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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살맛나는 밥상 12

떡집, 떡하니 차리겠다고?

젊은 층 사로잡은 떡카페형 프랜차이즈 … 짧은 유통기한, 재고 처리가 난제

떡집, 떡하니 차리겠다고?

회사를 그만두고 빵집을 차리려고 준비하던 직장인 이모(44) 씨는 지인에게서 “요즘은 빵집보다 떡집이 대세”라는 이야기를 듣고 고민에 빠졌다. 참살이(웰빙) 열풍과 고령화로 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정부의 쌀 소비촉진 정책에 따라 지원책도 많아진 데다 무엇보다 빵집보다 자본금이 적게 들기 때문. 프랜차이즈 떡집은 본사 공장으로부터 냉동제품을 들여와 매장에서 찌기만 하면 되므로 떡 제조기술이 없는 초보자도 할 수 있다는 말이 특히 매력적으로 들렸다.

현대적 맛과 인테리어로 인기 행진

떡집, 떡하니 차리겠다고?

프랜차이즈 떡집 ‘빚은’의 내부. 고급 베이커리를 연상시킨다.

9월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있는 떡 전문점 ‘빚은’ 매장. 형형색색의 떡이 개별 포장돼 가지런하게 진열된 모습이 마치 고급 베이커리 같다. 매장 안쪽에는 차와 떡을 먹을 수 있는 카페가 마련됐다. 올여름 이곳의 최고 인기 메뉴는 팥빙수. 떡집 팥빙수답게 다양한 떡이 빙수의 맛을 더했다. 이곳에서 떡과 커피를 마시는 모습이 꽤 자연스러웠고 10, 20대 젊은이도 적지 않았다.

최근 떡 열풍이 심상치 않다. 비타민 등이 풍부한 쌀을 주원료로 하는 데다 견과류·콩·쑥·호박·도토리 등 천연 식재료를 사용해 영양이 우수하고, ‘현대인병’이라 불리는 비만·당뇨·변비 등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보니 참살이에 딱 맞는 음식으로 각광받는 것. 특히 바쁜 직장인에겐 아침 대용식으로, 아이들에겐 영양 간식으로 주목받는다. 게다가 퓨전 떡, 쌀 케이크 등 현대적인 맛과 세련된 인테리어로 무장한 떡카페형 떡집이 생겨나면서, 젊은 층도 효과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월 신세계백화점이 전 점포의 델리 매장 매출을 집계한 결과, 떡 판매 매장이 53.6%의 매출 증가율로 전 델리 품목 중 1위를 차지했다. SPC그룹 계열사인 삼립식품(이하 삼립)의 프랜차이즈 떡집 ‘빚은’은 사업을 시작한 지 4년여 만에 125개 점을 개설했다(2010년 9월 15일 현재). 올해 매출이 3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삼립은 2005년 4월부터 떡 연구개발을 위한 빚은 연구소와 떡 전문 생산공장을 운영해왔다. 연구소에는 베이커리, 떡과 한식 요리, 커피와 전통차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원이 각종 퓨전 떡을 개발한다. 떡 전문 생산공장은 양산빵을 생산하던 삼립의 기존 빵공장을 응용해 만든 것으로, 떡의 대량생산과 프랜차이즈 운영을 가능케 했다. 또 연구소와 공장 모두 지역 단위 농협과의 수매 계약으로 재배한 100% 국내산 쌀을 사용한다. 이는 안전한 먹을거리를 찾는 30대 주부층에게 주효했다.

민간기업뿐 아니라 경기도, 서울 종로구 등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도 떡 생산 및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경기도는 경기쌀 소비촉진 및 떡산업 발전을 위해 프랜차이즈 떡집 브랜드인 ‘모닝메이트’를 개발·운영하고, 종로구도 ‘종로떡’을 글로벌 식품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국내 최초로 정부와 지자체가 투자하고 농협, 한국식품연구원 등이 협력해 만든 ‘화성 웰빙떡 클러스터 사업단’은 자동화된 쌀 가공품 공장을 운영하며, ‘디딜향’이라는 브랜드로 다양한 떡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면서 프랜차이즈 떡집이 유망한 창업 아이템으로 떠오르게 된 것. 실제로 통계청은 2007년 1월 ‘6대 블루슈머’를 발표하면서, ‘아침 사양족’을 공략하기 위한 아이템으로 떡 전문점을 거론했다. 현재 국내 떡 시장 규모는 1조 원 정도. 전국에 1만7000여 개의 떡집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중 80% 이상은 개인이 운영하는 형태다. 하지만 기존 개인 떡집이 쌀가루를 빻는 것부터 반죽해 찧는 등 제조과정이 번거로운 반면, 프랜차이즈 떡집은 떡 생산공장에서 냉동 상태의 반제품(半製品)을 받아 매장에서 찌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최소의 노동력으로 운영할 수 있다.

빚은 홍보팀의 송수정 대리는 “여기에 더해 다양한 제품 수, 세련된 인테리어, 떡과 음료를 함께 제공하는 카페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도 프랜차이즈 떡집의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빚은 외에도 ‘떡보의 하루’ ‘예다손’ ‘행복떡집’ 등 중소 규모의 프랜차이즈 떡집도 2000년대 중반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떡집이 유망하다고 추천하기엔 아직 무리가 있다”는 게 창업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은 “프랜차이즈 떡집은 기본 물량을 본사로부터 납품받아 판매하는 형식이다. 떡의 유통기한은 24시간으로 짧기 때문에 재고 문제가 생길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보통 개인 떡집은 기본적인 몇 가지 품목만 소량 만들어 개인 판매하고, 주요 수익은 각종 축하떡과 답례떡 등 주문 떡에서 나온다. 주문을 받은 후 생산, 판매하기 때문에 재고손실분이 거의 없다. 하지만 빚은 등 프랜차이즈 떡집은 일반 판매와 주문 판매의 비중이 7대 3 정도. 즉, 수요를 맞추지 않으면 재고손실분이 어마어마하게 커질 수 있다. 몇몇 프랜차이즈 떡집은 재고손실분을 보상해주는 정책을 쓰기도 한다. 빚은은 매장 신규 오픈 후 한 달까지 주문 물량의 반품을 100% 인정해주고(200만 원 한도 내), 예다손은 매달 납품가의 3% 정도를 재고보상금으로 더해주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창업 아이템으로 정하기엔 아직 일러

떡집, 떡하니 차리겠다고?
자본금도 빵집보다는 적은 편이지만, 기타 아이템 창업에 비하면 절대 적지 않다. 일반적으로 프랜차이즈 떡집은 떡카페형으로 운영되는 일이 많은데, 이 경우 역세권 이상의 준A급 입지에 들어가야 하고, 규모도 50~66㎡(15~20평형)은 돼야 고객 유치에 유리하다. 세련된 매장 분위기를 강조하다 보니 인테리어 비용도 만만치 않다. 또 아무리 급속 냉동시킨 반제품을 해동해 제조한다 해도, 바로 만든 떡보다는 신선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떡이 각광받는 건 사실이지만, 아직은 투자할 가치가 있는 창업 아이템인지 판단하기 이르다.

이 소장은 “프랜차이즈 떡집은 도입기에 있다. 보통 도입기 아이템이 성장기로 넘어가는 비율은 5%에 그친다. 이 아이템이 유망한지 여부는 1년쯤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반면 SPC 관계자는 “빵 시장이 그랬듯, 떡 시장도 조만간 프랜차이즈 떡집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랜차이즈가 됐든 일반 떡집이 됐든, 이 소장은 떡집을 창업해 성공하려면 다음과 같은 점을 명심하라고 강조했다. △반드시 본인이 떡 제조기술을 지녀라 △맛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라 △프랜차이즈 창업 시 반드시 본사를 조사하라 △기계 및 원·부재료를 신중히 선택해라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라.



주간동아 2010.09.20 755호 (p90~91)

  •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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