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을 방문한 ‘쟝테 팡시오’의 오너 파비앙 장테. [사진 제공·김상미]
쟝테 팡시오는 1954년 에드몽 장테(Edmond Geantet)와 베르나데트 팡시오(Bernadette Pansiot)가 설립했다. 신혼이던 이들이 가진 것이라고는 3만㎡가 채 안 되는 포도밭뿐이었다. 이들은 성실하게 일했고, 1977년 아들 뱅상(Vincent)이 합류하면서 와이너리는 성장하기 시작했다. 2006년 손자 파비앙(Fabien)이 합류해 3대째로 접어든 지금 쟝테 팡시오는 30만㎡ 밭을 소유하고 있고, 이들의 와인은 평론가들의 찬사 속에 날로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제 인상은 좀 거칠지만 제가 만든 와인은 섬세합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파비앙 장테가 웃으며 말했다. 파비앙은 와인메이커지만 할리데이비슨을 타고 동네 소방관으로도 활동하는 의협심 있는 사나이다. 그와 함께 맛본 쟝테 팡시오 와인에는 그의 말대로 순수함과 세심함이 녹아 있었다.
쟝테 팡시오 부르고뉴 피노 핀, 쟝테 팡시오 주브레 샹베르탱 비에유 비뉴, 쟝테 팡시오 주브레 샹베르탱 르 푸아스노(왼쪽부터). [사진 제공·에노테카]
주브레 샹베르탱 비에유 비뉴(Vielles Vignes)는 평균 수령이 50년 이상인 피노 누아로 만든 와인이다. 농밀한 베리향이 향신료의 매콤함을 부드럽게 감싸고, 늙은 포도나무가 만들어낸 부드러운 질감이 요염한 매력을 뽐낸다. 한 모금 머금으면 그 우아함에 취해 자신도 모르게 눈이 스르르 감긴다.
르 푸아스노(Le Poissenot)는 정교함과 세련미의 극치다. 주브레 샹베르탱의 일등급 밭에서 생산한 와인으로 진한 과일향, 매끄러운 질감, 산뜻한 신맛의 조화가 아름답기 그지없다. 부르고뉴 피노 누아 가운데 제일 강인하다는 주브레 샹베르탱. 그 강건함을 가장 우아하게 표현한 와인이 바로 쟝테 팡시오의 르 푸아스노가 아닐까 싶다.
비결을 묻자 파비앙은 “건강한 환경에서 누구나 좋아하는 와인을 만드는 것이 쟝테 팡시오의 철학”이라고 답했다. 이들은 제초제와 농약을 쓰지 않고, 세 번 이상 선별 과정을 거쳐 건강한 포도로만 와인을 만든다고 한다. 세계적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쟝테 팡시오 와인은 보이는 즉시 구매한다”고 극찬한 이유가 여기 있다. 쟝테 팡시오의 품질은 주브레 샹베르탱이라는 천혜의 산지와 인간의 노력이 만나 창조한 아름다운 결과물인 것이다.
쟝테 팡시오 와인은 현대백화점과 에노테카 와인숍에서 구매할 수 있다. 부르고뉴 피노 핀 10만 원, 주브레 샹베르탱 비에유 비뉴 23만 원, 주브레 샹베르탱 르 푸아스노는 34만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