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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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 요시로 일본 신임총리

잘되면 ‘오부치 덕’, 못되면 ‘모리 탓’

  • 입력2006-05-16 09: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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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리 요시로 일본 신임총리
    일본에서 4월5일 모리 요시로(森喜朗·62) 내각이 출범했다.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전총리가 2일 뇌경색으로 갑자기 쓰러져 준텐도(順天堂)병원에 긴급 입원한 지 3일만의 일이다. 오부치 전총리는 아직까지 혼수상태에 빠져 사경을 헤매고 있다.

    모리 총리는 100kg이 넘는 건장한 체격을 가진 럭비광. 외모에서 풍기는 강인한 이미지와는 달리 전형적인 ‘조정형 정치인’으로, 절충을 통해 세를 불리고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막후정치에 능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자민당 내 세 번째 파벌인 모리파(소속의원 64명)를 이끌고 있는 그는 인맥관리에 철저하고 보스기질이 두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선거 때 일찌감치 오부치 총리를 지지해 주류진영에 가담한 것을 계기로 정권을 이양받게 됐다.

    와세다대학 상학부 출신인 모리 총리는 졸업후 산케이신문 기자와 국회의원 비서를 거친 뒤 32세 때 고향인 이시카와(石川)현에서 출마해 정계에 진출했다. 대학시절에는 오부치 전총리 등과 함께 웅변부에서 활동했다. 문부상 통산상 건설상 등을 지냈으며 총리취임 직전에는 자민당 간사장을 맡았다.

    오부치 전총리의 갑작스런 유고로 출범하게 된 모리 내각은 올가을 이전에 실시될 중의원 선거를 준비하는 ‘과도 내각’의 성격이 짙다. 모리 총리는 이를 위해 오부치 내각의 각료 전원을 그대로 유임시키고 그동안 추진하던 각종 정책을 그대로 유지,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모리 내각의 가장 큰 과제는 수년 동안 침체돼온 경제를 본격적인 회복궤도에 올려놓는 것. 뿐만 아니라 최근 화산폭발을 거듭하고 있는 홋카이도(北海道) 우스산(有珠山) 분화대책을 서둘러야 하고 7월로 예정된 오키나와 선진8개국(G8) 정상회담을 준비해야 한다.

    또 모리내각 출범 직후부터 가장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는 것은 조기총선 논란. 자민당 내 최대파벌인 오부치파를 중심으로 10월에 임기가 끝나는 중의원을 5월말이나 6월초 해산하고 6월내 조기총선을 실시하자는 의견이 점차 힘을 얻어가고 있다. 그동안 국민 지지율이 계속 떨어져 총선시기를 미뤄온 자민당은 최근 오부치 전총리의 긴급입원을 계기로 국민의 동정표가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본 천황의 유럽순방이 끝나고 오키나와 서미트 시작 전인 6월18일을 전후 선거를 실시하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그러나 일부에선 경제회복 추이를 봐가면서 총선 시기를 결정하자는 주장도 있다. 섣불리 조기총선을 결정했다가 경제침체가 계속될 경우 오히려 득표에 마이너스가 된다는 것.

    특히 경제에 관한 한 모리 내각의 앞날은 그리 순탄해 보이지 않는다. 오부치 전총리가 넘겨준 것은 전망이 불투명한 경제와 엄청난 정부부채뿐이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1999년도(1999년 4월1일∼2000년 3월31일)의 실질 경제성장률(6월 발표)을 0.6%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혀왔지만 민간연구소들은 비관적인 전망이 많다. 모리 총리로서는 아무리 애써도 잘되면 ‘오부치 덕’이고 못되면 ‘모리 탓’이 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모리 정권에서도 한`-`일 관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내각의 각료가 모두 유임된데다가 자민당내 파벌구도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 특히 그동안 한`-`일 외교를 담당해온 친한파인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외상이 유임돼 일본의 대한정책은 일관성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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