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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레질 해방 ‘스팀청소기’ 떴다

걸레질 해방 ‘스팀청소기’ 떴다

걸레질 해방 ‘스팀청소기’ 떴다
“제품만 좋으면 다 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영업이 더 힘들더군요. 다행히 2003년 말부터 홈쇼핑 시장이 열린 데다, 써보니 정말 좋더라는 입 소문이 나 미래는 매우 희망적입니다.”

스팀청소기 제조업체 ‘한영베스트’ 한경희 (40) 사장. 언뜻 떠오른 아이디어를 사업 아이템으로 발전시켜 오늘의 성공을 일군 여성 사업가다.

“설거지를 하거나 욕실바닥 청소를 할 때 뜨거운 물을 쓰면 세척이 잘되잖아요. 방바닥을 닦을 때도 같은 원리를 적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깨끗이 닦일 뿐 아니라 살균까지 가능하니까요. 쉽게 말해 뜨거운 증기가 나오는 전자 대걸레인 셈이죠.”

‘싹쓰팀’ 등 ‘한영베스트’가 내놓은 일련의 스팀청소기는 무릎 꿇고 앉아 하는 걸레질에 지친 주부들에게 요즘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올 예상 매출액은 200억원. 미국 쪽 판로도 열려 올해만 30만 달러어치를 수출했다. 한 사장은 “우리나라와 주거문화가 비슷한 일본을 주 수출처로 생각했는데 뜻밖의 곳에서 적극적인 반응이 오고 있다. 카펫이 천식이나 아토피성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에 대리석이나 원목마루를 사용하는 주거시설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 사장은 이화여대에서 불문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국제올림픽위원회에 취직해 1988년 서울올림픽 준비 작업에 투입됐다.



“영어, 불어를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어학 실력만으로는 경쟁력이 없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됐어요. 실력을 키우고자 88년 미국으로 건너갔죠. 캘리포니아주립 대학에서 MBA를 취득하고 현지의 라리슨호텔, 무역회사인 ‘콩코드사’ 등에서 영업 담당으로 활약했습니다.”

높은 실적을 올리며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했지만 외국인이 갖는 한계로 인해 더 이상의 발전은 쉽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마침 96년 외국 대학에서 석사학위 이상 받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5급 공무원 특채시험(국제고시)이 시행됐다. 시험에 합격한 한 사장은 귀국해 교육부에서 국제기구 관련 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걸레질 해방 ‘스팀청소기’ 떴다
“스팀청소기 아이디어를 떠올린 게 99년이었어요. 이건 된다 싶어 미련 없이 공무원 생활을 접었지요. 하지만 제품 개발은 말처럼 쉽지 않았어요. 우리 집, 시댁, 친정까지 담보로 잡혀 마련한 6억원으로 2001년 겨우 첫 제품을 생산할 수 있었죠.”

디자인과 성능을 거듭 개선하는 한편 유통망을 뚫기 위해 발바닥이 닳도록 뛰어다녔다. 유통업에 종사하던 남편 고남석씨(46)가 자기 일을 접고 회사에 합류해준 것이 큰 힘이 됐다.

“홈쇼핑이건 어디건 결정권을 쥔 이들은 대부분 남성이잖아요. 그들에게 스팀청소기의 효능과 필요성을 설명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습니다. 청소 경험이 없으니까요. 술자리 접대며 여성이라 힘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또 여성이기에 시작 가능했던 사업이잖아요. 앞으로도 사업을 해나가면서 여성 특유의 강점을 충분히 활용할 작정입니다. 소비자의 구미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는 데는 여성이 더 낫거든요.”



주간동아 2004.12.30 466호 (p104~104)

  • 이나리 기자 bye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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