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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부르는 음료 디자인 ‘미다스의 손’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성공 부르는 음료 디자인 ‘미다스의 손’

성공 부르는 음료 디자인 ‘미다스의 손’
슈퍼마켓 냉장고를 자주 열게 되는 계절. 하지만 마뜩이 찾는 음료가 없을 땐 잠시 망설이게 된다. ‘어느 음료를 마실까’ 하면서.

㈜아이디엔컴 김승범(38) 대표는 이러한 ‘소비자 10초의 선택’을 적극 공략(?)하는 사람이다. 2002년 제품디자인 전문회사 ‘아이디엔컴’을 설립한 김 대표는 지금까지 100개 이상의 음료 제품 로고와 용기를 디자인한 ‘음료 디자인’ 전문가. 요즘 같은 여름에 자신이 디자인한 음료를 들고 가는 사람들을 보면 직접 안 마셔도 시원하단다.

“순수예술이 자기만족이라면 디자인은 여기에 현실성을 접목시켜야 해요.”

소비자에게 친숙한 ‘윌’ ‘맥콜’ ‘하이트 맥주’ ‘목장의 신선함이 살아있는 우유’ ‘앙팡’ ‘아침에 주스’ ‘솔의 눈’ ‘펩시넥스’ ‘매화수’ ‘게토레이’ 등이 모두 그가 ‘현실성을 접목시켜’ 만든 결과물이다.

“‘목장의…’ 제품은 ‘친근감’이 핵심이에요. 우유를 사는 주부들은 어릴 적 마셨던 ‘유리 우유병’에 친숙하거든요. 제품명을 ‘손 글씨’처럼 처리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죠.”



2년 전 출시된 이 제품은 지금도 ‘히트 상품’이다.‘맥콜’ ‘윌’ 같은 장수 음료는 최근 트렌드에 맞게 ‘리뉴얼(renewal)’했다. 음료 제품도 사람처럼 수명(사이클링)이 있어서 전성기를 지나면 판매가 줄어들고, 자칫 방치하면 완전히 사라지고 만다. ‘리뉴얼’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패션 리더가 한 번 옷을 잘못 입으면 ‘저 사람 왜 저러나’ 하잖아요. 그만큼 기존 제품의 인상을 살리면서 더 좋은 옷을 입혀야 하는 ‘리뉴얼’은 만만치 않은 작업이죠.”

맥주 ‘엑스필(exfeel)’과 ‘스타우트(staut)’는 ‘마초’ 분위기의 로고 디자인을 섹시하고 세련된 ‘댄디 스타일’로 바꿨다. 잊혀지던 ‘엑스필’은 2007~09년 클럽시장에서 매출 1위를 유지하고 있고, ‘스타우트’는 매출이 배 이상 뛰었다. 최근 출시한 ‘펩시넥스’ 디자인은 고민의 연속이었다고. 콜라 제품이 많아 차별화가 쉽지 않은 데다 이 제품의 강점인 ‘제로 칼로리’가 국내에선 먹혀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고민 끝에 20대 대학생을 타깃으로 삼았다. 다음 세대(next)를 의미하는 ‘넥스’ 로고를 날카로우면서도 역동적인 모양으로 만들었다. 김 대표는 과학기술부 MI와 STX그룹 CI 등 기업 로고도 제작했지만, 음료시장에서 인정받으면서 음료업체의 주문이 쇄도해 ‘본의 아니게’ 음료 디자인 전문가가 됐다고.

“제품 광고 디자인은 제품의 사이클을 늘려줘야 해요. 감각적인 디자인은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오래가는’ 것이죠. 인간관계처럼요.”



주간동아 692호 (p96~97)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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