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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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한 달 앞두고 40%대 지지율 받은 국민의힘

공천파동 겪는 민주당은 20%대… 서울 민심 흐름에 여야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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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입력2024-03-09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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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달 앞으로 다가온 4·10 총선의 최대 승부처 서울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국민의힘이 40%대 지지율에 안착한 반면, 민주당은 20%대 지지율로 되돌아간 것이다(그래프1 참조). 2012년 이후 3번의 총선에서 연이어 민주당 손을 들어준 서울이기에 최근 여론 추이가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8 대 41

    2020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서울에서 참패했다.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이 서울 지역구 가운데 8곳에서만 승리한 것이다(그래프2 참조). 미래통합당은 보수정당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강남 3구를 빼면 사실상 전패했다. 서울에서 강남 3구를 제외하고 미래통합당 후보가 승리한 곳은 권영세 의원이 있는 용산구뿐이었다. 서울 참패 영향으로 미래통합당은 지역구에서 84석밖에 차지하지 못했고, 반대로 서울을 싹쓸이한 민주당은 과반 정당이 됐다.

    21대 총선만의 얘기가 아니다. 2000년 이후 치른 6번의 총선 가운데 보수정당이 서울에서 승리한 때는 2008년뿐이다. 당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의 승리는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인 허니문 기간에 총선이 있었고, 뉴타운 공약 등이 표심을 흔들었기에 가능했다. 대선 패배 후유증으로 진보정당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나서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08년 총선 투표율은 46.1%로 역대 총선 중 가장 낮았다. 하지만 이후 치른 총선에서 보수정당이 차지한 서울 지역 의석수는 계속 줄었고, 급기야 2020년 총선에서는 8 대 41이라는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기까지 했다.

    최근 이 같은 흐름에 변화가 감지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매주 실시하는 데일리 오피니언 조사에서 평소와 다른 기류가 관측된 것이다. 한국갤럽이 2월 27일부터 사흘간 전국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이 기간 서울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비율이 43%로 나타나 민주당(26%)을 크게 앞질렀다(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 이하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 사실상 자폭”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민주당에서 벌어지는 공천파동으로 국민의힘이 반사효과를 입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민주당은 비이재명(비명)계가 연이어 공천에서 탈락하는 이른바 ‘비명횡사’ 논란을 겪으면서 극심한 내부 갈등에 휩싸인 상태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민주당이 사실상 자폭하면서 흐름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한강벨트에 속한 동작·강동 등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많이 당선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민주당에서는 김영주 의원을 시작으로 중진의원의 탈당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친문재인(친문)계 좌장으로 곱히는 홍영표 의원 역시 3월 6일 “어떠한 비판도 허용하지 않고 오로지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가겠다는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비판하며 탈당했다.



    공천 논란 너머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 문제를 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이강윤 정치평론가는 “‘이재명식 민주당’이 완성되기 위한 라스트 스텝이 이번 공천인데, 공교롭게도 이 시기 서울에서 민주당 인기는 최하를 찍고 있다”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최근 지지율 추이는 이재명식 민주당에 대해 서울 시민들이 물음표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총선 최대 악재’로 꼽혔던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문제가 해소되고 있는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윤 대통령 지지율이 20~30%대에 머물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용산과 거리두기’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근 ‘의대 정원 확대’ 이슈로 윤 대통령 지지율이 반등하자 상황이 바뀌었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40% 목전까지 간 것이다. 앞서 한국갤럽이 2월 27일부터 사흘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9%로 나왔는데 이는 2022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해당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 이유 1위는 ‘의대 정원 확대’(21%)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비례서도 강세

    비례대표 몫을 둘러싸고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더불어민주연합과 연합하기로 한 가운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대표로 둔 조국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 이낙연 공동대표가 꾸린 새로운미래 등도 본격적으로 경쟁에 돌입했다. 정의당과 녹색당 역시 녹색정의당으로 연합해 체급을 키우며 대응에 나섰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2월 25일부터 사흘간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전국 성인 남녀 3003명을 여론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이 추진하는 비례정당(국민의미래)’에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32%로, 후보군 중 가장 높았다. ‘더불어민주당 등이 추진하는 통합비례정당(더불어민주연합)’과 ‘조국신당(조국혁신당)’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23%, 9%로 뒤를 이었다.

    서울로 범위를 좁히면 보수정당의 선전이 더 두드러진다. 서울 지역 유권자 가운데 국민의미래를 지지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35%로 전국 평균(32%)보다 높게 나타난 것이다(그래프3 참조). 더불어민주연합을 뽑겠다고 답한 서울 지역 유권자는 19%로 전국 평균(23%)보다 낮았다. 친민주당 성향인 조국혁신당(9%)과 민주당 출신 의원들로 구성된 새로운미래(2%) 지지율을 합하더라도 국민의미래 지지율에 미치지 못한다.

    다만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유권자 비율이 23%에 달해 결과를 속단하긴 어렵다. 민주당을 탈당한 의원들이 반이재명(반명)을 기치로 뭉치는 점도 변수다. 민주당을 탈당한 홍영표 의원은 무소속 설훈 의원, 새로운미래 이낙연·김종민 공동대표, 박영순 의원 등과 3월 7일 ‘민주연대’를 꾸렸다.



    최진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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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최진렬 기자입니다. 산업계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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