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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향우 일본, 미래는 없다

정치인 잇단 망언은 자신감 없는 탓…일본 정부 부정적 발언에 침묵도 한몫

우향우 일본, 미래는 없다

우향우 일본, 미래는 없다

9월 12일 일본 도쿄에 있는 주일 한국대사관 주변에서 일본 극우단체 회원들이 “위안부 강제 연행은 사상 최대 날조”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군이나 관에 의한 노예사냥 같은 강제연행은 없었다”고 주장하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전열(戰列)에 최근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이 합류했다. 이시하라 신타로 전 도쿄도 지사 또한 “난징(南京)대학살은 없었다”고 주장하는 등 일본의 유력 정치인들은 전쟁 책임 문제나 식민지 지배 책임 문제를 정면으로 보지 않고 회피하기 급급하다. 이러한 주장이 일본 사회 어디까지 퍼질지 알 수 없으나, 확산을 재촉할 요인은 몇 가지 생각해볼 수 있다.

하시모토 시장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8월부터 “군이나 관에 의한 폭행 및 협박을 통한 연행이 있었는지 따져봤을 때 그 증거가 없다”는 발언을 되풀이했다. 그리고 학자인 필자를 내세워 “요시미 교수가 ‘강제연행이라는 사실까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필자는 지금까지 군·관에 의한 폭행 및 협박 또는 총독부가 선정한 업자에 의한 유괴나 인신매매 등을 통한 연행이 강제적이었던 점, 조선과 대만에서 여성을 약취, 유괴, 인신매매해 국외로 끌고가는 것은 당시에도 범죄였다는 점, 여성이 어떠한 형태로 끌려갔든 위안소에서 강제됐다면 강제사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뿐 아니라 군위안부제도는 군법하의 성노예제도며, 여성들은 강제사역을 당했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제도를 창설하고 유지하고 확대한 주역은 군이며, 여기에 강제가 있었다면 군 책임이라는 점도 분명히 밝혔다.

따라서 하시모토 시장의 발언은 명백한 사실 오인이다. 필자는 10월 23일 발언 철회와 사죄를 요구했지만, 하시모토 시장은 “니시오카 츠토무(西岡力) 교수가 ‘Will’이라는 잡지에서 그렇게 말했다”고 편지로 회답했을 뿐, 발언 철회도 사죄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필자는 그가 그 주장을 철회할 때까지 추궁할 생각이다.

경제불황에 희망도 사라져



그렇다면 왜 이런 발언이 거듭되는 것일까. 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올해 러시아 메드베데프 총리가 쿠릴 열도를 방문하자, 북방영토 문제와 관련해 러시아가 일본의 주장을 또 한 번 무시했다는 감정이 일본 내에 널리 퍼진 점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를 언급한 데 이어 독도를 방문하면서 두 문제를 하나로 엮은 것도 이유가 된다. 더욱이 일본이 센카쿠 열도(중국명 다오위다오)를 국유화하려는 것에 대해 중국이 강하게 저항하고, 중국 주재 일본 기업이나 백화점이 습격당하면서 일본 사회에서는 대외적으로 강경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감정이 솟구쳤다.

또한 1990년대 거품경제 붕괴 이후 일본 경제는 불황을 이어왔고, 최근엔 일본 가전제품이 한국산에 밀리는 등 일본 사회에 욕구 불만이 축적된 사정도 있다. 일본인이 자신감을 잃고 미래에 대한 희망마저 보이지 않자 어떻게든 긍지를 되찾고 싶은 욕구가 팽배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전쟁 책임이나 식민지 지배 책임 문제를 진지하게 대면하기보다 대외적으로 강경 발언을 일삼는 정치인이 지지를 받는다. 한편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본 여론이 탈(脫)원전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새로운 사회 형성을 모색하려는 건전한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영토 문제를 민족주의 문제로 유도해서 이용했을 수도 있다.

위안부 문제와 독도는 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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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성에 대한 유괴와 인신매매가 있었음을 증거하는 미군자료.

필자는 한국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진지하게 대처하기 시작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하지만 이 문제를 영토 문제와 연관 짓는 것에는 강한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한쪽은 영토 문제고, 또 한쪽은 여성에 대한 성폭력이라는 중대한 인권침해 문제로, 둘은 별개이기 때문이다. 한국인은 독도가 한국 영토라고 생각하지만, 일본에서는 대다수가 다케시마를 일본 영토라고 주장한다. 상황이 이러한데 영토 문제를 위안부 문제와 연결하면 위안부 문제에 이해를 표하던 사람조차 이 문제에서 멀어지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위안부 문제가 한일 양국 사회에서 표면으로 드러난 건 1990년경이고, 필자가 이 문제를 연구하기 시작한 건 1991년 말부터다. 그때 생각은 여성인권 침해에 대해 일본 정부가 책임 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또한 전쟁 및 식민지 지배와 관련해 일본은 그때까지만 해도 피해국들로부터 책임을 추궁당한 적이 없어 모른 척 지냈지만, 냉전시대가 끝나면서 아시아 사람들이 책임을 묻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외부 추궁이 없더라도 진심으로 이 문제를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강하게 느꼈다. 그러나 그로부터 20년 넘게 지난 지금, 아직 반도 가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결할 길이 없는 건 아니다. 더욱이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일본에 미래가 없다고도 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위안부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2007년 일본 정부에 대한 유럽연합(EU) 의회의 권고를 참고할 만하다. 먼저,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를 애매하지 않고 명확하게 인지하고 사죄하는 것이다. 1993년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 담화는 일본군 책임을 거의 인정했다. 문제가 있다면 주범이 누구인지를 분명히 밝히지 않은 점이다. 모호하지 않으려면, 일본군에 가장 큰 책임이 있고, 업자는 군 수족이었음을 명확히 인정해야 한다. 여기에는 군위안부제도가 일본군이 만든 성노예제도라는 인식이 전제돼야 할 것이다.

EU 의회는 또 보상을 위한 효과적인 행정기구 정비와 법원의 배상명령에 필요한 법적 조치를 일본 국회가 강구할 것을 요구했다. 일본 정부가 배상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사실을 왜곡하는 정치인들의 발언을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부인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고노 담화 내용에 반하는 부정적인 발언이 일본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이런 발언에 대해 일본 정부가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라고 공식적으로 부인하지 않으면, 일본 정부가 제대로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것일 수 있다. 안타깝지만, 지금까지 일본 정부는 그런 부정적인 발언에 대해 한 번도 공식적으로 반론하지 않았다.

EU 의회는 또 역사적 사실을 일본 현재와 미래 세대에게 교육하는 것을 권고했다. 사실 고노 담화에 이미 그러한 내용이 포함됐다. “우리는 역사연구, 역사교육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오래 기억하고, 같은 잘못을 결코 되풀이하지 않는다는 단호한 결의를 새롭게 표명한다”고 약속한 것이다. 매우 중요한 약속인데 실제로는 지키지 않고 있다. 거꾸로 자민당 정권 시대에는 중학교 역사교과서에서 위안부 관련 내용을 모두 삭제했다.

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권고 사항을 실현하는 것이다. 일본 현실로 보자면, 그 목표는 요원하기만 하다. 지금으로선 상당히 비관적이지만 앞으로는 이를 극복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일본은 동아시아에서 살아나갈 수 없다. 한국이 하는 비판은 일본인들에게 이러한 점을 깨달으라는 경고인 셈이다.

요시미 요시아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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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1월 일본 방위청(현 방위성) 방위연구소 도서관에서 일본군이 위안부 문제에 직접 관여한 사실을 담은 공문서 6점을 발견해 ‘아사히신문’에 제보함으로써 일본 사회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공론화했다. 이후 일본 정부가 진상조사를 벌였고, 1993년 8월 ‘일본군이 강제로 위안부를 모집하는 데 관여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발표했다. 현재 ‘일본의 전쟁 책임 자료센터’ 공동 대표다.




주간동아 2012.11.19 863호 (p56~57)

  • 요시미 요시아키 주오(中央)대 상학부 교수 번역 | 윤명숙 강원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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