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 커버스토리 또한 이 정부의 기막힌 혈세(血稅) 낭비 사례입니다. 전문적인 내용이 많아 독자들께서 조금 어렵다 하실지 모르겠지만, 결론은 간단합니다. 타당성조차 불투명한 사업을 밀어붙이는 데 공직자 다수가 연루된 혐의가 곳곳에 드러난다는 것, 부정 특혜의 악취가 모락모락 피어오른다는 것, 결과적으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천문학적인 액수의 예산이 줄줄 새고 있다는 것, 그럼에도 정부기관마다 치부를 감추기에 급급하다는 것….
답답한 마음에 지난해 제가 낸 세금이 얼마였는지 찾아봤습니다. 결코 적지 않은 액수더군요. 제 세금이 이런 엉터리 같은 일에 일부나마 쓰였다는 사실에 분통이 터집니다. 눈 크게 뜨고 찾아보면 이런 사례들은 얼마든지 더 찾아낼 수 있을 것 같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지금은 기억도 가물가물해졌지만 이 정부는 출범 초기에 ‘시스템’을 표방했습니다. 사람이 아니라 일사불란한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정부, 참으로 그럴듯한 구호였습니다. 하지만 임기 말에 이른 지금 ‘시스템’은 고장난 지 오래고, 사방에 구린 냄새가 진동합니다.
물론 정부도 잘못하는 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 완벽한 사람이라도 실수할 수 있는 법이고,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컴퓨터도 오작동을 일으킬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실수를 통해 교훈을 얻고, 기계는 오작동을 통해 더 성능 좋은 기종으로 진화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 정부가 국민에게 저지른 가장 큰 죄는 실수를 바로잡는 교정능력이 결여돼 있었다는 점입니다.

편집장 송문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