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13

2007.12.04

‘소비자 사랑’ 어떻게 하면 받을까

  •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www.gong.co.kr

    입력2007-11-28 14: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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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 사랑’ 어떻게 하면 받을까

    <b>러브마크 이펙트</b><br> 케빈 로버츠 지음/ 이상민 옮김/ 서돌 펴냄/ 272쪽/ 2만3000원

    책이 주는 가치는 어떤 것일까? 아마도 정보, 지식, 재미, 감동 등일 것이다. 지금 소개하는 ‘러브마크 이펙트 : 소비자의 꿈을 실현하다’는 이들 가치를 모두 포함하면서 다른 책들보다 두 가지를 더 갖고 있다. 바로 ‘흥분’과 ‘영감’이다. 사실 이 두 가지 가치를 동시에 지닌 책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세계적 광고회사 ‘사치·사치(Saatchi·Saatchi)’ 회장 케빈 로버츠가 쓴 이 책은 화려한 디자인이 주는 시각적 즐거움, 수많은 저명인사들의 생생한 인터뷰, 저자의 시장 경험이 어우러져 있다. 책은 전작인 ‘러브마크 : 브랜드의 미래’가 제시한 러브마크라는 개념과 유혹경제의 등장이 가져온 신선하고 유쾌한 효과를 실황중계하듯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그러니까 ‘사랑이라는 단어(L-word)’를 기업경영에 본격적으로 끌어들인 다음에 일어난 변화와 반향 사례들, 저명인사들의 인터뷰, 저자의 직관과 통찰력을 함께 소개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추세는 앞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저자는 미래에 대해 “러브마크의 자유를 경험한 소비자는 한층 더 창조적이고 적극적으로 시장에 참여할 것이다. 향후 5년간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비즈니스의 형태는 완전히 바뀔 것이다. 이제 러브마크 혁명이 시작됐다”고 전망한다.

    그럼 ‘러브마크’는 과연 무엇인가? 이는 소비자의 필요와 요구가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개념이다. 이제 소비자는 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기업이 자신들의 기호와 열정에 맞춰 자신들을 더욱 만족시키고 놀라게 하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런 시대적 특징을 저자는 ‘유혹경제’라는 단어로 표현한다. 러브마크와 유혹경제는 마치 동전의 양면과 같다. 러브마크를 정의하면 “소비자들이 사랑하는 브랜드이자 이벤트이며 경험이다. 단순히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제품의 시대에서 트레이드마크 시대, 브랜드 시대를 거쳐 러브마크 시대로 가는 여정의 끝자락이다. 러브마크가 기존 브랜드와 다른 점이 있다면 신비감, 감각, 친밀감으로 구성돼 있다는 것이다.



    만일 여러분이 브랜드로부터 러브마크로 옮겨가기를 원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여러분의 상품과 서비스는 기능에 대한 확고한 존경은 물론, 사랑과 감성을 더할 때 비로소 러브마크 영역에 진입할 수 있다. 한마디로 기업이든 상품이든 ‘높은 존경과 사랑’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브랜드에서 러브마크로 이동한다는 것은 달리 이야기하면 소비자와 브랜드 사이에 변화가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과거 소비자들이 이성적으로 제품을 구매했다면 이제는 비이성적이고 열성적으로 구매함을 뜻한다. 과거 소비자들이 “나는 이런저런 이유로 이 제품을 산다”고 말했다면 이제는 “이 제품이 좋아서 산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유혹경제와 러브마크의 관계는 어떨까? 유혹경제는 러브마크의 서식지라 할 수 있다. 이 점에서 저자의 비교, 즉 ‘주의경제’와 ‘유혹경제’의 대비는 인상적이다. 단절과 통제 대신 관심과 관여, 강력한 메시지 대신 관여형 콘텐츠, 투자수익률 대신 관계수익률, 설명 대신 공유, 당신이 필요로 하는 것 대신 내가 원하는 것 등의 대비야말로 독자들에게 자신의 일에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거리를 주기에 충분하다.

    이 책은 보너스를 듬뿍 안겨준다. 그것은 ‘영감을 주는 인터뷰’라는 이름으로 현장에서 러브마크를 실천하고 있는 사람과 그들의 성공 이야기다. 저자 이외에 쉽게 접하기 어려운 인물들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경영 컨설턴트 톰 피터스는 인터뷰에서 “이제 우리에게 남은 것은 디자인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아니라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10년”이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인터뷰 외에 이 책의 또 한 가지 특징은 책 내용을 정리할 때마다 무엇을 해야 할지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내일 해야 할 다섯 가지 일들’이란 이름의 행동수칙을 제시한다.

    저자는 당신이 무슨 일을 하든 러브마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물건을 생산하든 책을 쓰든 일상적인 대화를 하든 러브마크를 어떻게 자신의 일에 도입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를 통해 고객과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저자의 결론은 의외로 간단명료하다.

    “신비감, 감각, 친밀감으로 즉각적인 감정교류를 이끌어내는 마술도구는 무엇일까? 바로 스토리다. 매혹적인 스토리를 담아낼 수 있다면 21세기 마케팅이라는 게임의 승자는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어째서? 스토리는 인간을 매혹하고 교감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의 끝에서 앞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검증해보기를 원한다면 누구든 세 가지 질문, 즉 ‘그 아이디어의 스토리는 무엇인가?’ ‘누구를 위한 스토리인가?’ ‘당신도 그 스토리를 사랑하는가?’를 자신과 주위 사람에게 던져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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