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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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금리 하락 시 미국 국채 투자 매력적”

채권 전문가 마경환 대표 “연 10% 이자 받는 브라질 국채도 좋은 투자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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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입력2024-01-04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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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내년 최종 기준금리 중간값을 연 4.6%로 예상하면서 채권 가격이 오르리라는 전망이 나오자 채권투자에 나서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채권에 투자해야 수익률은 높이고 리스크는 줄일 수 있을까. 그 해답을 채권 전문가인 마경환 GB투자자문 대표를 만나 들어봤다. 마 대표는 1995년 대한투자신탁(현 하나증권)에 입사해 프라이빗뱅커(PB)와 해외펀드 관련 경력을 쌓은 뒤 2006년 프랭클린템플턴운용으로 옮겨 국내외 펀드 비즈니스 업무를 총괄했다. 현재는 채권투자 전문 자문사인 GB투자자문을 운영하고 있다.

    마경환 GB투자자문 대표. [지호영 기자]

    마경환 GB투자자문 대표. [지호영 기자]

    금리인하 시 채권 가격 상승

    왜 지금 채권투자에 나서야 하나.

    “채권투자는 산꼭대기에서 눈을 굴리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난다. 눈덩이는 계곡이 깊을수록 더 커지는데, 최근 전 세계적으로 고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대폭 인상하면서 채권으로 수익을 크게 낼 수 있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채권에 투자할 때 가장 중요한 경제지표는 무엇인가.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비례 관계라 금리 향배가 제일 중요하다. 그런데 금리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라 움직인다. 그 가운데에서도 근원 CPI가 중요하다.”

    미국 근원 CPI 외에 주목해야 할 경제지표는.

    “고용이다. 만약 1억 원이 생겼을 때 소비할 건지, 저축할 건지 의사를 결정할 때 중요한 변수는 앞으로도 안전하게 직장을 다닐 수 있느냐이기 때문이다. 6개월 이후 직장에 다닐지 장담하지 못한다면 저축을 할 테고, 반대라면 소비를 할 확률이 높다. 따라서 현재 미국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소비를 결정하는 것은 노동시장이다. 채권투자 시에는 근원 CPI와 노동 지표도 중요하다.”

    지금은 어떤 상황인가.

    “최근 근원 CPI가 4%대까지 내려왔다. 2024년 중반쯤 되면 미국 물가는 연준 목표인 2%대까지 내려올 것으로 보인다. 미국 노동시장은 얼마 전까지 무척 좋았는데, 최근 실업률이 반등했다가 내려왔다. 단기적으로는 더 내려갈 것 같다. 통상 실업률과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연말연초에 줄어들기 때문이다. 다만 금리인상과 시차가 있는 노동시장은 2024년 2~4분기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안 좋아질 전망이다.”



    연준은 2024년 상반기에 금리인하를 단행할까.

    “상반기에 금리를 인하할 확률이 50%다. 최근 시장금리는 연준이 2024년 3월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로 하락하고 있다. 하지만 연준은 하반기가 돼서야 금리를 내릴 수도 있다. 이 점을 고려해 투자해야 한다.”

    그렇다면 두 가지 상황에 따라 투자전략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시장 예측처럼 2024년 상반기에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면 큰 영향이 없지만, 시장 예측과 달리 늦어지면 일시적으로 국채금리가 올라갈 여지가 있다. 만약 2024년 초 금리인하 없이도 물가가 잡히고 고용시장도 괜찮다면 굳이 빨리 금리를 내릴 필요가 없다. 이런 이유로 금리를 여름 이후에 내린다면 금리를 계획보다 더 인하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채권 가격은 더 상승한다.”

    현재 미국 국채에 투자한 사람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

    “2023년 4분기와 2024년 1분기에는 노동시장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금리도 반등할 수 있어 일부분을 차익 실현해 1분기에 시장금리가 다시 하락하면 재투자해도 괜찮아 보인다.”

    채권 종류가 다양한데, 국제 경제가 불안정할 때는 어떤 채권을 주목해야 하나.

    “현재는 국채에만 투자해야 한다. 회사채는 가산금리가 붙어 국채보다 이자가 높지만 이 가산금리는 영어로 리스크 프리미엄이다. 즉 위험성이 있어 그만큼 이자를 더 주는 것이다. 국제 경제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만큼 현재는 국채 위주로만 투자해야 한다.”

    채권은 통상 예금과 비교된다. 채권이 예금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채권은 쿠폰이라고 부르는 이자수익, 할인차익, 매매차익 등 3가지 수익 구조가 있다. 예를 들어 3년 만기 연이자율 5%짜리 예금은 3년 이후 이자 15%를 받는다. 반면 5%짜리 3년 만기 채권은 매년 5% 이자 수익이 나온다. 할인차익은 채권의 현행 시장가치와 액면가치 혹은 만기가치의 차에서 오는 이익을 뜻한다. 따라서 2년 전 액면가 100만 원인 채권이 현재 시장에서 90만 원에 거래된다면 그 채권을 구입해 만기에 100만 원을 돌려받아 차익을 낼 수 있다. 또한 예금은 중간에 깨면 손실을 보지만, 채권은 중간에 채권 가격이 올라가면 팔아 매매차익도 챙길 수도 있다. 이때 매매차익과 할인차익은 전액 비과세다. 예금과 같은 점은 채권 시장가격이 하락해도 만기 시 액면가를 돌려받는다는 것이다.”

    채권 ETF도 인기

    최근 강남 큰손들이 대규모 채권투자에 나서고 있다는데.

    “한국 부자들은 부동산 투자를 주로 하는데, 금리가 높을 때는 통상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아 투자금을 채권으로 안전하게 불렸다가 금리가 떨어지면 차익 실현을 해 부동산에 다시 투자한다. 즉 채권과 부동산을 오가면서 경기 사이클이 내려갈 때와 올라갈 때 모두 수익을 낸다. 무엇보다 채권은 매매차익이 비과세라 10억 원을 차익 실현해도 세금을 한 푼도 안 낸다는 이점이 있어 부자들이 선호한다.”

    최근 젊은 투자자 사이에서 채권 ETF(상장지수펀드)도 인기다.

    “채권은 1~2년 이상 긴 호흡으로 투자해야 하는데, 채권 ETF는 주식처럼 쉽게 매매할 수 있어 젊은 투자자에게 인기가 높다.”

    국내 투자자가 많이 보유한 미국 장기채 3배 레버리지 ETF인 TMF 투자는 어떻게 보나.

    “최근 TMF가 70% 이상 상승했지만 그전에는 90% 이상 하락했다. 2020년 말 1억 원을 투자했다면 1000만 원이 됐다가 1700만 원 정도로 회복했을 것이다. 최근 70% 이상 상승한 것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이런 파생상품은 장기투자는 안 되고 스나이퍼처럼 투자할 수 있는 사람만 해야 한다.”

    최근 브라질 국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는데, 그 생각은 지금도 유효한가.

    “브라질 국채는 2023년 2월부터 추천했는데 여전히 투자하기 좋아 보인다. 브라질 국채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연 10% 이자를 준다는 것이다. 물론 최근 브라질 금리가 떨어져 국채 가격이 꽤 내렸지만, 연 10% 쿠폰이 목적이라면 지금도 좋은 투자처다. 일각에서는 브라질 통화인 레알의 약세를 지적하면서 브라질 국채투자를 부정적으로 전망하기도 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지난 10년간 레알 약세의 주요인은 브라질 고물가였는데, 앞으로 2년간 물가가 안정적으로 잡힐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또한 고금리 국가의 통화가 매력적인 순간은 고금리이면서 물가가 잡힐 때다. 현재 브라질 예금금리가 11%인데 물가 수준은 4.5% 정도다. 브라질이 바로 그런 상황이다. 물가가 더욱 안정화되면 레알은 강세로 전환된다.”

    현재 미국 국채투자는 어떻게 보나.

    “향후 1년 정도 호흡을 본다면 지금보다 미국 기준금리가 더 내려갈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 국채투자도 여전히 매력적이다. 단, 단기적으로는 좀 부담스러운 레벨이다. 따라서 미국 단기국채와 장기국채를 좀 적절하게 바벨전략으로 투자하길 권한다. 또한 2024년 중반 이후에는 미국 하이일드 채권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하이일드 채권이란.

    “하이일드 채권은 등급이 낮은 채권인데, 미국 하이일드 채권은 역사적으로 연준이 금리인하를 한 후 수익이 올랐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9년 금리인하를 하자 S&P500 지수가 25%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하이일드 채권 수익률은 60%였다. 하지만 하이일드 채권은 등급이 낮아 부도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ETF나 펀드로만 투자해야 한다. 절대 개별 채권에 투자해서는 안 된다.”

    엔화 2024년 강세 확률 높아

    현재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채권이 있다면.

    “엔화 표시 미국 국채 ETF다. 현재 엔화는 달러 대비 44% 저평가돼 있다. 1980년 이후 가장 큰 저평가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가 벌어지면서 엔화 약세가 시작돼 2024년 초반까지는 더 떨어질 것 같다. 하지만 2024년 연준이 금리를 인하해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가 줄어들면 엔화는 강세로 전환된다.”

    엔화가 원화와 다르게 움직이는 주원인은 무엇인가.

    “일본 금리가 너무 싸서 국내총생산(GDP)의 77%에 해당하는 규모의 자금이 해외에 투자돼 있다. 그런데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면 이 투자자금을 자국으로 다시 회수한다. 또한 현재 글로벌 투자자는 전 세계에서 대출금리가 제일 싼 일본에서 돈을 빌려 금리가 높은 나라에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일본 금리차가 줄어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투자자는 현물 엔화를 사들이는 쇼트커버링을 해야 한다. 2024년에는 이 부분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럴 때 엔화 표시 미국 국채 ETF에 투자하면 엔화 상승분과 미국 국채 가격 상승분까지 챙길 수 있다.”

    현재 가장 현명한 채권투자 전략은 무엇인가.

    “1~2년 전 발행된 채권을 사서 이자수익, 할인차익, 매매차익을 모두 챙기는 것이다. 예를 들어 2년 전 발행된 액면가 100만 원, 쿠폰 2%인 5년 만기 채권이 있다고 해보자. 최근 금리가 올라 이 채권의 시장가격이 90만 원으로 떨어졌다면 그 가격에 구입해 매년 이자 2%를 받고, 만기가 되면 액면가인 100만 원을 돌려받는 것이다. 이때 금리가 2% 이하로 떨어져 채권 가격이 액면가 이상 올랐다면 매매차익까지 챙길 수 있다.”

    2024년 채권투자자는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

    “한국 국채 40~50%, 브라질 국채 20~30%, 그리고 엔화 표시 미국 국채 20~30%면 훌륭한 포트폴리오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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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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