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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강호 vs 떠오르는 태양

우승 DNA의 전북, 디펜딩 챔피언 서울, 전력 보강 제주  ·  강원

  • 김도헌 스포츠동아 기자 dohoney@donga.com

    입력2017-03-03 16: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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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의 봄’이 왔다. 2017년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이 3월 4, 5일 이틀에 걸쳐 전국 6개 경기장에서 1라운드 경기를 갖고 9개월간 대장정에 돌입한다. 12개 팀이 팀당 38경기씩 총 228경기를 펼치는 클래식은 팀 간 3번의 맞대결로 정규 라운드 33경기씩 치른 뒤    1〜6위, 7〜12위가 A·B그룹으로 나뉘어 스플릿 라운드(팀당 5경기씩)를 진행해 우승팀을 결정한다. 선두권 경쟁을 중심으로 올 시즌 지켜봐야 할 ‘빅4’의 포인트를 정리해본다.



    최강 전력 전북 견제할 팀은?

    2014, 2015년 연속으로 클래식 패권을 차지한 전북현대모터스는 새 시즌 명예회복을 노린다. 지난해 4월 불거진 심판 매수 사건으로 시즌 종반 승점 감점 징계를 받아 FC서울에 역전 우승을 허용했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자격까지 박탈당했다. 지난해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라 10년 만에 ‘아시아 넘버1 클럽’이란 타이틀을 되찾았던 전북의 위상이 바닥으로 떨어진 것.

    최강희 전북 감독은 “상위 스플릿(1~6위) 진입과 6위가 목표”라고 몸을 낮추지만, 전북은 올해도 변함없이 ‘우승 1순위’로 꼽힌다. 황선홍 서울 감독은 “비슷한 멤버들로 꾸준한 축구를 한다”며 전북의 꾸준함에 주목했다. 황 감독의 지적처럼 전북은 지난해 챔피언스리그와 클래식, 그리고 FA컵까지 병행하면서 끄떡없던 두꺼운 선수층이 그대로다. 주전 골키퍼 권순태가 일본 가시마 앤틀러스로 이적한 게 마음에 걸리지만, 국가대표 출신 이용을 울산현대축구단으로부터 영입하며 측면 자원을 보강했다.

    지난해 FA컵을 제패했던 수원삼성블루윙즈의 서정원 감독도 K리그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 전북의 강세를 전망했다. 전북은 올해 챔피언스리그에 불참하게 되면서 리그 일정 소화에 한결 여유가 생겼다. 오히려 선수 로테이션을 어떻게 가져갈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을 정도다. 최 감독은 “이제 선수들 눈치를 봐야 해 죽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는데, 이는 ‘6위가 목표’라는 것보다 훨씬 진정성이 담긴 말이다. 최 감독의 탁월한 지도력에 이동국, 김신욱, 김보경, 이재성 등 ‘우승 DNA’를 가진 선수가 즐비한 전북은 ‘더블(2관왕·정규리그와 FA컵) 달성’으로 챔피언스리그 출전 불발의 아쉬움을 만회하겠다는 굳은 다짐을 하고 있다.



    전북의 독주를 견제할 후보로는 ‘디펜딩 챔피언’인 서울과 제주유나이티드FC를 꼽을 수 있다. 지난해 시즌 막판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클래식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서울은 오프시즌 동안 아드리아노, 다카하기 요지로가 떠나는 대신 이상호, 신광훈, 김근환, 마우링요 등이 새로 합류했다. 냉정히 봤을 때 보강보다 유출이 더 많았다. 무엇보다 아드리아노의 이탈은 큰 타격이다. 아드리아노는 지난해 클래식에서 17골을 기록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선 13골을 뽑아 득점왕에 올랐다. 두 대회에서만 모두 30골을 뽑았다. ‘아데박(아드리아노-데얀-박주영) 트리오’ 중 데얀과 박주영은 건재하지만, 아드리아노의 빈자리를 어떻게 채우느냐가 관건이다.

    지난해 시즌 중이던 6월 팀을 맡아 클래식 우승과 함께 FA컵 준우승, 챔피언스리그 4강이라는 값진 성과를 거둔 황선홍 감독은 서울 선수들과 처음으로 함께 한 동계훈련에서 자신의 색깔을 입히고자 애썼다. 곽태휘와 박주영을 각각 주장과 부주장에 선임하며 팀 분위기도 새롭게 바꿨다. 서울은 클래식 개막에 앞서 2월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중국 상하이 상강과 F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0-1로 패배해  아쉬움을 맛봤다. ‘황선홍 시즌2’의 첫 경기는 후한 점수를 받기에 부족했다. 아드리아노의 공백을 메우고, 시즌 초반 불거질 시행착오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서울의 시즌 운명과 함께 선두권 판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태풍의 눈’ 강원, 3위 진입 가능?

    제주는 오프시즌 동안 강원FC에 가려 큰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알짜배기 선수들을 충실히 보강해 전북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 멘디, 조용형, 이창근, 김원일, 이찬동, 최현태, 마그노 등 수준급 선수를 영입해 전 포지션에 걸쳐 전력을 보강했다. 서울과 마찬가지로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해야 하는 제주는 오히려 서울보다 가동할 수 있는 전력 풀이 더 두껍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다. 조성환 제주 감독은 “지난해보다 투자를 많이 했고 기존 선수들과 시너지 효과도 내고 있다”며 “우승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챌린지(2부 리그) 4위를 차지한 강원은 챌린지 준플레이오프(준PO)와 PO, 승강PO까지 3계단을 넘어 4년 만에 클래식 무대에 복귀했다. 승격 확정 이후 곧바로 조태룡 대표이사가 “2018년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목표로 하겠다”고 했을 때만 해도 많은 축구팬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나 조 대표이사는 단시간에 이 같은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놓았다. 도민구단으로는 유례를 찾기 힘든 공격적인 선수 영입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제주에서 뛰던 국가대표 출신 이근호를 영입한 데 이어 오범석, 김경중, 김승용, 박선주, 강지용, 이범영, 문창진, 황진성 등 스타선수를 줄줄이 데려왔다. 그리고 10번째이자 마지막으로 2016시즌 최우수선수(MVP)와 득점왕인 정조국을 광주FC로부터 데려와 화려한 방점을 찍었다. 이처럼 국가대표급 멤버를 갖춘 강원이 내년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려면 올 시즌 3위 이내에 들어야 한다.

    K리그 구단은 대부분 최근 수년간 투자에 인색했다. 많은 축구 관계자가 강원의 올 시즌 성적에 주목하는 이유다. 최강희 감독이 “위축된 K리그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한 강원이 놀라운 성과를 내길 바란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할 정도다. 최윤겸 강원 감독은 “도민구단이 이렇게 공격적으로 나서본 적이 없기 때문에 우리 팀은 모두 보이지 않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성공 사례가 돼야 한다. 우리가 기업 구단들을 이긴다면 (그 구단들이)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겠나. 그럼 또 다른 투자로 이어져 축구인들이 그 혜택을 보게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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