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걷히면 돛의 밧줄을 풀고 바다로 나가지. 해가 높이 솟으면 북쪽으로 키를 잡고….’
만선의 꿈을 안고 바다로 나가는 어부들의 노랫소리는 평화롭기 그지없지만, 천국 같은 바다는 때로 지옥으로 변한다.
출세작 ‘특전 U보트’에서 바닷속을 달리는 잠수함을 배경으로 인간의 심리적 강박을 훌륭하게 그려냈던 독일 출신 볼프강 페터슨 감독은 할리우드로 건너와 ‘사선에서’ ‘에어 포스 원’을 만들었고, 올 여름 다시 바다로 뛰어들었다. ‘퍼펙트 스톰’은 바다의 공포에 끝까지 두 눈 부릅뜨고 맞서 싸우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냉정한 살인마 같은 자연에서 목숨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걸 바쳐야 했던 순간의 절박함과 안타까움이 영화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1991년 대서양 북부의 대표적인 어항 ‘글루체스터.’ 한때 ‘잘나가는’ 어부였다가 최근 슬럼프를 겪던 ‘안드레아 게일’호의 선장 빌리 타인(조지 클루니)은 애인과의 새 삶을 위해 목돈이 필요한 바비(마크 윌버그) 등을 거느리고 다시 고기잡이에 나선다. 삶의 막다른 골목에 이른 어부들은 만선의 욕심으로 악천후를 무시하고 먼 바다로 나아간다. 그때부터 바다 위에는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폭풍 ‘그레이스’가 몰려오고, 자연과 인간의 거대한 혈투가 벌어진다.
‘퍼펙트 스톰’의 바다에는 광포함과 처절함이 함께 휘몰아친다. 제작진은 새로운 소프트웨어와 컴퓨터그래픽으로 사상 최고의 폭풍을 선보인다. 디지털 특수효과가 만들어낸 이 ‘가상현실’은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실감을 준다.
영화 속 ‘재난’은 규모가 클수록, 위험이 강할수록 유혹적이다. 그리고 재난영화에서 현실감, 극적 리얼리티가 부족하다면 관객에게 어필할 수 없다. 재난영화의 스펙터클이 SF의 스펙터클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현실적’이라는 데 있다. 90년대 들어 재난영화는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들의 단골 메뉴인데, 이는 80년대 이후 획기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특수효과 덕분이라 하겠다.
70년대 호황을 누렸던 재난영화가 90년대 들어 다시 등장하면서 관객들의 넋을 나가게 하고 있지만, 요즘의 재난영화를 보면서 아쉬운 점은 날로 발달하는 과학기술과 생태계 파괴 등 위기의식의 표현이라기보다는 스펙터클의 과시적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다. ‘인간’이 느껴지지 않는 재난영화란, 끔찍한 괴물이 등장해 닥치는 대로 죽이고 난자하다 끝나버리는 공포영화만큼이나 허무하다.
만선의 꿈을 안고 바다로 나가는 어부들의 노랫소리는 평화롭기 그지없지만, 천국 같은 바다는 때로 지옥으로 변한다.
출세작 ‘특전 U보트’에서 바닷속을 달리는 잠수함을 배경으로 인간의 심리적 강박을 훌륭하게 그려냈던 독일 출신 볼프강 페터슨 감독은 할리우드로 건너와 ‘사선에서’ ‘에어 포스 원’을 만들었고, 올 여름 다시 바다로 뛰어들었다. ‘퍼펙트 스톰’은 바다의 공포에 끝까지 두 눈 부릅뜨고 맞서 싸우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냉정한 살인마 같은 자연에서 목숨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걸 바쳐야 했던 순간의 절박함과 안타까움이 영화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1991년 대서양 북부의 대표적인 어항 ‘글루체스터.’ 한때 ‘잘나가는’ 어부였다가 최근 슬럼프를 겪던 ‘안드레아 게일’호의 선장 빌리 타인(조지 클루니)은 애인과의 새 삶을 위해 목돈이 필요한 바비(마크 윌버그) 등을 거느리고 다시 고기잡이에 나선다. 삶의 막다른 골목에 이른 어부들은 만선의 욕심으로 악천후를 무시하고 먼 바다로 나아간다. 그때부터 바다 위에는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폭풍 ‘그레이스’가 몰려오고, 자연과 인간의 거대한 혈투가 벌어진다.
‘퍼펙트 스톰’의 바다에는 광포함과 처절함이 함께 휘몰아친다. 제작진은 새로운 소프트웨어와 컴퓨터그래픽으로 사상 최고의 폭풍을 선보인다. 디지털 특수효과가 만들어낸 이 ‘가상현실’은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실감을 준다.
영화 속 ‘재난’은 규모가 클수록, 위험이 강할수록 유혹적이다. 그리고 재난영화에서 현실감, 극적 리얼리티가 부족하다면 관객에게 어필할 수 없다. 재난영화의 스펙터클이 SF의 스펙터클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현실적’이라는 데 있다. 90년대 들어 재난영화는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들의 단골 메뉴인데, 이는 80년대 이후 획기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특수효과 덕분이라 하겠다.
70년대 호황을 누렸던 재난영화가 90년대 들어 다시 등장하면서 관객들의 넋을 나가게 하고 있지만, 요즘의 재난영화를 보면서 아쉬운 점은 날로 발달하는 과학기술과 생태계 파괴 등 위기의식의 표현이라기보다는 스펙터클의 과시적 측면이 강하다는 것이다. ‘인간’이 느껴지지 않는 재난영화란, 끔찍한 괴물이 등장해 닥치는 대로 죽이고 난자하다 끝나버리는 공포영화만큼이나 허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