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65

2004.12.23

왼팔 잃은 서퍼 해밀턴 “시련 파도 끄덕없다”

  • 김성규/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기자

    입력2004-12-16 17: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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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련과 마주쳤을 때 어떤 이는 좌절해서 깊이 가라앉고, 어떤 이는 시련을 극복하고 더 높이 난다.

    미국 하와이에 사는 14세 소녀 베타니 해밀턴(사진)은 어린 나이임에도 분명 후자에 속한다. 장래가 촉망되는 일류 서퍼(파도타기 선수)였던 해밀턴은 2003년 초 서핑의 ‘메카’로 알려진 하와이의 ‘노스쇼어’에서 파도타기를 하다 타이거 상어의 공격을 받아 왼쪽 팔을 잃었다. 미국 언론들은 이 비극적인 사건을 앞다퉈 보도했다.

    그로부터 2년 남짓 흐른 지금 소녀는 어떻게 됐을까. 세계적으로 유명한 레저 스포츠지 ‘아웃사이드’가 최근호(12월호)에서 그를 세계에서 가장 멋진 스포츠인 25명 가운데 한 명으로 꼽았다는 사실이 힌트가 될 수 있겠다.

    해밀턴은 사고를 당한 10주일 뒤 다시 프로 서퍼로 복귀해 복귀 무대였던 전미서핑챔피언십에서 5위를 한 뒤 매 대회에서 상위권에 올랐고, 올 8월 하와이에서 열린 전미서핑연맹대회에서 우승했다. 최근에는 ‘소울 서퍼(Soul Surfer)’라는 제목의 자서전도 펴냈다. 책 제목은 ‘진정한 서퍼’라는 의미. 211쪽짜리 이 책에서 해밀턴은 독실한 크리스천인 자신이 이 시련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확인했으며,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찾았다고 담담하게 적고 있다. 해밀턴은 또 웹사이트(www.bethanyhamilton.com)를 운영하며 자신의 경험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데 열심이다. 그와 만나는 사람들은 그가 두려움의 대상일 수도 있는 바다로 어떻게 다시 돌아갈 수 있었는지 궁금해한다. “파도타기를 무척 사랑하기 때문이죠.” 해밀턴의 대답은 간단명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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