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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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낭자, 국내 유일 LPGA 대회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 들까

[김도헌의 골프 이야기] 10월 19일 파주 서원힐스서 개막… 고진영, 유해란, 김효주, 신지애 등 출전

  • 김도헌 스포츠동아 기자

    dohoney@donga.com

    입력2023-10-14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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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정규 대회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20만 달러·약 29억4500만 원)이 역대급 흥행 기대감 속에 10월 19일 경기 파주시 서원힐스컨트리클럽에서 개막한다. 중국(상하이)에서 시작해 한국→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일본(이바라키)에서 4주간 이어지는 ‘아시안 스윙’의 두 번째 대회인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세계 최정상급 선수 78명이 출전해 컷 없이 우승 상금 33만 달러(약 4억4000만 원)를 놓고 나흘간 열전을 펼친다.

    현재 국내에서 개최되는 유일한 LPGA 투어 대회인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1회는 2019년 부산 기장군 LPGA 인터내셔널 부산(현 아시아드CC)에서 열렸다. 2020년 대회는 코로나19 사태 탓에 무산됐고, 2021년 같은 장소에서 무관중으로 두 번째 대회를 치른 뒤 지난해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CC에서 세 번째 대회가 개최됐다.

    2021년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자 고진영(왼쪽)과 LPGA 투어 신인왕이 유력한 유해란은 올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대 기대주로 꼽힌다. [KLPGA 제공]

    2021년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자 고진영(왼쪽)과 LPGA 투어 신인왕이 유력한 유해란은 올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대 기대주로 꼽힌다. [KLPGA 제공]

    78명 타이거스 클로서 맞붙어

    2019년, 2021년 대회는 LPGA 투어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가 공동 주관했다. 첫해 우승 주인공은 KLPGA 투어 소속 장하나였다. LPGA 투어 대니얼 강(미국)과 3차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원년 챔피언이라는 영광을 안았다. 2021년에는 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고진영이 국내파 임희정을 극적으로 따돌렸다. 4라운드를 선두 임희정에게 4타 뒤진 공동 2위로 출발했지만 8타를 줄여 동타를 만든 뒤 연장 접전 끝에 ‘한국인 LPGA 통산 200승’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LPGA 투어 단독 주관으로 열린 지난해에는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가 정상에 올랐다. 앤드리아 리(미국)를 4타 차로 제치고 자신이 태어난 한국에서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감격을 맛봤다.

    2019년 7만394명 갤러리가 찾은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은 팬들에게 두 번째로 문을 개방한 지난해 8만1657명 갤러리가 운집해 대성황을 이뤘다. 올해는 수도권에서 처음 개최되는 데다, LPGA 투어에서 한동안 침체에 빠졌던 태극낭자들이 다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어 역대급 흥행몰이가 기대된다.



    LPGA 대회를 처음 개최하는 서원힐스는 대대적인 코스 리뉴얼을 통해 팬들을 맞을 준비를 마쳤다. 세계적인 코스 설계가 데이비드 데일이 참여해 페어웨이와 그린, 벙커 모양을 새롭게 가다듬었다. 86개 벙커를 새로 만들거나 손봤다. 세계 100대 코스를 기반으로 완성된 벙커는 호랑이가 발톱을 움켜쥐는 모양이라 ‘타이거스 클로’라는 이름도 붙었다.

    올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는 최정상급 LPGA 투어 선수 68명과 특별 초청 선수 8명, 대한골프협회(KGA)에서 추천한 아마추어 선수 2명 등 총 78명이 출전한다.

    ‘리빙 레전드’ 신지애 활약상 기대

    국내에서 개최되는 만큼 가장 큰 관심사는 한국 선수의 우승 여부다. 고진영을 비롯해 김효주, 유해란, 최혜진, 김아림, 김세영, 신지은, 안나린, 지은희, 이미향, 전인지 등 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주요 한국 선수가 모두 출사표를 던졌다. 2년 전 이 대회 챔피언인 고진영은 3월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과 5월 코그니전트 파운더스 컵에서 우승해 올 시즌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다승을 기록하고 있다. 그만큼 2년 만의 패권 탈환 의지가 남다르다.

    고진영의 2승 이후 오랜 시간 우승 갈증을 겪은 한국 여자골프가 최근 연이어 우승 소식을 전했다는 점은 ‘흥행 대박’을 기대케 하는 가장 큰 힘이다. 추석 연휴 기간이던 10월 2일 루키 유해란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감격적인 데뷔 첫 승을 수확했고, 10월 9일에는 김효주가 어센던트 LPGA에서 투어 통산 6승 고지에 오르는 등 태극낭자가 모처럼 2주 연속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유해란이 LPGA 투어 올해의 신인상을 사실상 예약했고, 김효주가 베어트로피(최저타수상) 수상이 유력하다는 점은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의 주목도를 한껏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리빙 레전드’ 신지애의 출전도 눈길을 끈다. KLPGA 투어에서 21승을 거두고 LPGA 투어에서도 11승을 챙기는 등 세계 프로골프 투어에서 통산 64승을 쓸어담은 신지애는 이번 대회에 유소연, 이정은6, 박성현 등과 함께 특별 초청 선수로 참가한다.

    1988년생 신지애는 올해 일본여자프로골프 투어에서 2승을 거두고 LPGA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과 AIG 여자오픈에서 각각 준우승, 3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세월을 거스르는 경기력을 뽐내고 있다.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처음 출전하는 그는 “오랜만에 고국에서 열리는 LPGA 투어에 참가하게 돼 마음이 설렌다”며 “나를 보려고 찾아오는 팬들을 위해 최고의 플레이를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정상급 여자골프 선수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은 또 다른 흥밋거리가 되기에 충분하다. 1위 릴리아 부(미국)를 비롯해 2위 인뤄닝(중국), 3위 고진영, 4위 넬리 코르다(미국), 5위 셀린 부티에(프랑스), 6위 김효주, 7위 이민지(호주) 등 여자골프 세계 톱10(10월 10일 기준) 중 8명이 한국을 찾아 날카로운 샷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세계 최고 여자골프 선수들이 펼칠 치열한 우승 경쟁.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이 2023년 가을 골프 팬들을 유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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