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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철 기자의 건강萬事

해빙기 꽈당 하면 건강이 넘어간다

뼈와 근육 약한 노년층 관절 질환 요주의…거동 불편하면 감염성 질환에 우울증 올 수도

  • 최영철 주간동아 기자 ftdog@donga.com

해빙기 꽈당 하면 건강이 넘어간다

해빙기 꽈당 하면 건강이 넘어간다
지난겨울 매일같이 걷기운동을 하던 김모(65) 할머니는 공원길에서 빙판을 미처 보지 못해 넘어졌다. 충격과 함께 엉덩이 부근에 통증이 느껴졌지만 ‘곧 괜찮아지겠지’ 싶어 파스를 붙이고 찜질을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통증이 점점 심해졌고, 심지어 거동조차 어려워져 외부 활동을 아예 못 하게 됐다. 김 할머니는 결국 심한 통증과 외부 단절에 의한 우울증으로 현재 고관절 치료와 함께 우울증 치료도 받고 있다.

요즘처럼 얼음이 녹는 해빙기는 관절 질환의 ‘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시기다. 특히 연일 폭설이 내린 후에는 더욱 그렇다. 살얼음이 낀 곳에서 넘어지는 낙상사고가 잦고, 황사로 외출 자제로 활동량이 줄어드는 데다 근육이 빠르게 이완돼 관절 질환에 취약해지기 쉬운 시기이기 때문이다. 특히 얼음이나 눈이 녹을 때는 길 곳곳이 젖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관절 질환의 경우 잘못 관리하면 자칫 2차 질환을 동반할 수 있으므로 노화로 뼈와 근육이 약해진 노년층이라면 각별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

고관절 질환, 2차 질환 주의보

해빙된 살얼음 길에서 주로 일어나는 낙상사고의 최고 피해 부위는 엉덩이관절이라 부르는 고관절이다. 엉덩방아를 찧으면 고관절이 삐거나 금이 가기 때문이다. 골반 뼈와 허벅지 뼈를 이어주는 고관절은 우리 몸에서 두 번째로 큰 관절로, 골반을 통해 전달되는 체중을 지탱할 뿐 아니라 걷고 뛰는 등 다리 운동이 가능하게 해준다. 고관절이 골절된 경우, 부상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간과하기 쉽다. 위치와 특성상 뼈가 잘 붙지 않고 치료도 어려워 낙상 이후 통증이 있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 검진하는 것이 현명하다.

가벼운 골절이라면 골절 부위를 고정해 뼈가 붙기를 기다리는 자연 치료가 가능하지만, 증상이 심각하다면 골절 부위에 따라 인공 고관절 치환술 등 수술적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초기 치료 시기를 놓치면 수술적 치료를 피하기 어렵고 회복기간도 길어지며, 최악의 경우 걷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



특히 노년층은 골밀도가 낮아 작은 충격에도 골절 위험이 높을뿐더러, 통증으로 장시간 눕거나 앉아 있을 경우 피부가 압박돼 짓무르거나 괴사하는 욕창 같은 2차 질환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욕창은 혈액순환이 잘 안 돼 조직이 죽어가는 일종의 궤양으로,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압박이 주로 뼈 돌출부에 가해짐으로써 생기며, 우리 몸 어느 부위에서든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고령자는 고관절 골절을 입고 병상에 누워 있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심폐 및 방광 기능이 저하돼 방광염이나 폐렴 같은 감염성 질병에도 쉽게 노출되곤 한다.

정광암 강남힘찬병원 원장은 “고관절 골절은 2차 질환에 의한 사망 가능성이 높은 부상이며, 혈전으로 뇌졸중과 심장마비 같은 여러 합병증이 동반될 수도 있다”면서 “수술 후 2차 질환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년층 환자의 경우 주기적으로 누운 자세를 바꾸고, 휠체어 같은 것을 이용해 활동능력을 키우는 등 재활운동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무릎이 시린 증상을 느끼고 바깥 활동을 자제하는 사람들이 있다. 무릎이 시린 증상은 오랜 기간 사용한 무릎관절이 닳거나 갑작스러운 운동, 비만 등으로 발생한 퇴행성관절염의 신호일 개연성이 높다. 퇴행성관절염은 날씨에 민감하다. 기온이 낮아지고 기압이 떨어지면 관절 주위 근육이 뭉치거나 관절을 누르는 힘이 약해져 균형이 무너지면서 염증이 심해지고 통증도 더해질 수 있어 자연스럽게 외출을 삼가게 돼 환자는 외부와의 단절감과 고립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해빙기 꽈당 하면 건강이 넘어간다

박준수 부평힘찬병원 과장이 고관절 질환 환자를 문진하고 있다(왼쪽). 무릎 관절을 다친 환자의 경우 치료받지 않으면 2차 질환이 올 수 있다.

외부와 소통하는 시간 늘려야

실제로 퇴행성관절염이 있는 노인 2명 중 1명이 우울증을 앓을 정도로 통증이 심하고 일상생활이 어렵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낮잠 자기나 TV 보기 같은 폐쇄형 여가활동을 하는 노인일수록 우울감이 높게 나타난다는 논문 결과도 있다. 즉 상호 소통과 교류가 주요 여가생활이던 노년층의 경우, 무릎 통증보다 외로움을 더 참기 힘들어할 정도로 외부와의 단절이 심한 우울증을 가져오는 것이다.

퇴행성관절염을 앓는 노년층의 경우, 나이 들면 당연히 아픈 것이라고 치부해 치료시기를 놓쳐 증상이 악화하는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 김성민 강서힘찬병원 원장은 “어르신은 관절에 이상 신호를 느껴도 수술적 치료를 겁내 병원 찾기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퇴행성관절염의 경우 최근에는 연골세포를 이식하는 연골재생술 등으로 질환이 악화하기 전 손상된 연골을 재생시켜 자기 연골을 보존하면서 치료하거나, 본인 관절을 더는 사용할 수 없다면 그 구실을 대신하는 인공관절을 넣는 수술을 통해 무릎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몸의 직접적인 이상을 감지하고 치료를 시작하는 1차 질환과 달리 2차 질환은 간과되는 경우가 많다. 1차 질환은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하는 데 적극적이지만, 1차 질환으로 발생한 2차 질환에는 환자들이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기울이는 편이기 때문이다.

고관절 질환은 무엇보다 부상을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고관절 골절의 과반수가 낙상사고로 일어나는 만큼 외출할 때 넘어지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만약 길이 미끄럽다면 미끄럼을 방지할 수 있는 신발을 착용하고, 보폭을 평상시보다 좁게 해 걷는 것이 좋다. 또한 평소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영양 섭취를 통해 근력과 골밀도를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만약 고관절 질환으로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았다면 수술 후 의식적으로 자세를 바꿔 욕창을 예방하고, 휠체어나 목발 등으로 꾸준히 재활운동을 해 혈전증이 생기거나 심폐기능이 약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평소 무릎 건강을 위해서는 무릎을 꿇거나 쪼그려 앉는 자세를 삼가고, 무릎 건강 상태에 맞는 운동을 통해 무릎을 보호하면서 허벅지 근력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불어 무릎 관절 질환과 함께 찾아오는 우울증 같은 심리적 2차 질환을 예방하려면 규칙적으로 무릎 건강을 확인하고 자신의 건강 상태를 파악해 더 적극적으로 치료받아야 한다. 통증이 심해 외출이 어렵다면 가족과 대화하는 시간을 늘려 외부와 소통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심리적 고립감을 줄여야 한다.



주간동아 927호 (p78~79)

최영철 주간동아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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