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행은 굉장히 복잡하고 어렵다. 얼마 전 애플이 MR(혼합현실) 헤드셋 ‘비전 프로’를 출시한 것을 보면 첨단기술이 일상에 스며든 미래가 점점 더 가까워짐을 느낀다. 반대로 걸그룹 뉴진스 등장 이후 ‘Y2K’(2000년대 초반 유행)가 돌아온 것을 보면 세상이 과거로 되돌아가는 느낌도 든다. 정말 알 수 없는 유행의 조합인 셈이다. 어쩌면 유행이라는 단어보다 개성이라는 단어가 더 잘 어울리는 시대가 된 건 아닌가 싶다. 실제로 Z세대는 어떤 것이 유행이고 트렌드라고 말하기보다 “나는 이것을 좋아한다”는 표현을 더 많이 쓴다. 첨단기술과 Y2K가 공존하는, Z세대가 좋아하는 것들을 확인해보자.
# 프로필 사진, 1만 원 이하로 찍는 법
사진 애플리케이션(앱) ‘스노우’가 최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나만의 프로필 사진을 만들어주고 있다. [스노우 앱 캡쳐]
그런데 최근 집에서 부담 없이 프로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 사진 애플리케이션(앱) ‘스노우’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나만의 프로필 사진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스노우는 3300~66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프로필 사진 수십 장을 생성해준다. 자신의 셀카 10~20장을 업로드하면 스노우가 AI로 대표적인 프로필 사진 포즈들을 합성해주는 방식이다. 손을 턱에 대거나, 몸을 왼쪽으로 완전히 돌린 채 얼굴만 정방향을 보는 포즈 등이 그것이다. 이용자들의 후기를 보면 적어도 5장은 건질 수 있다고 하니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로 따지면 괜찮은 편이다. 아직 여성용 서비스만 출시돼 있고 이용자가 많아 오류 및 지연이 다수 발생하는 상황인데, 이런 부분만 개선된다면 더 많은 사람이 오프라인 대신 스노우로 프로필 사진을 찍지 않을까 싶다.
# Y2K 감성의 표본, 엠알케이(MRK)
2000년대 초반 유행하던 엠알케이(MRK) 잡지를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에서 다시 구매할 수 있다. [텀블벅 홈페이지 캡처]
왜 엠알케이 얘기를 하는가 하면,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에서 지금 엠알케이 편지지를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엠알케이 펀딩은 오픈 전부터 여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을 탔는데, 아무래도 M세대와 더불어 Z세대의 추억이 담긴 물건이라서 그런 듯하다. 이제는 이 편지지를 쓸 곳이 없지만 갖고 있으면 과거 향수에 잠길 수 있는 건 사실이다. 또 최근 Z세대 사이에서는 엄마 허락을 안 받고 1.5L 우유에 ‘제티’ 타 먹기 등 어른이라서 누릴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들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엠알케이 울트라 편지’를 구매한다면 이 역시 Z세대에게 비슷한 즐거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 팝업의 정석, ‘제주위트 시장-바’
서울 광장시장의 힙한 이미지를 제대로 살린 ‘제주맥주’ 팝업스토어가 얼마 전 문을 열었다. [제주맥주 인스타그램 캡처]
안주로는 광장시장의 대표 음식인 빈대떡 등을 판매한다. 제주맥주와 요즘 유행하는 약과로 만든 크림치즈 약카롱 세트를 구매하면 라벨링이 된 바코드에 본인이 원하는 문구를 넣어 주는 센스 가득한 서비스도 있다. 또 옛날 시장처럼 홍보용 전단을 돌리고 포장마차에서나 볼 수 있는 도구를 사용하는 등 콘셉트에 충실한 모습이다. 송은이, 김숙, 노홍철 등 다양한 연예인과 심야포차를 진행하면서 세계관도 확장하고 있다. 지금은 제주맥주 팝업이 여의도 더현대 서울 등 다양한 장소에 있지만 광장시장에서 포문을 연 건 아주 좋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든다. 광장시장에 팝업을 여는 건 흔치 않은 일인 데다, 공간 특성상 가장 힙한 이미지를 가져가야 하는 주류 브랜드에 더 없이 좋은 결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