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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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사랑과 마음 이젠 알겠어!

연극 ‘33개의 변주곡’

  • 현수정 공연칼럼니스트 eliza@paran.com

    입력2010-11-22 09: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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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의 사랑과 마음 이젠 알겠어!
    모이시스 카우프만 원작의 연극 ‘33개의 변주곡’(연출 김동현)은 베토벤이 ‘디아벨리 왈츠를 주제로 하는 33개의 변주곡’을 작곡하는 과정에 얽힌 의뭉스러운 사건들을 다뤘다. 루게릭병에 걸린 캐서린은 자신의 얼마 남지 않은 삶을 베토벤의 음악 연구에 바친다. 그녀는 ‘왜 베토벤이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한 악보출판업자가 작곡한 모티프를 부여잡고 33개나 되는 변주곡을 만들게 됐는가’에 대한 의문을 품고, 이를 밝히기 위해 자료를 추적한다. 결국 그녀는 죽음을 앞두고 베토벤에 대한 진실을 밝혀, 딸의 손을 빌려 논문을 완성하게 된다.

    캐서린도 처음엔 알려진 것처럼 베토벤의 변주는 디아벨리가 의뢰한 모티프를 조롱한 것이라는 생각도 했지만, 연구를 거듭할수록 새로운 사실을 알아가면서 세간에 떠도는 이야기가 왜곡됐음을 깨닫는다. 그녀는 당시 다른 작곡가들이 디아벨리가 작곡한 왈츠의 모티프를 비웃고 낮게 평가한 것과 달리, 베토벤은 그 모티프를 매우 흥미로워하며 관심을 기울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사랑은 대상이 아닌 능력”이라는 말처럼 하나의 모티프를 변주하는 작곡 과정도 그를 통해 드러내는 감수성이 얼마나 풍부하고 다채로운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캐서린은 이러한 깨달음을 딸을 통해서 재확인한다. 딸 클라라는 엄마와 달리 무엇인가를 집요하게 파고들지 않고 인생을 즐기면서 살고 싶어 한다. 그런 그녀가 디아벨리 왈츠를 흥얼거리며 “단지 선율이 아름답고 즐겁다”는 이유만으로 그 음악을 좋아한다고 이야기한다. 이 작품에서 캐서린과 클라라의 관계가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중요한 플롯이다. 가치관과 성격의 차이로 소원했던 두 사람은 결국 캐서린이 죽음에 이를 즈음 서로를 이해하고 가슴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캐서린이 남기고 간 논문을 완성하고 발표하는 것은 남은 딸의 몫이다. 이 연극은 결국 베토벤이 아닌, 그의 음악을 연구하는 한 학자의 열정과 자기완성에 대한 이야기다.

    이 작품은 변주곡의 넘버별로 진행되는 장면의 진행과 베토벤, 캐서린, 클라라가 삼각구도의 균형을 이루며 얽혀가는 플롯의 짜임새를 보인다. 간간이 딸의 귀여운 러브스토리와, 캐서린이 베토벤과 정신적 교감을 느낌에 따라 펼쳐지는 관능적인 장면의 대비 또한 흥미롭다. 무대 한편에 피아노를 배치해 라이브로 연주하며 극의 진행을 돕는다는 점에서 생생한 감동을 전해주지만, 무대 세트와 인물의 동선은 다소 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천장에 매달린 등이며 베토벤의 악보를 잔뜩 붙인 판자 등은 아날로그적인 운치를 주지만, 시각을 분산시키며 산만한 느낌도 주었다. 윤소정, 이호성, 박지일, 서은경 등 출연. 11월 28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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