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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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3연속 자이언트 스텝 단행, 연말 기준금리 4.4% 간다

국내 부동산시장 추가 하락·수출 부진·기업 실적 악화 예상

  • 안예하 키움증권 투자전략팀 애널리스트

    입력2022-09-23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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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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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유례없는 수준의 높은 금리인상 속도를 보이고 있다. 6월과 7월에 이어 9월 21일(현지 시간)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3.00~3.25%로 75bp(1bp=0.01%p) 인상했다. 이로써 정책금리 수준은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게 됐으며, 6월 FOMC 이후 부각되던 속도 조절 기대는 크게 약화됐다.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 근원물가(농산물이나 석유 등 주변 환경에 민감하지 않은 물품을 기준으로 산출하는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자 일각에서는 100bp 인상 가능성도 제기된 바 있으며, 그만큼 내년까지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 연준의 역할은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파월 연준 의장 “성장보다 물가 안정 우선”

    연준 성명서를 보면, 미국 경제 여건은 그간 금리인상에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소비지표 및 생산지표가 완만한 성장세이고, 고용시장 역시 견조한 양상을 보여 경제 상황이 크게 변화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또 수급 불균형으로 음식료 및 에너지 가격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나타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다시 부각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또한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연준 성명서는 크게 변화하지 않은 가운데 경제 전망과 점도표는 수정이 있었다. 9월 경제 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을 0.2%, 2023년 성장률을 1.2%, 2024년 성장률을 1.7%로 전망하며, 장기 성장 전망치가 1.8%를 하회하는 수준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간담회에서도 언급했듯이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수준의 성장세를 감내해서라도 물가 안정을 위해 긴축 정책을 이어갈 것임을 시사한 셈이다. 실업률 또한 올해 3.8%, 내년 4.4%로 상향 조정했는데, 이는 수요 약화를 일부 용인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가상승률 또한 올해 5.4%, 내년 2.8%로 각각 0.2%p씩 상향했다. 근원물가 상승률 또한 올해 4.5%, 내년 3.1%로 상향 조정했다. 특히 내년 근원물가를 0.4%p 상향했는데, 주거비 상승 압력이 빠르게 완화되지 않으리라고 판단한 것이다.

    점도표 또한 크게 상향 조정됐다. 올해 말 금리 수준은 4.4%로, 지난 6월 전망치 3.4%보다 크게 상향됐다. 또한 내년 금리 수준을 4.6%로 제시해 2023년에도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질 수 있음을 내비쳤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말까지 추가적으로 125bp 인상을 예고한 것이며, 사실상 자이언트 스텝(0.75%p 인상)이 이번 9월이 마지막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11월에도 추가적으로 75bp 인상을 단행하고, 12월에는 50bp 인상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9월 FOMC 직후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ME Fedwatch)를 통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 반영된 금리 수준을 살펴보면 11월 75bp 인상 가능성을 63.5%, 50bp 인상 가능성을 36.5%로 반영하고 있다. 12월 또한 이후 추가적인 50bp 인상을 가정했을 때 4.25~4.50% 정책금리 수준을 61.5%로 반영 중이다. 11월 초 FOMC 이전까지 발표될 CPI 등이 금리인상 가능성을 변화시킬 수 있겠지만 7~8%대 물가상승 압력을 감안하면 연준이 11월 FOMC에서 75bp 인상을 단행할 것임은 기정사실로 봐야 한다.

    연준은 이번 FOMC를 통해 기대 인플레이션을 계속해서 낮추기 위해 통화 정책 불확실성을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 추가적인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올해 말 금리인상 속도가 완화될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를 크게 낮췄고, 내년까지도 금리인상이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하며 금리인하 가능성을 차단했기 때문이다. 물론 어느 시점에는 금리인상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지만, 이 또한 불확실하다는 인상을 줬다. 정책 방향이 긴축임을 확실하게 제시하면서 모호함을 남겨 기대 인플레션이 재차 높아지는 것을 차단하는 게 이번 FOMC의 목표였다고 봐도 무방하다.

    한국은행도 금리인상 100bp 이상 불가피

    이렇게 미국의 긴축 속도가 빨라지면서 연준과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0.75%p 역전됐다. 가장 최근 금리인상 사이클인 2015~2019년 당시 최대 금리 역전 폭이 0.75%p 수준이었고, 2000년 이후 최대 역전 폭이 1.50%p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이번 인상 사이클에서도 한미 금리 역전 폭은 1.00~1.50%p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최종 금리 수준을 5.00%로 가정할 때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최소 3.50% 이상으로 봐야 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합리적이라고 판단된다. 결국 현재 2.50% 수준에서 최소 100bp 이상 금리인상이 추가적으로 진행될 것임을 의미하는 셈이다.

    이런 유례없는 수준의 공격적인 긴축 사이클은 실물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추가적인 금리인상으로 은행들의 대출금리 상승 또한 불가피하며, 추가적인 경기 위축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시중금리는 정책금리 3.75%까지도 반영하면서 가파르게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결국 국내 부동산 경기의 추가 위축과 대외 경기 변화에 따른 국내 수출 부진, 기업들의 실적 악화 등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뿐 아니라 높아진 금리가 다시 낮아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이는 결국 경기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연준은 이번 9월 점도표를 통해 2024년에는 금리인하를 바라보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적어도 내년까지는 금리인하 기대는 완전히 차단했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과거 금리인상 사이클 후반기에는 점차 인하 사이클로 돌아설 수 있다는 기대가 강화되면서 시장금리가 선제적으로 반응해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번 사이클에서는 그 일반적인 패턴을 기대하기는 제한적이다. 물가가 하락 중이기는 하지만 절대적으로 높은 레벨을 고려하면 연준의 ‘피봇’(기조 전환)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며, 이는 결국 현재 높아진 금리 수준이 더 지속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아직까지 한국과 미국 모두 금리인상 여력이 남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에 대응한 리스크 관리와 보수적 투자가 적절해 보인다.

    대출자 연간 이자 증가 인당 128만 원 예상

    미국 연준이 3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0.75%p 인상)을 단행하면서 은행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가 조만간 7%를 넘어 8%대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이번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한미 기준금리가 재역전되면서 금리차를 좁히기 위해 빅 스텝(0.5%p 인상)을 단행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9월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5대 은행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4.11~6.456%로 금리 상단이 이미 6% 중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가 0.25%p 인상될 때마다 대출자 인당 연간 이자 부담이 16만1000원씩 늘어날 것으로 추산한다. 지난해 8월 이후 기준금리가 2%p(연 0.5→2.50%) 오른 것을 감안하면 인당 연간 이자 증가액은 128만8000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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