. 당시 8세였던 연경씨는 2000만원의 자본을 출자, 지분율 10%의 2대 주주가 됐다. LG애드 관계자들은 당시 자금 출처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하지만 아버지 구본무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았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 연경씨는 94년 이후 다른 사람의 지분을 넘겨받아 1대 주주로 부상했다.
흥미로운 점은 LG애드가 회사 설립 이후 거의 매년 무상증자를 실시, 자금부담 능력이 없는 연경씨로서는 지분율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는 점. 통상 무상증자는 자산재평가나 이익잉여금을 재원으로 실시한다. LG애드 회계팀장 윤성목 부국장은 “그동안 이익이 많지는 않았지만 설립 자본금 자체가 워낙 적었기 때문에 현행 세법상 적정유보초과소득세를 내야 하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거의 매년 무상증자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LG애드의 올 6월 말 현재 이익잉여금은 506억9600만원. 그동안 꾸준히 이익을 내왔다는 증거다. 실제 95년 92억원, 96년 71억원의 당기순익을 낸 데 이어 IMF 위기가 찾아온 97년의 경우에도 규모가 작아지긴 했지만 17억원의 이익을 냈다. 98년에는 43억원으로 회복된 데 이어 작년에는 149억원의 이익을 냈다. 올 반기순익은 벌써 114억원에 이른다.
LG애드의 수익성이 이처럼 좋은 것은 LG그룹 계열사들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LG애드의 2000년 반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LG애드의 광고물 제작 및 광고대행 총 취급액 3274억원 중 관계회사 관련 취급액은 2468억원. LG애드는 이런 지원에 힘입어 설립 이후 지속적인 성장을 계속, 현재 제일기획에 이어 업계 2위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재벌 계열사들의 자기 계열 광고회사에 대한 ‘지원’은 광고업계의 관행. 공정거래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과거 재벌 계열사들의 경우 다른 광고회사에는 아예 기회를 주지 않은 채 자기 계열 광고회사에만 물량을 몰아주는 ‘부당’ 내부거래가 관행이었지만 최근 들어 이런 관행은 점차 없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광고업계 관계자는 “광고업계의 관행을 반드시 부정적으로 볼 수만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른 긍정적 효과도 있다는 것. 가령 재벌 계열 광고회사들은 계열사 광고 물량을 믿고 꾸준히 광고 전문 인력을 양성해 왔는데, 이는 재벌 계열 광고회사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
어쨌든 연경씨가 LG애드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앞으로 어떻게 사용할지가 그룹 안팎의 관심사. 이와 관련, 눈길을 끄는 대목은 연경씨가 현재 미미하긴 하지만 LG전자와 LG화학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 연경씨는 10월 초 현재 최근 합병을 완료한 LG전자 주식 19만1613주(지분율 0.12%), LG화학 주식 5만5190주(0.06%)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들은 “LG가 올 7월 발표한 ‘21세기형 경영체제로의 개편 방안’은 일차적으로 정부의 지배구조 개편 요구에 부응하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연경씨의 ‘상속’에 대비하는 포석도 숨어 있다”고 말한다. LG의 경영체제 개편 방안은 2003년까지 순수지주회사(가칭 LG 홀딩스)를 설립, 산하에 30여개 계열사를 사업자회사로 거느린다는 복안. 이 경우 지배주주는 지주회사 주식만 보유하고 사업자회사는 전문경영인에 의한 책임 경영체제로 전환한다는 것.
LG그룹의 전통 가운데 하나가 ‘여자와 며느리는 경영에 절대 참여시키지 않는다’는 것. 그런데 구본무 회장은 슬하에 딸만 둘을 두고 있다. 따라서 순수 지주회사를 만들어 연경씨가 이 지주회사를 지배하고 사업자회사는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기면 LG그룹의 전통을 깨지 않으면서도 가족 승계 원칙을 고수할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일각에서는 연경씨와 LG의 지주회사 전환 방침을 연결지어 해석하고 있는 것.
이와 관련, 최근에는 그룹 안팎에서 연경씨가 조만간 LG화학 지분을 매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증시 주변에서는 이미 “LG화학 대주주들이 경영권 안정 차원에서 의결권 있는 주식 1000만주를 매입할 계획”이라는 얘기가 떠돌고 있다. 그러나 LG화학 김홍기 금융팀장은 “대주주들이 지분율을 경영권 안정에 필요한 20~25%까지 높이기로 했기 때문에 언젠가는 이에 필요한 주식을 살 계획이지만 현재로선 구체적인 방침이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LG화학은 ‘경영체제 개편 방안’ 발표 당시 LG전자와 함께 순수 지주회사로 가기 전 단계에서 지주회사 역할을 맡도록 돼 있다. 따라서 LG그룹 전체를 지배하기 위해 LG전자와 LG화학의 경영권 안정이 필수적인 셈. 현재 LG전자의 대주주 지분율은 올 8월 합병시 1조300억원을 들여 매수청구권을 행사한 소액주주들의 지분을 매입한 것까지 포함하면 무려 45.13%. 경영권 안정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셈이다.
문제는 LG화학이다. LG화학은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7월 말 현재 16.26%에 불과하다. 연경씨가 장차 LG애드 지분을 팔아 LG화학 지분을 매입하는 게 아닌가 하는 관측이 나도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LG측은 이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LG가 이미 4세 승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