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고추가 맵다.’ 이동통신업계에서 한솔PCS를 두고 하는 말이다. 한솔PCS가 11월말 현재 가입자 265만명으로 경쟁업체 중 가입자 수는 가장 적지만 후발 주자 가운데 제일 먼저 코스닥의 문을 두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동통신업체들은 ‘피 튀기는’ 출혈경쟁을 계속해왔다. 그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되고 부실조짐이 보이는 등 후유증이 작지 않았다. 그런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가 바로 코스닥 등록이다. 코스닥에 등록할 경우 공모나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수익성이 높아지는 등 내실 경영의 토대를 다질 수 있다. 이런 이점 때문에 이동통신업계의 ‘맏형’ SK텔레콤을 제외한 4개 후발 이동통신업체들은 경쟁적으로 코스닥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1570만주 발행 3천억 자금조달 계획
마침 여건은 좋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정보통신 관련 주들이 2000년대 테마주로 부상하는 등 연일 초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 이렇듯 인기를 얻을 때 코스닥 시장에 발을 들여놓겠다는 게 이동통신업체들의 복안이다.
한솔PCS는 11월18일 정의진사장(59)이 직접 나서 서울 여의도 63빌딩 국제회의장에서 코스닥 공모주 청약을 위한 기업설명회를 가졌다. 이날 설명회는 당초 150명 정도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300명이 넘는 펀드매니저 애널리스트 등이 참석해 정보통신주에 대한 최근의 열기를 실감나게 했다.
한솔PCS는 코스닥 등록을 통해 1570만주를 발행, 3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12월3일부터 6일까지 공모주 청약을 받은 뒤 12월20일경 코스닥에 등록할 예정. 공모가는 2만3000원 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솔PCS의 발빠른 움직임은 전략형 리더로서의 정의진사장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 정사장은 한솔PCS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코스닥 등록이 필요하다고 보고 오래 전부터 준비작업을 해왔다고 한다.
정사장은 코스닥 등록을 앞두고 △완벽한 이동성 보장을 위한 모빌 네트워크 △최적의 정보 제공을 위한 인터넷 솔루션 △초고속 데이터 전송을 위한 광대역 네트워크 등을 3대 핵심 전략으로 설정했다.
정사장은 “한솔PCS는 올 9월 손익분기점에 필요한 가입자 245만명을 확보해 안정적 경영의 기틀을 마련했다”며 “기업경영의 투명성과 대국민 서비스 차원의 이익 분배를 위해 일반 공모 방식을 채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올 9월은 마침 그가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 선임된 때. 이 때문에 정보통신업계에서는 그에게 운이 따라다닌다는 얘기를 한다.
한솔PCS의 코스닥 등록을 계기로 가입자 수 확보 전쟁을 끝낸 이동통신업체들의 코스닥 등록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