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72

2005.02.08

‘복원’시켜 늦둥이 하나 볼까

  • 이윤수/ 명동이윤수비뇨기과 원장 www.penilee.co.kr

    입력2005-02-03 18: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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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원’시켜 늦둥이 하나 볼까
    요즘 아이를 하나 더 낳고자 정관 복원수술을 하는 부부들이 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수술받는 사람들의 사연도 시대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는 것. 과거엔 아들이 꼭 있어야 된다는 부모님의 엄명(?)에 어쩔 수 없이 수술을 했다. 그리고 한동안은 늦둥이 바람이 불어 복원수술을 했고, 이혼율이 높아진 요즘은 재혼한 부부들이 수술받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부터는 정부의 인구정책에 부응하는 부부들도 생겨나고 있다.

    정관 복원을 결정하는 부부의 대부분은 자녀 하나를 낳은 뒤에 정관수술을 받은 경우. 이들은 수술 후 곧 후회한다. 아이가 혼자 노는 모습을 보면 왠지 안쓰럽고 동생 낳아달라고 떼쓰기라도 하면 할말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아이가 응석받이로 크는 이유가 형제자매가 없기 때문이라는 데 생각이 미치면 부모의 후회는 더 커지기 시작한다. 약속을 깰 핑계를 찾던 부부는 그간 건강보험 적용대상에서 제외됐던 정관 복원수술이 다시 적용대상이 되었다는 것을 빌미로 거사를 결정한다. 결국 꽁꽁 묶여 있던 정자와 정관이 드디어 햇빛을 보게 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요즘 같은 세상에 아이를 하나 더 낳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여성이 직장을 다니는 경우 아이가 하나일 때와 둘일 때의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 출산 후 회사 일에 복귀하기가 쉽지 않으며 육아에 드는 비용도 큰 문제다. 아이가 울고 있는데도 텔레비전만 보거나 애 보느라 바쁜 아내에게 밥 안 주냐고 소리치는 등 육아에 대해 ‘나 몰라라’ 하는 남성들의 태도는 여성들로 하여금 둘째 아이를 낳고 싶은 생각을 아예 하지 못하게 한다.

    정관 복원수술을 한 후 아이를 갖게 된 남성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 있다. 역시 아이가 하나 더 있으니까 집안 분위기가 좋아졌다는 것. 아이가 하나였을 때는 사람 사는 집 같지 않게 조용했는데 아이 하나가 더 생기면서 아이들끼리 싸우는 소리조차 활기 있게 들린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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