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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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의 ‘라이프 플랫폼’ 도전, 생존 위한 숙명!

메타버스 게임, 배달앱 잇달아 론칭해 고객 접점 확대 나서

  • 김지현 테크라이터

    입력2023-06-21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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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H농협은행이 론칭한 메타버스 게임 ‘독도버스’. [NH농협은행 제공]

    NH농협은행이 론칭한 메타버스 게임 ‘독도버스’. [NH농협은행 제공]

    ‘쏠야구’ ‘리브엠’ ‘독도버스’는 각각 스포츠 정보 애플리케이션(앱), 알뜰폰 서비스, 메타버스 게임이다. 일견 접점이 없어 보이는 이들 인터넷 서비스에 공통점이 있다. 바로 금융사가 운영하는 비(非)금융서비스라는 점이다.

    프로야구 정보, 알뜰폰 등 非금융서비스 다양화

    최근 국내 금융사들은 자사 홈페이지와 독자 앱을 통해 금융뿐 아니라, 고객의 일상생활을 돕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섰다.

    쏠야구는 신한은행 금융앱 ‘쏠’에서 제공하는 국내 프로야구 관련 서비스다. 경기 하이라이트를 비롯한 흥미로운 야구 관련 정보를 제공해 팬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리브엠은 KB국민은행이 내놓은 알뜰폰 서비스다. 토스 또한 ‘토스모바일’을 론칭하는 등 금융업계의 알뜰폰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독도버스는 메타버스로 구현된 독도를 배경으로 게임을 즐기는 NH농협은행의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서비스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월 배달앱 ‘땡겨요’를 출시해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에 이어 업계 시장점유율 4위를 기록했다.

    삼성카드의 반려동물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앱) ‘아지냥이’. [삼성카드 제공]

    삼성카드의 반려동물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앱) ‘아지냥이’. [삼성카드 제공]

    카드업계도 비금융서비스에 도전장을 냈다. 롯데카드 ‘디지로카’ 앱에는 본업이라 할 수 있는 카드 서비스 외에도 모빌리티 메뉴가 있다. 카드 사용자가 시외버스, 항공, 렌터카 등 교통수단을 예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다. 이 앱에는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 ‘띵’도 있다. 웹툰, 영상, 에세이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데, 롯데카드 회원이 아닌 사람도 사용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카드는 반려인을 위한 커뮤니티 앱 ‘아지냥이’를 2017년부터 서비스하고 있다. 반려동물과의 일상 모습을 업로드해 다른 이용자들과 소통하는 커뮤니티 기능은 물론, 수의사 상담 등 전문 서비스도 제공한다. 우리카드는 ‘우리WON마켓’의 ‘라이프’ 메뉴에서 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금융사들이 본업을 넘어 스포츠, 게임, 통신, 커뮤니티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애플페이, 삼성페이 같은 공룡 결제앱은 물론, 인터넷 스타트업까지 뛰어들면서 핀테크(금융+기술) 서비스는 금융산업 내 경쟁을 치열하게 만들었다. 금융사가 생존하려면 가입자를 확보해 이들이 자사 금융서비스를 통해 더 많은 예금과 결제를 하게끔 만들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가입자 확보 비용을 최소화하는 ‘마케팅 가성비’도 필요하다.



    기존에 금융사 마케팅은 각 분야 업체와 제휴하는 것이 주였다. 가령 카드사는 커머스, 배달, 예약, 모빌리티 등 서비스업체와 제휴해 수수료를 지불했다. 특정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 카드를 발급할 때 추가 마케팅 비용이 발생하는 것은 물론이다. 그간 금융사는 본업인 금융에 집중하면서, 금융을 매개로 한 일상 서비스는 마케팅 및 타사와의 전략적 제휴 대상으로만 본 것이다. 하지만 금융 분야에서 디지털 기술 혁신이 가속화하자 상황이 바뀌었다. 금융사가 독자 앱을 개발해 운영하고 직접 독자와 접점을 넓힐 수 있게 됐다.

    현대카드 ‘피코’ 등 서비스 중단도

    금융과 디지털 앱의 만남은 해외에서 먼저 시도됐다. 중국 ‘알리페이’ ‘위챗페이’는 슈퍼앱이자 라이프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단순히 금융서비스뿐 아니라 배달, 쇼핑, 모빌리티 이용 등 일상 전반으로 영역을 확대한 것이다. 금융앱의 롤모델은 국내에도 있다. 카카오는 메신저로, 네이버는 검색포털로 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를 연결해 빅테크로 거듭난 바 있다. 금융사도 금융서비스라는 강력한 ‘콘텐츠’가 있는 만큼 이를 중심으로 디지털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금융업계에 진정한 의미의 라이프 플랫폼이 등장하려면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당장 흥행 실패로 서비스가 중단된 앱도 여럿이다. 우리은행 ‘위비톡’이나 현대카드의 쇼핑몰 검색엔진 ‘피코’, 삼성카드의 육아 커뮤니티 앱 ‘베이비스토리’ 등 각 금융사가 야심 차게 론칭한 서비스가 중단됐다. 현재 운영되는 비금융서비스도 대부분 성적이 좋지 못하다. 그럼에도 금융업계는 여러 서비스를 통합한 금융 슈퍼앱을 구축하고자 다양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라이프 플랫폼에 대한 도전은 금융사의 외도가 아닌, 본업에 충실하면서 생존해나가기 위한 숙명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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