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15

2005.12.20

“정책보다 이미지 보고 뽑는다”

  • 이지은 기자

    입력2005-12-14 11: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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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책보다 이미지 보고 뽑는다”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가 우리 국민들의 정치인과 대통령에 대한 속마음을 심층적으로 분석한 책 ‘대한민국 사람이 진짜 원하는 대통령’을 출간해 화제다. 이상적 대통령과 현실 속 대통령의 이미지 차이, 현재 노무현 대통령과 2007년 차기 대선후보로 꼽히는 주요 정치인들의 이미지를 심리학적으로 세세하게 분석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이미지를 분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답: “대통령 선거가 있은 지 6개월 후 ‘누구를 찍었는지’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는데, 노무현 대통령을 찍었다는 사람이 60%나 됐다. 하지만 실제 대통령은 50% 미만의 지지율로 당선됐다. ‘도대체 이 10%는 무엇일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그때 내린 결론이 ‘대다수 사람들은 특별한 신념에 따라 대통령을 뽑지 않는다. 즉흥적으로 그날 기분에 따라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고르듯 선택할 뿐’이라는 것이다. 즉 이성적으로 대통령 후보자들의 정책을 하나하나 따지는 게 아니라 단지 선호하는 이미지를 가진 사람을 감성적으로 선택한다고 볼 수 있다. 그때부터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의 이미지를 분석하게 됐다.”

    문: 노무현 대통령의 논리적인 언변이 대통령이 된 뒤에는 사고투성이, 실수 연발, 조심성 없는 언변으로 다르게 평가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답: “노 대통령에게는 줏대 있고 소신 있는 참신한 국회의원의 이미지가 있었다. 하지만 이는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이미지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과거처럼 말하는 지역주의 타파, 검찰 독립, 친일 역사 청산 등은 대통령의 말로 받아들이기엔 낯설고 조심성 없는 언변이 될 수밖에 없다.”



    문: 차기 대선후보 주자의 이미지는 각각 어떠한가.

    답: “고건 전 총리는 안정적 관리자와 욕망의 구세대 정치인이라는 이질적 이미지가 공존한다. 이명박 시장은 CEO형 장군과 폭주 증기기관차, 박근혜 대표는 우아하고 조신한 양갓집 딸, 정동영 장관은 전문 관료지만 왠지 신인인 것 같은 이미지를 풍긴다. 노 대통령의 아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김근태 장관은 인간적인 풍모를 강조해야 한다. 손학규 지사의 민주화 운동 이력은 대중의 마음속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이해찬 총리는 ‘강박적 전문가’ ‘행동대장’, 강금실 전 장관은 ‘쿨한 선지자’ ‘한국형 힐러리’ 이미지다.”

    문: 현재 어떤 후보의 이미지가 가장 부각되고 있다고 보는가.

    답: “이명박 시장과 고건 전 총리인 것 같다.”

    문: 그렇다면 국민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대통령 이미지는 무엇인가.

    답: “국민들은 사실에 근거해 ‘분석’하지 않는다. 그냥 좋고 싫을 뿐. 따라서 어떤 인물이 대통령으로 뽑혀도 국민들은 100% 만족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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