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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ETY

LPG 택시는 안 터져요?

CNG에 비해 폭발 위험성은 낮아…가스 누출로 인한 화재 가능성

  •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LPG 택시는 안 터져요?

LPG 택시는 안 터져요?

LPG 택시는 CNG 버스에 비해 주행도중 폭발 가능성은 낮지만, 가스누출로 인한 화재의 위험이 존재한다.

“택시는 별 이상 없는 거죠?”

오늘만 벌써 세 번째다. 8월 9일 서울 시내에서 발생한 압축천연가스(CNG) 버스 폭발사고 이후 ‘택시는 안전하냐’고 묻는 승객이 부쩍 늘었다. 서울에서 택시운전을 하는 김모(45) 씨는 “10년 가까이 택시 운전을 했지만 LPG 폭발을 걱정해본 적은 없다”며 “승객들이 계속 물어보니까 괜스레 걱정이 들어 얼마 전 가스 안전점검을 했다”고 말했다.

대중교통의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버스에 이어 택시의 안전성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울시 버스의 90% 이상이 CNG 버스인 것과는 대조적으로 CNG 택시는 200여 대에 불과하다. 택시는 대부분 액화천연가스(LPG)를 연료로 한다. LPG 택시의 등록대수만 전국적으로 25만 대가 넘는다.

일부 운전자 과충전 방지장치 조작

전문가들은 LPG 택시가 CNG 버스에 비해 훨씬 안전하다고 말한다. LPG는 공기보다 무거워 누출이 돼도 공기 중으로 가스가 퍼질 가능성이 낮은 데다, 인위적으로 LPG에 악취를 첨가해 누출 시 사전에 위험을 감지할 수 있기 때문.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CNG하고 기본적으로 용기에 들어가는 가스가 다르다. LPG의 압력은 CNG의 20분의 1 수준밖에 안 된다”며 “걸리는 압력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터지는 일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또한 “3mm가량의 탄소강 철판으로 LPG 용기를 만들어 안전밸브로 압력을 조절하기 때문에 폭발 가능성이 낮다”고 덧붙였다.



또한 택시업계도 연식에 비해 주행거리가 많은 택시의 특성을 고려해 법인택시는 3~4년, 개인택시는 7~9년마다 차량을 교체해 사고를 방지하고 있다. 그 결과 최근 5년간 8차례나 사고가 났던 CNG 버스와 달리, LPG 택시는 1972년 LPG가 택시연료로 채택된 뒤 지금까지 주행 중 폭발사고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LPG 택시는 안 터져요?
그렇다고 100%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최근 일부 운전자가 LPG 과충전 방지장치를 조작해 폭발사고의 위험성이 높아졌기 때문. 이 장치는 연료가 탱크 용량의 85%가량 차면 충전을 차단하는 밸브로, 내·외부 압력을 24㎏/㎠에서 28㎏/㎠로 유지해준다. 택시 기사들이 이 밸브를 떼어내는 이유는 한 번의 충전으로 연료를 탱크 용량의 100%까지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영업 도중 충전소를 찾아가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 이 같은 위험을 감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기사들 사이에서 ‘LPG 과충전 방지장치를 떼라’는 말이 돌고 있으며, 실제 이 장치를 제거해서 운전하는 택시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밸브를 떼어내면 외부 기온 변화에 따른 내부 압력 상승으로 폭발할 수도 있다. LPG 연료통이 폭발할 경우 운전자는 물론, 승객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차량까지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그럼에도 관계당국은 이러한 상황을 단속하기는커녕 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과충전 방지장치를 조작한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 쉽지 않을 텐데 정말이냐”며 오히려 되물었다.

가스 누출이 더 위험해

LPG 택시는 안 터져요?

전문가들은 “LPG 정유소에서 가스 충전을 할 때 가스 누출 여부를 충실히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작 LPG 택시에서 우려되는 점은 가스 누출로 인한 화재사고 가능성이다. 최근 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LPG 택시는 5년 이상 지나면 3~4대 중 1대꼴로 가스가 누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LPG는 공기보다 1.5∼2배 무거워 누출될 경우 지하주차장처럼 밀폐된 장소에서 인화성 물질에 의한 폭발사고가 날 수 있다. 실제 LPG 차량의 폭발사고는 없었지만 가스 누출로 인한 사고가 매년 10건 내외 발생하고 있다. 혼합가스 폭발 등을 합하면 그 수는 더욱 늘어난다. 특히 택시는 실내공간이 좁아 가스 누출로 화재가 발생하면 자칫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가스가 샌다고 전부 화재사고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누출된 가스가 공기와 섞이면서 폭발 범위에 들어야 한다. 여기에 전기 배선의 전기 스파크가 일면 화재가 발생한다. 한국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용기 자체에서 가스가 새는 경우는 드물고 배관의 연결부에서 새는 경우가 많다. 자동차는 굉장히 진동이 많다. 부품을 연결한 부위가 많으면 진동으로 틈이 생겨 가스가 샐 수 있다”며 “가스 누출을 방지하려면 벌어진 틈을 조여주는 식의 지속적인 점검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LPG 누출에 대한 안전교육과 점검이 미흡하다는 점이다. LPG 차량을 운행하기 위해서는 차량 구입 후 한 달 안에 지정된 교육장에서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주관하는 ‘LPG 차량 안전교육’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교육 횟수가 1회에 그쳐 심화된 교육보다는 LPG 가스에 대한 홍보에 방점이 찍힌다. 교육 내용도 차량 취급 설명서에 나와 있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다. 개인택시를 운행하는 박모(60) 씨는 “LPG 차량 안전교육은 형식적”이라며 “수료증을 받아야 LPG 차량을 운행할 수 있으니까 교육에 참여하는 것이다. 집중해서 듣지도 않고 건성으로 시간을 때우는 식”이라고 전했다.

택시를 포함한 모든 LPG 차량은 출고 후 연식에 따라 매년 가스 누출과 용기 안전성 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동안 국토해양부 산하 교통안전공단이 이 업무를 담당해왔지만 1998년부터 검사의 효율성을 위해 민간업체와 나눠 진행하고 있다. 해당 민간업체가 자리한 시·군·구 관할 지방자치단체는 민간업체의 검사가 충실히 이뤄지는지를 분기별로 감사하고 있다.

8만7000대에 이르는 법인택시를 비롯해 대부분의 LPG 택시 운전사는 검사가 느슨한 민간업체 검사를 선호한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민간업체는 전국적으로 1700여 개이며 이들 업체가 전체 검사의 70~80%를 담당한다. 법인택시 운전사 윤모(46) 씨는 “굳이 까다로운 교통안전공단의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느냐”며 “택시회사와 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민간업체에서 받는 게 속 편하다”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더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어리석음을 반복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사고가 발생한 뒤에야 허둥지둥 나섰다가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 내버려둔 적이 적지 않은 탓이다. 자동차시민연합 임기상 대표는 “운행거리가 늘어나면 연결 부위라든지 기화기에서 LPG가 새기 때문에 수시로 점검이나 정비를 하지 않으면 사고의 위험성이 대단히 높다”며 “상황이 이렇지만 LPG 차량에 대한 안전점검은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없는 상황이다. 안전기준에 대한 정부의 모호한 행정원칙이 심각한 인재를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간동아 2010.08.30 752호 (p50~51)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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