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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박사 우황제 “지금이 반도체株 투자 적기”

“삼성전자 주가 반등한다”

  •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반도체 박사 우황제 “지금이 반도체株 투자 적기”



최근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와 경기 둔화 불안이 증시에 충격을 주면서 미국 반도체 관련주가 휘청거리고 있다. 서학개미들은 미국 반도체 주가가 바닥에 다다랐다는 판단에 반도체주를 집중 매수하고 있다. 4월 26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3월 23일부터 4월 22일까지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반도체 지수를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ETF(SOXL)’로 나타났다. 순매수 2위는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와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 기업 엔비디아였다.

이처럼 개인투자자의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반도체 시장 전망은 밝지 않다. 4월 21일 도이치은행이 엔비디아의 목표 주가를 255달러로 10.5% 하향 조정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대장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반도체 시장에 언제쯤 봄바람이 불까. ‘현명한 반도체 투자’ 저자인 우황제(34) 박사는 “조만간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고 주가도 반등할 것”이라며 “지금이 반도체 종목 투자 적기”라고 강조한다. 우 박사는 연세대에서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하고 동대학원에서 반도체 소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차세대 반도체 공정·소재를 전공한 우황제 박사는 반도체 산업이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영철 기자]

차세대 반도체 공정·소재를 전공한 우황제 박사는 반도체 산업이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영철 기자]

반도체 수요 주기 파악하고 투자해야

반도체 산업을 어떻게 전망하나.

“컴퓨터, 스마트폰, 태블릿PC, 웨어러블 기기, 가전, 사물인터넷뿐 아니라, 메타버스까지 다양한 제품에 반도체 칩이 사용되고 있고 칩 성능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거의 모든 제품에 반도체 칩이 탑재되고 있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처럼 일상에서 헤드셋을 착용하고 메타버스에 접속할 날도 머지않았다. 반도체 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있으며, 반도체 기업은 더 많은 돈을 벌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도체 시장에서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가 궁금하다.

“요즘 점점 많이 사용되는 분야는 서버다. 사람들이 유튜브에 영상을 올릴 때마다 서버에 계속 저장된다. 이 영상을 저장하고 재생할 때 반도체가 많이 필요하다. 사진, 영상, 자료를 저장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도 서버다. 수많은 기업이 비즈니스 모델을 인공지능(AI) 중심으로 확대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반도체에 수많은 데이터를 저장해야 하고 이 데이터를 계속해서 연산 처리해야 한다. 인공지능 반도체도 성장세가 가파르다.”



자율주행 분야 성장도 반도체 산업 확대를 이끌고 있다.

“내연차에는 반도체 칩이 50~100개 들어가는 반면, 전기차에는 1000~2000개가 사용된다. 대충 계산해도 10년 정도 후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로 대체되면 반도체 시장은 10~20배 커진다.”

반도체 산업의 성장이 자명한데, 왜 많은 투자자가 반도체 기업 투자에 실패할까.

“반도체 산업을 깊이 이해하지 못해 투자에 실패했을 수도 있고, 투자 자체를 잘못해 실패했을 수도 있다. 주변 사례를 보면 후자의 경우가 더 많다. 반도체 산업이 계속 성장한다는 것은 반도체가 매일매일 더 많이 팔린다는 뜻이 아니다. 반도체는 유독 많이 팔리는 시기가 있고 굉장히 적게 팔리는 시기가 있다. 이 주기를 잘 파악해 투자해야 한다.”

그 주기는 어떻게 파악하나.

“메모리 반도체는 판매 주기가 명확한데, 시스템 반도체는 그렇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시스템 반도체도 특정 시기에 많이 팔렸다가 적게 팔리는 현상이 빈번하게 목격된다. 주기 파악이 어렵다면 뉴스를 보는 것만으로도 투자 시점을 파악할 수 있다. ‘반도체 산업이 좋다’는 뉴스가 나오면 이미 주가가 많이 올랐을 것이므로 이럴 때는 매수하면 안 된다. ‘안 좋다’는 이야기가 점점 확대되면서 주가가 꺾이다 반도체에 대한 관심이 싹 식을 때 투자에 나서야 한다.”

삼성전자 반도체 재고 역대 최저

최근 반도체 관련 종목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 지금이 매수 기회라고 보나.

“지난해 가을부터 반도체 업황이 단기적으로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가 9개월 이상 꺾였다. 이제 곧 반도체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기업들도 다시 공장 가동을 확대하면서 제품 판매를 늘려갈 것이다. 투자하기 좋은 시기라 본다.”

삼성전자 주가가 6만5000원대로 곤두박질했다. 삼성전자 주가도 반등할까.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반도체 업종은 상승 사이클을 타면서 주가가 올랐다. 주가는 올라가면 내려온다. 반도체 기업은 반도체 칩을 만들어 창고에 한두 달 보관했다 파는데, 수요가 부진할 때는 창고에 오랫동안 묶여 있게 된다. 하지만 지금은 수요가 많아 재고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반도체 재고가 역대 최저치다. 반도체가 2주 만에 바로바로 팔려나가는 상황이다. 곧 재고가 부족한 상황까지 올 수 있다. 그때가 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이익이 급격히 치솟을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주가도 올라갈 것이다.”

반도체 시장은 팹리스 기업이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삼성전자는 불리한 것 아닌가.

“얼마 전까지 미국 엔비디아, AMD처럼 반도체 칩을 설계하는 팹리스 기업이 잘 나가다 보니 국내 기업도 제조만 해선 안 된다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제조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반도체 칩을 만드는 난도가 높아져 제조할 수 있는 파운드리 기업이 세계적으로 몇 곳 안 되기 때문이다. 팹리스 기업이 갑이고 파운드리 기업이 을인 것 같지만 요즘은 상황이 달라졌다.”

인텔 투자가치 높다

요즘은 파운드리 기업이 갑이라는 말인가.

“파운드리 기업이 어느 때는 갑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반도체 제조를 하려면 계속 설비에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한다. 설비 투자를 했는데 칩을 잘 만들지 못하면 이익을 많이 낼 수 없다. 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처럼 특별한 제조 기술이 있어 팹리스 기업이 모두 찾는 곳이라면 투자가치가 높다. 같은 이치로 팹리스 기업도 칩을 잘 만든다면 투자가치가 있는 것이다. 팹리스와 파운드리는 유기적 관계다.”

TSMC가 투자가치가 있다고 보나.

“반도체 제조 기술력이 뛰어난 TSMC는 고사양 칩을 독보적으로 만들 수 있는 기업이다. 당연히 투자가치가 있다. 팹리스 기업 중에서는 엔비디아가 인공지능에 사용되는 칩을 잘 설계한다. 결론적으로 파운드리, 팹리스 각 분야에서 뛰어난 기업을 주목해야 한다.”

인텔은 어떻게 전망하나.

“인텔은 2014년부터 6년간 정체돼 있었다. 인텔은 원래 CPU(중앙처리장치)를 잘 설계하는데, 신사업에 신경 쓰다 보니 제조에 소홀해졌고 경쟁사에 비해 제조 기술력이 밀리게 됐다. 이로 인해 차세대 제품 출시가 지연되면서 경쟁사에 시장점유율을 뺏겼다. 반면, 경쟁사 AMD는 오직 설계만 한다. 인텔이 멈칫하는 사이 뛰어난 설계도를 가지고 더 뛰어난 제품을 만들어 주가도 상승했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인텔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투자자들은 인텔에 대해 호불호가 확실하다. 미국은 설계 기업은 많지만 제조 기업이 부족하다. 그런데 미국에서 반도체 제조를 잘하는 기업이 바로 인텔이다. 최근 제조의 중요성이 부각되니 미국 정부가 인텔에 여러 혜택을 주고 있다. 미국에서 설계한 반도체를 미국 내에서 직접 만들자는 의견이 형성돼 인텔이 수혜를 받고 있다. 이런 이유로 나는 인텔을 긍정적으로 본다.”

최근 파운드리는 미세공정 싸움이 치열하다. 인텔이 TSMC나 삼성전자의 기술을 따라잡기에는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전 세계에서 고사양 반도체를 제작할 수 있는 기업은 TSMC, 삼성전자, 인텔뿐이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 점유율이 55%, 삼성전자는 15% 정도다. 올해 TSMC의 설비 및 개발 투자 금액이 50조 원, 삼성은 15조 원이다. 인텔은 이제 시작이다. 인텔뿐 아니라 삼성전자도 TSMC의 높은 벽을 넘어서기는 힘들다. 하지만 파운드리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어 삼성전자와 인텔도 그 수혜를 누리게 될 것이다. 3등 위치에서도 잘나갈 수 있다는 뜻이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 주도권은 어디로 넘어갈 것으로 보나.

“테슬라 자동차는 운전하는 동안 끊임없이 찍은 주변 사진들을 해석해 자율주행을 한다. 이때 하루에 찍는 사진 용량이 4테라바이트, 즉 4000기가 정도다. 어마어마한 양이다. 그만큼 앞으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가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메모리 반도체에는 D램과 낸드플래시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D램을 제조할 수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개밖에 없다. 신규 경쟁 기업이 들어오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영역이다. 낸드플래시를 만드는 기업은 삼성전자, 키옥시아, 웨스턴 디지털,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5개가 있다. D램뿐 아니라 낸드플래시도 기술이 점점 발전하고 있어 신규 기업이 들어가기 힘들다. 오히려 키옥시아나 웨스턴 디지털처럼 투자를 확대하기 어려운 기업은 정리될 수 있다.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 패권을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한국 기업 가운데서 투자 기회가 나올 수 있다.”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는 어떤 기업을 주목해야 하나.

“고사양 시스템 반도체를 잘 만드는 기업은 미국 엔비디아와 인텔을 꼽을 수 있다. 자율주행차 분야에서는 네덜란드 NXP, 독일 인피니언 같은 기업이 대표적이다. 투자할 때 반도체는 종류가 다양한 만큼 분야별로 따져봐야 한다.”

제2의 엔비디아가 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 있다고 보나.

“엔비디아는 인공지능 GPU(그래픽처리장치)에 독보적 기술력을 지니고 있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아쉽게도 지금은 그 분야에서 엔비디아만 한 기업이 없다. 인공지능 분야처럼 성장할 다른 시장도 없다. 엔비디아처럼 눈에 띄게 성장할 기업을 찾기 힘들다.”

반도체 소재 종목 장기적으로 수익 기대

우황제 박사는 메모리 반도체 패권을 한국이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GettyImages]

우황제 박사는 메모리 반도체 패권을 한국이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GettyImages]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10년, 15년을 바라봤을 때 저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업이 있다면?

“영국 ARM이다. ARM은 2010년대까지는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CPU도 사용하기 위해서는 언어가 필요한데 2010년 전에는 모두 인텔 언어가 쓰였다. 그런데 2010년대 들어서 스마트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자 배터리 소모량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했다. 이때부터 저전력 강점을 가진 ARM 언어가 급속도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현재 모바일에서 ARM 점유율이 95%가량이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서버, 클라우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등을 이용하는데 쓰이는 전력이 전체의 3% 정도인데, 10~20년이 지나면 10% 이상이 된다. 반도체 칩이 전력 소모를 줄이는 방향, 즉 ARM 언어를 적극적으로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지배 가능성 높은 또 다른 반도체 기업이 있나.

“물론 인공지능 반도체 기업이다. 인공지능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해 인공지능 내에서 머리 역할을 하는 CPU, GPU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뉴로모픽 분야도 차츰 성장해 NPU(신경망처리장치)도 점점 발달할 것이다. 그에 맞춰 반도체 제조 기술과 설계 공장도 바뀌어야 하는데, 이 과정을 주도하는 기업이 향후 시장도 지배할 것으로 본다. 인공지능 반도체 분야에서 선두인 IBM, 카메라 이미지 센서를 잘 만드는 소니, AP 시장에서 저력을 갖춘 대만 미디어텍이 그런 기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장비와 소재 기업도 유망한 투자 종목으로 꼽힌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를 제조하는 네덜란드 기업 ASML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도 많다. ASML 이외에 주목해야 할 장비업체가 있나.

“ASML에서 제조하는 EUV 노광 장비에는 부품이 8000개 이상 들어간다. 이 부품 가운데 특수한 부품을 만드는 기업을 주목해야 한다. 대표적 기업으로 일본 레이저텍과 호야, 오스트리아 IMS가 있다. 하지만 이 기업들은 EUV 부품 이외에 다른 제품들도 제조하기 때문에 주가에 다양한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ASML만큼 좋은 투자처가 아닐 수 있다는 얘기다.”

투자자 입장에서 주목할 만한 국내 반도체 기업이 궁금하다.

“국내 반도체 기업은 130개가 넘는다. 매달 100만 원씩 주식을 매수해 5년 이상 장기투자하는 투자자라면 소재 기업을 추천한다. 반도체 성능이 올라가면 제조 공정이 더 복잡해지고 공정 수도 많아진다. 그럼 당연히 제조에 들어가는 소재의 양도 늘어난다. 장기적으로 소재 기업은 돈을 벌기 쉬워지는 것이다. 대표적인 소재 기업으론 원익머트리얼즈, SK머티리얼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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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37호 (p36~39)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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