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15

2023.11.17

유해란, 4년 만에 LPGA 투어 신인왕 계보 이었다

[김도헌의 골프 이야기] KLPGA ‘루키 빅3’ 신인왕 경쟁에선 김민별이 최종 승리

  • 김도헌 스포츠동아 기자

    dohoney@donga.com

    입력2023-11-19 09:00:01

  • 글자크기 설정 닫기
     2023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뜨겁게 달군 김민별, 방신실, 황유민의 ‘루키 빅3’ 신인왕 경쟁은 결국 시즌 최종전에서 희비가 갈렸다. 김민별은 방신실(2승), 황유민(1승)과 달리 올 시즌 우승을 못 했지만 꾸준한 성적으로 대상 3위, 상금 6위를 기록하며 생애 단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신인왕의 영광을 안았다.

    태평양 건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선 유해란이 2019년 이정은6 이후 끊겼던 한국인 신인왕 계보를 4년 만에 다시 이었다. LPGA 투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정상적인 시즌을 치르지 못한 2020년에는 신인왕을 선정하지 않았고, 2021년부터 2년간은 태국 국적 선수인 패티 타와타나낏과 아타야 티띠꾼이 차례로 최고 루키상을 가져갔다.

    ‘아이언 샷’ 장기 살린 유해란

    유해란이 10월 1일(현지 시각)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 피너클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 정상에 올라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뉴시스]

    유해란이 10월 1일(현지 시각)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 피너클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 정상에 올라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뉴시스]

    KLPGA 투어 신인상은 매 대회 컷을 통과한 루키에게 포인트를 부여하고 이를 합산해 수상한다. 총상금 규모에 따라 1위부터 60위에게 주는 점수가 정해져 있다.

    LPGA 투어는 조금 다르다. 일반 대회 기준으로 1위에게 150점, 40위에게 10점을 주고 41위부터 컷을 통과한 나머지 선수에게는 모두 5점을 준다. 단, 5대 메이저대회(셰브런 챔피언십,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US 여자오픈, AIG 위민스 오픈,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의 포인트는 2배다. 1위를 하면 300점을 가져간다.

    유해란은 11월 13일 열린 안니카 드리븐 바이 게인브리지에서 공동 12위에 올라 누적 포인트 893점으로 2위 그레이스 김(호주·619점)을 274점 차로 따돌렸다.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결과와 상관없이 신인왕을 조기 확정한 것이다. 그는 최종전을 제외하고도 올 시즌 24개 대회에 출전했고, 10월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 우승을 포함해 톱10을 6번 기록했다.



    유해란은 어릴 때부터 성장 속도가 남달랐다. 숭일중 2학년이던 2015년 역대 최연소이자 첫 중학생 신분으로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이듬해 5월 프로선수들도 참가한 US 여자오픈 한국 지역 예선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해 그해 7월 본선 무대를 경험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은메달도 획득했다.

    KLPGA 드림투어(2부)에서 뛰던 2019년 8월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 ‘추천 선수’ 자격으로 나서 정상에 올라 정규투어 직행 티켓을 따냈고, 2020년 정규투어에 정식 데뷔했다. 유해란은 제주삼다수 마스터스 타이틀 방어로 1승을 거두며 그해 KLPGA 투어 신인왕을 차지했다. 2021년과 2022년 각각 2승을 챙기는 등 KLPGA 투어 통산 5승을 수확한 뒤 지난해 12월 LPGA 퀄리파잉 시리즈를 수석으로 통과하며 미국 진출의 꿈을 이뤘다.

    동양계 여자 선수로는 보기 드문 176㎝ 큰 키를 자랑하는 그의 장기는 아이언 샷이다. 유해란은 한국에서 뛸 때도 롱아이언을 가장 잘 치는 선수로 꼽혔다. 미국 무대 데뷔 첫해 신인왕뿐 아니라 그린적중률 2위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던 것도 날카로운 아이언 샷 구사 능력 덕분이다.

    박세리가 쏘아 올린 LPGA 신인왕 계보

    1962년부터 신인상을 시상한 LPGA 투어에서 한국인으로 첫 수상 영광을 안은 이는 ‘개척자’ 박세리다. 박세리는 1998년 신인상 포인트 1454점으로 2위 제니스 무디(스코틀랜드·609점)를 ‘더블 스코어’ 이상으로 제쳤다. 시즌 10번째 대회였던 그해 5월 맥도날드 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투어 첫 톱10을 챔피언으로 장식한 뒤 7월 초 그 유명한 ‘맨발의 투혼’을 보여주며 US 여자오픈에서 2승을 따냈다.

    박세리는 이어진 제이미 파 크로거 클래식에서도 정상에 올라 2주 연속 우승 및 시즌 3승을 신고했다. 2주 뒤 자이언트 이글 LPGA 챔피언십에서 또다시 패권을 차지하며 7월에만 3승을 올리는 놀라운 활약을 펼쳤고, 결국 첫해 4승을 수확했다. 박세리는 그해 올해의 선수 부문에서도 안니카 소렌스탐에 이어 2위에 올랐고, 2016년 은퇴할 때까지 LPGA 투어 통산 25승(메이저대회 5승 포함)을 거두며 전설로 남았다.

    이듬해인 1999년 ‘슈퍼 땅콩’ 김미현이 2승을 거둬 한국인 두 번째 LPGA 신인왕이 됐고, 2001년 한희원이 세 번째 ‘넘버1 신인’ 타이틀을 획득했다. 2004년 안시현, 2006년 이선화, 2009년 신지애에 이어 서희경(2011), 유소연(2012)도 영광을 안았다.

    한국 선수끼리 신인왕을 놓고 치열하게 승부한 해도 있다. 2015년 김세영(1523점)은 2위 김효주(1255점), 4위 장하나(874점)를 제쳤다. 그해 3위 이민지(호주·1163점), 5위 앨리슨 리(미국·748점) 등 교포 선수 2명까지 포함하면 루키 톱5가 모두 한국계였다. 이후 전인지(2016), 박성현(2017)이 바통을 이어받았고 고진영이 2018년, 이정은6가 2019년 신인왕에 올라 한국은 5년 연속 신인상 배출의 기쁨을 누렸다.

    유해란은 LPGA 신인왕을 차지한 14번째 한국 선수다. 이 중 KLPGA 신인왕을 경험한 선수는 신지애(2006), 이정은6(2016)에 이어 유해란이 3번째다. 신지애, 이정은6, 유해란 모두 KLPGA 신인상을 차지하고 나란히 3년 후 최고 무대로 꼽히는 LPGA에서 최고 루키라는 영광을 안았다는 점도 이채롭다.

    유해란을 제외한 한국 출신 신인왕 13명 중 첫해 활약을 발판으로 세계 랭킹 1위까지 오른 선수는 신지애, 유소연, 박성현, 고진영 등 4명이다. 미국 진출 첫해 신인상을 거머쥐며 좋은 출발을 알린 유해란이 선배들의 길을 따를지가 내년 시즌 LPGA를 지켜보는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