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거지가 되지 않으려고 열심히 주식과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있지만 언제 돈을 모아 집 사고 결혼할지 막막하다는 2030세대가 많다. 결혼 전까지 ‘소비왕’이었다는 전유경(35) 씨도 과거에는 같은 처지였다. 그는 서른에 결혼하고 나서야 재테크를 시작해 2년 3개월 만에 종잣돈 1억 원을 모았다. 그는 “수많은 재테크 정보 가운데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확실한 시드머니를 만드는 게 ‘성투’가 되는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유튜브 채널 ‘미니멀 재테크 호호양’을 통해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재테크 방법을 알려주는 전유경 씨. 그를 만나 사회초년생이 시드머니를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을 들어봤다.
미니멀 재테크란?
“재테크 하면 주식, 부동산, 코인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해야 할 것 같지만, 본인이 좋아하는 재테크에만 집중해도 충분히 부자가 될 수 있다. 미니멀 재테크란 실천 가능한 최소한의 것만 하자는 의미다.”
미니멀 재테크를 하려면 무엇을 먼저 시작해야 하나.
“본인의 월급이 어디에 쓰이고 있는지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 즉 돈에 대해 주체성을 갖는 것이다. 돈을 원하는 만큼 소비하고 저축하는 것이 미니멀 재테크의 시작이다. 돈에 끌려 다니는 사람은 200만 원을 써도 그 돈을 어디에 썼는지 전혀 파악하지 못한다.”
재테크 유튜버 전유경 씨를 만나 사회초년생이 돈을 빠르게 모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들었다. 그는 “강제로 월급의 50%를 저축해 시드머니를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호영 기자]
알뜰폰 요금제 사용하라
사회초년생에게 추천하는 재테크 방법은?“무조건 저축을 먼저 하길 권한다. 월급이 200만 원가량이면 강제적으로 50%인 100만 원을 저축하고 나머지 돈으로만 생활하라. 처음에는 어렵지만 소비습관을 거기에 맞춰야 돈을 모을 수 있다.”
그렇게 하면 한 달에 사용할 수 있는 돈이 고정비를 제외하고 수십만 원밖에 안 되는 것 아닌가.
“고정비를 줄여야 한다. 월세를 살고 있다면 전세자금대출을 받아 전세로 옮기는 편이 낫다. 휴대전화 요금을 포함한 통신비가 생활비 100만 원 중 10만 원 넘게 나가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 알뜰폰을 추천한다. 저렴한 중고 휴대전화를 구입하고 알뜰폰 요금제를 적용해 월 2만~3만 원으로 통신비를 줄여야 한다.”
사회초년생에게 필요한 보험은?
“우선 실비보험을 추천한다. 그리고 가족력이 있는 병과 관련된 보험은 가입하길 권한다. 절대 추천하지 않는 보험은 변액연금보험이다. 연금보험이나 저축보험은 수수료가 많이 들어가 차라리 직접 주식에 투자하는 편이 낫다.”
미니멀 재테크의 핵심은 절약인 것 같다. 절약만으로 부자가 되긴 어렵지 않나.
“맞다. 그렇지만 절약하지 못하는 사람은 부자가 될 수 없다. 고소득자 중에서도 부자가 되지 못하는 이가 많다. 절약하지 않아 시드머니를 충분히 마련하지 못해서다. 재테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절약하고 저축하는 습관이다. 이 습관이 생기면 시드머니가 자연스럽게 커진다. 시드머니가 커야 돈도 빠르게 불어난다.”
결혼 후 2년 3개월 만에 1억 원을 모았다고 들었다. 절약해서 모았나.
“결혼 전에는 소비를 즐겼는데, 돈을 모아야겠다는 목표가 생긴 뒤 소비를 확 줄이는 연습을 1년간 했다. 그다음부터는 노력하지 않아도 돈이 모였다. 1년에 4000만 원가량. 조금이라도 돈을 더 모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끝없이 고민하며 실천했다.”
돈을 더 모을 수 있는 방법은?
“나는 돈이 생기는 대로 대출을 갚았다. 사람들은 대부분 월급 중 일정 부분을 할당해 대출금을 갚는다. 나는 5만 원,
3만 원처럼 자잘한 돈이 생겨도 대출을 갚았다. 이런 자잘한 돈이 모이다 보니 짧은 기간에 많은 돈을 상환할 수 있었다.”
부동산 시세 꾸준히 공부해야
언제 자가를 마련했나.“결혼하고 6개월 뒤인 2016년 매수했다. 전세자금대출을 더 받고 신용대출을 받아 100% 대출로 전세를 낀 아파트에 갭투자했다.”
사회초년생에게도 부동산 투자를 추천하나.
“당장 목돈이 없으니 바로 투자하긴 어렵지만, 부동산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내가 결혼 6개월 만에 집을 살 수 있었던 건 연애 시절부터 계속해서 부동산 애플리케이션을 보며 시세를 파악했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에 놀러갈 때마다 그 동네 부동산공인중개사사무소에 무조건 들어가 시세를 확인하라. 그러다 보면 부동산 보는 눈이 생긴다.”
당시와 달리 현재는 갭투자가 쉽지 않다.
“자취하고 있다면 무주택자를 유지해 청약에 도전하길 권한다. 부모와 동거해 무주택자가 아니라면 서른 넘어 청약에 나서도 당첨 확률이 높지 않다. 이 경우 눈높이를 낮춰 서울 외곽의 낡고 작은 아파트를 매수한 뒤 차츰차츰 서울 핵심부 쪽으로 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부동산 이외에 지금 하는 재태크 투자는 무엇인가.
“지난해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국내 시총 상위 10위인 초우량주 몇 개만 골라 장기투자하고 있다. 주가가 떨어질 때 매수하는 개념이 아니라 정해둔 날짜에 산다. 또 한 달 전부터 금과 은 투자를 시작했다. 유튜브 수익으로 들어오는 달러도 환전하지 않고 그대로 예치하고 있다.”
주식 장기투자 기간은?
“5~10년가량 보고 있다. 집을 갈아탈 때 매도할 계획인데 5년 안에는 이사 계획이 없다.”
암호화폐 투자는 왜 안 하나.
“주식투자를 해보니 내가 게으른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다. 암호화폐는 24시간 부지런히 장을 보고 있어야 한다. 게으른 자에게 맞지 않는 투자처가 암호화폐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투자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본인 성향에 맞는 재테크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
“맞다. 재테크를 시작한 사람은 지금 바로 부자가 되고 싶어 한다. 그러다 보면 초절약하게 되고, 온갖 투자를 죄다 하게 된다. 행복해지려고 재테크를 하는데 오히려 불행해지는 것이다. 빨리 부자가 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한테 맞는 투자를 하면서 돈을 재미있게 오랫동안 관리하는 것이 포인트다. 그게 미니멀 재테크의 핵심이기도 하다.”
※ 매거진동아 유튜브 채널에서 전유경 씨가 전하는 사회초년생을 위한 재테크 인터뷰 영상을 시청할 수 있습니다.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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