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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CJ 회장 장남 이선호 임원 승진, 경영승계 시계 빨라진다

CJ올리브영 상장 후 승계 자금 마련?… ‘남매경영’ 본격 시동

  • 강현숙 기자 life77@donga.com

이재현 CJ 회장 장남 이선호 임원 승진, 경영승계 시계 빨라진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31)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 담당 부장이 2022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식품전략기획1담당 신임 임원(경영리더)으로 승진했다. 2021년 초 CJ제일제당에 복귀하고 1년 만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승진과 함께 경영승계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CJ그룹은 최근 인사에서 그룹 내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전원을 유임했다. 안정된 리더십을 바탕으로 실행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사장과 총괄부사장, 부사장, 부사장대우, 상무, 상무대우로 나뉘어 있던 6개 임원 직급을 모두 ‘경영리더’ 단일 직급으로 통합한 것. 이선호 신임 임원을 포함해 역대 최대 규모인 53명이 경영리더로 발탁됐다. 30대 임원 4명을 비롯해 1980년 이후 출생자도 8명 포함됐다. 또한 여성 신임 임원의 약진도 두드러져 총 11명이 승진했다.

K-푸드 핵심 사업 담당

비비고와 LA 레이커스의 파트너십 행사에 참석한 이선호 경영리더 (왼쪽에서 세 번째). [사진 제공 · CJ제일제당]

비비고와 LA 레이커스의 파트너십 행사에 참석한 이선호 경영리더 (왼쪽에서 세 번째). [사진 제공 · CJ제일제당]

이번 인사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단연 이선호 경영리더다. 1990년생으로 미국 컬럼비아대 금융경제학과를 졸업했다. 2013년 그룹 공채에서 신입사원으로 CJ제일제당에 입사해 2017년 부장으로 승진, 바이오사업팀과 식품전략기획팀에서 근무했다. 인사 때마다 임원 승진 가능성이 예견되기도 했다. 하지만 2019년 변종 대마초 밀반입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이로 인해 회사에서 정직 처분을 받아 경영승계에 제동이 걸리는 듯했다. 그로부터 1년 4개월 뒤인 2021년 1월 이선호 경영리더는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 담당 부장으로 복귀했다. 당시 CJ제일제당은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글로벌비즈니스 부서를 신설했는데, 한 달가량 부장 자리를 비워두며 이 경영리더의 복귀에 힘을 실었다.

비건용 비비고 만두와 김치. [사진 제공 · CJ제일제당]

비건용 비비고 만두와 김치. [사진 제공 · CJ제일제당]

현재 이 경영리더는 K-푸드 사업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1년 9월 비비고 브랜드와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의 파트너십 계약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CJ그룹 일가는 통상적으로 대외활동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 특징인데, 이 경영리더는 파트너십 체결 당시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 이목을 모았다. 최근에는 CJ제일제당의 미래 글로벌 먹거리로 꼽히는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PlanTable)’ 론칭에 참여하는 등 신사업 전략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플랜테이블의 첫 번째 제품은 글로벌 히트를 친 비비고 만두를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든 비건용 만두다. 국내와 호주, 싱가포르에서 처음 출시했다.

앞으로 이 경영리더가 맡게 될 주 업무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CJ 관계자는 “미주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 전략을 모색하는 일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특히 비건 식품 등 미래 글로벌 먹거리를 발굴해 트렌드를 선도하는 일을 담당할 것”이라고 전했다.



임원 승진으로 승계 작업 밑그림

이경후 CJ ENM 경영리더. [사진 제공 · CJ그룹]

이경후 CJ ENM 경영리더. [사진 제공 · CJ그룹]

재계 안팎에서는 CJ그룹의 경영승계 작업이 본격화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CJ그룹은 장자승계 원칙을 고수해 그동안 이 경영리더는 유력한 후계자로 꼽혀왔다. 또한 이재현 회장의 건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승계 시기도 한층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승계 재원으로 주목받는 CJ올리브영도 2022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1년 11월에는 미래에셋증권과 모건스탠리를 기업공개(IPO)를 위한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현재 CJ올리브영은 점포 수 기준 국내 헬스 앤드 뷰티(H&B) 스토어 시장 1위다. 2021년 3분기까지 매출 1조5176억 원으로 현재 시장에서 평가받는 기업가치는 2조 원이 넘는다. CJ올리브영 최대주주는 지분 55.24%를 소유한 지주사 CJ다. 그다음으로 이선호 경영리더가 11.09%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경영리더가 CJ올리브영 상장 후 지분을 매각해 해당 자금으로 CJ 지분을 확보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이 경영리더는 2021년 1·3분기에 CJ 신형우선주를 꾸준히 매입해 지분율을 25.16%까지 늘렸다. 신형우선주는 당장은 의결권이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 보통주로 전환된다. 미래 경영을 위한 포석인 셈이다.

이 경영리더의 누나인 이경후 CJ ENM 경영리더는 CJ올리브영 지분 4.26%, CJ 신형우선주 지분 24.19%를 갖고 있다. 이경후 경영리더는 ‘포스트 이미경’(CJ그룹 부회장)으로 불리며 그룹 내 입지를 착실히 다지고 있다. CJ제일제당과 CJ ENM은 CJ그룹의 중추 역할을 하는 핵심 계열사로 이선호·이경후 경영리더는 아버지 이재현, 고모 이미경과 마찬가지로 향후 남매경영체제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선호 경영리더는 식품과 바이오, 이경후 경영리더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경후 경영리더는 1985년생으로 미국 컬럼비아대 불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조직심리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1년 CJ주식회사 사업팀에 입사해 CJ오쇼핑 상품 기획과 방송 기획 관련 조직을 거쳤다. 2016년 미국지역본부에 합류해 한류 콘서트 ‘케이콘’을 흥행으로 이끌었다. 2017년 상무대우, 2018년 상무, 2020년 부사장대우로 승진했다. 이경후 경영리더가 이끄는 CJ ENM 측은 2021년 11월 미국 할리우드 유명 제작 스튜디오 ‘엔데버콘텐트’ 경영권을 포함해 지분 약 80%를 7억7500만 달러(약 920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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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21호 (p22~23)

강현숙 기자 life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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