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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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대박 행진 대학로 ‘연출천재’

  •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입력2008-01-14 10: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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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이은 대박 행진 대학로 ‘연출천재’
    창작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 ‘김종욱 찾기’, 그리고 얼마 전 연장공연 끝에 막을 내린 연극 ‘멜로드라마’의 연출가이자 극작가인 장유정(32) 씨. 내놓는 작품마다 평단과 대중의 호응을 함께 거머쥐는 그는 요즘 공연계가 가장 주목하는 인물이다.

    “알고 보면 ‘루저 인생’이에요. 대학 때 국문학을 전공했는데, 글재주가 없는 것 같아서 배우를 할까 했죠.(웃음) 결국 연기에도 재능이 없어 연출을 하게 됐고요.”

    대학원(한국예술종합학교 연출과) 시절 ‘송년야화’로 데뷔해 졸업작품 ‘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로 한국뮤지컬대상 작가상과 최고작품상을 수상했다. 뒤이어 내놓은 ‘김종욱 찾기’는 2007년 뮤지컬어워드 작사상과 극본상을 받았다. 5년이라는 짧은 경력에 비해 이뤄낸 게 많은 그를 대학로에선 ‘연출천재’라고 부른다.

    “천재요? 하하하. 대학원 시절 남들보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정말 열심히 살았어요. 거의 하루도 쉰 적이 없죠. 직업 연출가가 된 지금보다 훨씬 더 바빴던 것 같아요. 학교 다니면서 보통은 두세 편의 공연에서 조연출을 맡고 한두 편을 연출작으로 내놓는데, 저는 그 서너 배의 작품에 참여했으니까요.”

    그의 작품은 재미있으면서도 가볍지 않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발로 뛰며 준비한 시간”을 비결로 꼽는다. 모든 작품을 직접 경험하고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쓴다고. 꽃동네 이야기를 쓰기 위해 꽃동네에서 살아봤고, 정신과 의사에 대한 내용을 쓰기 위해 1년간 심리상담도 받았다. 현재 준비 중인 ‘형제는 용감했다’는 종갓집 종손 이야기를 듣고자 서울을 떠나 안동 주변에서 한 달 반 동안 지낸 결과물이다.



    “대중성을 잃지 않기 위해 지금 내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를 생각하면서 내 이야기, 내 이웃의 이야기를 할 거예요. 하지만 단순히 대중을 좇는 트렌드물에 머물지 않고, 한마디라도 깊은 울림을 주기 위해서는 오랜 준비가 필요하죠.”

    “연출가를 ‘일’로 생각한다면 극작가는 평생의 ‘업’으로 생각한다”는 그는 최근 이렇게 발품 팔아 만들어낸 뮤지컬 세 편과 연극 한 편의 대본을 모아 대본집 ‘당신이 잠든 사이에’를 펴냈다. 기회가 되면 2편도 낼 생각이라는 그에게 앞으로의 바람을 물었다.

    “큰 목표를 세우지 않으려고요. 계속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려다 보면 실패를 두려워하게 될 것 같아요. 새로운 실험이나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기 위해 욕심은 버릴 거예요. 단, 제 작품에 대한 신뢰에 어긋나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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