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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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은퇴 후 재취업, 노후 자산관리에서 상당히 중요”

김경록 고문 “경제활동으로 자산 극대화 가능… 노후 대비는 40대부터 시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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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입력2024-03-02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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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국민연금뿐 아니라 퇴직연금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서구 사회는 대다수 직장인이 40년가량 일하면서 쌓은 연금의 소득대체율이 60~70%에 달한다. 반면 한국은 국민연금 고갈 위험이 높은 데다, 목돈이 필요해 퇴직연금을 중간중간 찾다 보니 축적이 안 된다. 이런 점을 보완하려면 젊어서부터 오랫동안 자산을 관리하는 전략을 짜야 한다.”

    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 [박해윤 기자]

    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 [박해윤 기자]

    “한국, 연금 절대 부족”

    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62)은 노후 대비를 위한 생애자산관리의 중요성을 이렇게 말했다. 수명이 길어지는 만큼 노후 대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자녀 양육과 내 집 마련을 위해 숨 가쁘게 달려온 중년은 물론, ‘2050년 국민연금 고갈’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받아든 청년 세대에게도 은퇴 후 자산관리는 어려운 과제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미래에셋자산운용 투자와연금센터 대표를 지낸 김 고문은 “ETF(상장지수펀드),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채권 중심의 투자 포트폴리오로 자산을 꾸준히 관리하는 동시에 자신의 경쟁력과 전문성을 높이는 ‘재투자’로 노후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2월 28일 그를 만나 생애주기에 맞는 노후 대비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금리인상 국면에서 리츠 가격이 상당히 떨어졌는데, 여전히 유효한 포트폴리오인가.

    “2022년 3, 4월부터 리츠 가격이 급락했다. 리츠는 부동산을 레버리지로 차입하는 반면, 임대료는 장기적으로 고정돼 있다. 당시 금리가 급등하는 바람에 리츠 가격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개중에 20%, 심지어 40% 떨어진 경우도 있다. 다만 이제 금리 측면에서 악재는 지나갔다고 본다. 미국의 경우 주택시장은 살아나는데, 상업용 부동산의 높은 공실률이 문제가 되고 있다. 한국은 미국과 달리 재택근무를 거의 안 하고, 공사비가 상승해 오피스 가격이 오히려 올랐다. 국내 공모 리츠는 지금 차곡차곡 사놔도 되지 않을까 싶다.”

    상업용 부동산만 봐도 오피스·물류센터·인프라 등 파트마다 희비가 교차한다.

    “부동산 시세를 파트별로 전망하기 어렵다면 리츠를 15개 정도 모아 만든 ETF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여기에 투자하면 부동산마다 개별적 움직임에 따른 리스크를 상쇄할 수 있다. 이 같은 ETF에 지금 투자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지난해 테마형 ETF에 관심이 높았는데.

    “결국 핵심은 어느 테마가 유망한지 예상하는 것인데, 정말 쉽지 않다. 지금 미국 주식시장만 해도 고평가됐다는 얘기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기술혁신과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바이오, 배터리, 로봇, 인공지능(AI) 같은 테마가 우량할 것이다. 다만 지금 따라 들어가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테마형 ETF보다 안전한 것이 지수형 ETF다. 최근 노후 대비 관련 강의를 했는데, 한 수강자가 자기 퇴직연금 포트폴리오가 적절한지 봐달라고 왔다. DC(확정기여)형 퇴직연금으로, S&P500과 나스닥, S&P500 고배당주가 각각 3분의 1이었다. 내가 보기에 가장 좋은 포트폴리오다.”

    주식시장은 어떻게 전망하나.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올해와 내년까지 이어질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주식투자는 조심할 때라고 본다. 현재 투자 의견을 중립이라고 본다면 올 하반기나 4~5개월 지난 시점에는 투자를 축소하는 게 합리적이지 않을까 싶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게 제일이라고 본다. 투자 전문가라면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신흥국가를 중심으로 틈새 투자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대다수 일반 투자자는 처지가 다르지 않나. 그런 점에서 예측 가능성이 높은 미국 우량주에 투자하는 게 안전한 방법이다. 가령 엔비디아, 애플은 전 세계에 제품을 판다. 다국적기업 주식을 사면 세계시장을 사는 격이다. 또한 미국 주식을 사면 달러도 같이 사는 셈이다. 종합해보면 미국 우량주를 사는 게 마음 편하지 않겠나.”

    “노후 대비 타이밍 빠를수록 좋다”

    그렇다면 생애주기에 따른 구체적인 투자전략은 무엇이고 노후 대비는 언제 시작하면 되는 것일까. 김 고문은 “노후 대비를 시작하는 타이밍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만약 자녀가 있다면 대부분 주식에 투자하는 식으로 목돈을 모아줘도 좋다. 가령 아이가 1세 때 투자를 시작하면 성년이 된 후 복리효과가 어마어마하다. 자녀뿐 아니라 자기 자신도 마찬가지로, 노후 대비는 빠를수록 유리하다. 세제 혜택이 큰 연금은 무조건 들어놔야 한다. 세금 혜택을 보는 동시에 자산가치를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일거양득이다.”

    이른 시기 노후 대비를 시작하기 어렵다면 적기(適期)는 언제인가.

    “현실적으로 좋은 타이밍은 40대다. 30대는 결혼과 출산, 내 집 장만으로 여력이 없어 노후 대비가 어렵다. 이 시기는 내 집 마련만 해도 자산관리를 상당히 잘한 것이다. 40대가 넘어가야 개인이나 가계가 ‘흑자’가 나기 시작한다. 이 시기가 생애자산관리에서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직업적 측면 때문이다. 40대가 넘으면 대부분 직장 생활을 시작한 지 10~15년쯤 된 시기라 ‘구닥다리’가 되기 쉽다. 따라서 새로이 전문성을 키우는 등 자신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맘때 소비가 크게 늘어난다는 것도 이유가 된다. 40대 들어 연봉이 올라 숨통이 좀 트였다고 무작정 지출을 늘려선 안 된다. 이때 자산관리 측면에서 어떤 스탠스를 취하는지가 노후 안정성에 직결된다.”

    연령대별로 적절한 투자 비율은 어떤가.

    “30대라면 여윳돈 대부분을 주식 형태로 보유해도 큰 문제가 없다. 젊은이에게 주식을 풀(full)로 가져가도 된다고 하는 이유는 이들은 근로소득을 바탕으로 장기 저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목돈이 좀 쌓이기 시작한 40대는 주식과 채권을 6 대 4로 하는 게 좋다. 예전부터 미국에서 자산관리 황금률이라고 부르던 비율이다. 여기서 채권 역할은 크게 두 가지로, 첫째가 금리 효과다. 2018~2019년처럼 2%대 금리에선 채권이 자산관리에서 비중이 크지 않지만, 지금처럼 평균 4%대에선 갖고만 있어도 좋다. 또 다른 역할은 주식을 새로 사고 싶을 때 종잣돈이다. 주식에 올인했다면 주가가 하락할 때 당하고만 있어야 한다. 50대 들어선 주식과 채권 비율을 4 대 6으로 바꿔 안정을 추구하면 된다.”

    은퇴를 5년가량 앞뒀다면 대비책은.

    “50대 중반부터 60세까지는 자산이 극대화되는 시기다. 따라서 이 자산을 예금, 주식, 리츠, 채권 등 어떤 형태로 운용할지가 관건이다. 그런데 이보다 중요한 조건은 지금 직장에서 은퇴한 후 재취업해 얼마나 더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지 여부다. 근로소득을 계속 올릴 수 있다면 그동안 모은 자산을 극대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경우 주식투자 비중을 40%대로 유지하면서 수익을 취해도 좋다. 반면 재취업하지 않는다면 기존 자산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운용하면서 국민연금을 수령해야 한다. 또한 70대부터 주택연금을 받는 식으로 소득 플랜을 짜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은퇴 후 재취업이 노후 생애자산관리에서 상당히 중요하다.”

    “20~40대, 배우고 일하고 쉬는 과정 반복할 것”

    김 고문은 당장 은퇴를 맞이한 베이비붐 세대와 그보다 젊은 20~40대의 노후 대비 방법은 크게 다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젊은 세대는 정년 연장으로 노동 기간이 길어지고, 빠른 기술혁신에도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지는 그의 설명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인생은 왕창 배우고, 왕창 일하고, 왕창 쉬는 3단계다. 이와 달리 지금 20~40대는 배우고 일하고 쉬고, 또다시 배우고 일하고 쉬게 될 것이다. 인생 주기가 과거보다 짧게, 중첩적으로 반복되는 것이다. 일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자신의 전문성과 직업인으로서 가치를 높이는 게 가장 좋은 은퇴 준비가 될 것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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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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