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 리(왼쪽·25)와 린다 브라바(29).
한 사람은 ‘동양의 머라이어 캐리’로 불리는 팝 가수, 또 한 사람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클래식 음악가다. 별로 공통점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둘 사이에는 닮은 점이 많다. 각각 소니뮤직(코코 리)과 EMI(브라바)라는 세계 굴지의 음반사에 발탁됐다는 점이 그렇고, 데뷔 음반을 발표했다는 점이 그렇다(코코 리의 경우 이번에 선보인 ‘Just No Other Way’가 첫 음반은 아니지만, 팝의 메카라 할 미국시장을 겨냥한 것으로는 데뷔음반에 해당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들은 그 실력보다 외모로 먼저 다가온다는 점에서 닮은꼴이다.
코코 리는 올해 6월25일 서울에서 있었던 ‘마이클 잭슨과 친구들’ 공연을 통해 그 진면목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몸매를 한껏 강조하는 착 달라붙는 의상과 고혹적인 춤솜씨로 관객과 TV시청자들을 매료시킨 것.
브라바가 스타 대열에 오르게 된 사연은 더욱 흥미롭다. 그녀에 대한 세인의 관심을 돋우는 것은 그녀가 바이올린을 연주한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녀가 ‘플레이보이’ 표지모델이었으며 늘씬한 미녀들이 앞다퉈 등장하는 TV드라마 ‘베이워치’(Baywatch)에도 출연했다는 사실이다. 말하자면 그녀가 더없이 섹시한 몸매를 가졌다는 ‘소문’인 것이다.
두 사람은 그러한 세인의 관심이나 입방아를 부정하지 않는다. 그리 불쾌한 표정도 아니다. 어쨌든 그것이 음반판매나 자신들의 ‘몸값’을 올리는 데는 도움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브라바는 “모델이나 배우는 결코 내 직업이 아니다”면서도 “고향인 핀란드에서는 나에 대한 기사가 나오지 않는 날이 드물 정도”라고 자랑한다.
그러나 이들은 “외모보다 실력이 더 낫다”고 주장한다. 두 사람의 또 다른 공통점. 그리고 그 주장은 지극히 타당하다. 코코 리는 ‘대만의 머라이어 캐리’라고 불릴 만큼 가창력이 뛰어나다. ‘성숙미와 순수성이 적절히 배합된 듯한’(그녀 자신의 평가) 독특한 목소리는, 특히 R·B(리듬앤드블루스)와 잘 어울린다. 고음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성량, 마치 ‘타고난 듯한’ 춤솜씨 등 그녀의 엔터테이너로서의 면모는 나무랄 데가 없어 보인다. “미국 팝시장을 정복한 첫 대만가수가 되겠다”는 것이 그녀의 꿈.
브라바는 엘가, 포레, 시벨리우스 등의 소품을 모은 음반으로 신고식을 마쳤다.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영국의 음악지 그라모폰은 음반에 대해 ‘정열적이고 섬세한 연주가 돋보이는 유망주’라고 칭찬했다. “10년 뒤든 20년 뒤든 클래식 바이올리니스트로 기억되고 싶다”는 것이 그녀의 바람이다.
코코 리와 브라바는 새 음반 홍보를 위해 각각 11월18일과 21일 한국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