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15

2011.12.05

떨떠름한 저축은행 인수전

  • 입력2011-12-02 17: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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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지주사가 잇달아 저축은행을 인수하고 있습니다.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초 영업정지가 된 옛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한 후 우리금융저축은행으로 명칭을 변경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BS금융지주가 프라임·파랑새저축은행 패키지를 인수한 데 이어,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11월 22일 각각 제일저축은행과 토마토저축은행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하나금융지주도 제일2·에이스저축은행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상태입니다.

    금융지주사는 저축은행 인수가 여러모로 효과가 있을 것이라 말합니다. 서민금융 지원이란 명분을 살리면서 고객 확대라는 실리도 챙길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즉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어려운 고객을 상당수 수용할 수 있는 데다, 낮은 은행예금 금리에 만족하지 못한 고객도 유인할 수 있어 큰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무언가 개운치 않습니다.

    사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금융지주사들은 “영업정지가 된 저축은행에 관심 없다”며 인수에 난색을 표했습니다. 금융지주사 회장들이 내뱉은 말의 행간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는 뉘앙스가 느껴집니다. “저축은행에 문제가 많다”면서도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저축은행을 인수하겠다”고 수차례 밝혔던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의 말이 떠오릅니다.

    금융 당국의 압박 때문에 마지못해 저축은행을 인수한 것 아니냐며 일각에서 의구심을 제기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사실 금융 당국으로선 올 한 해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던 저축은행 사태를 빨리 해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급선무였습니다. 총선, 대선으로 이어지는 정치의 계절이 다가오는 탓에 더는 미룰 수도 없는 상황이었죠.

    떨떠름한 저축은행 인수전
    비록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인수했다손 치더라도 금융지주사가 저축은행을 건실한 금융사로 탈바꿈시켜 서민금융을 확대한다면 큰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마지못해 저축은행을 인수한 금융지주사가 그런 의지를 보일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합니다. 실제로 가장 먼저 저축은행을 인수한 우리금융지주의 우리금융저축은행 점포 수는 2개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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