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14

2001.12.20

김혁규 경남지사, 잇단 견제에 “속타네”

  •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입력2004-12-08 14: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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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혁규 경남지사, 잇단 견제에 “속타네”
    ‘3선 도지사’와 ‘대선후보’를 놓고 저울질하던 김혁규 경남도지사가 요즘 시련기를 맞고 있다.

    김지사가 대권주자가 되기 위해선 김영삼 전 대통령(YS)의 지원이 필요한데, YS의 행보가 예전과 달라졌다. 10·25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최근 상도동을 방문해 YS를 만났다. YS는 홍의원에게 ‘당선 선물(?)’로 대도무문(大道無門)이라고 적힌 휘호를 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얘기를 나눴다(국회 의원회관의 홍의원 방에 그 휘호가 걸려 있다). 이 자리에서 홍의원은 김혁규 지사의 대선출마에 대한 YS의 의중을 물었다고 한다. YS는 “글쎄, (김지사를 지칭하며) 그 사람 가지고 되겠나”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보다 앞선 지난 10월16일 YS는 상도동자택에서 한나라당 김동욱 의원과 부부동반 만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도 YS는 “김의원이 김혁규 지사와 친하니까 도지사 한 번 더 하는 쪽으로 권유해 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도지사 공천받는 일마저 만만치 않아졌다는 평이다.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측근으로 알려진 하순봉 부총재는 11월27일 경남 진주 상공인 모임에서 이강두 의원(경남도지부장)을 가리키며 “차기 경남지사 공천 0순위와 다름없다”고 밝혔다. 하부총재 측근은 나중에 “동석한 이의원을 추켜세워주기 위한 ‘조크’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런 말을 농담으로 받아 넘기는 정치인은 거의 없다. 지금까지 총재 측근 인사가 특정인을 광역단체장 공천내정자로 시사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YS와 이총재측 모두 김지사의 정치적 위상이 자신의 통제권 밖으로까지 커지는 것을 원치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양쪽에서 동시에 김지사에게 강력한 견제구를 날리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김지사로선 답답했던 것 같다. 김지사는 최근 경남 당항포에서 가진 김동욱 의원과의 술자리에서 “내게도 계획과 힘이 있습니다”며 심경을 밝혔다고 한다.



    ‘큰 꿈’을 키워나가던 김지사의 연말 연초가 순탄해 보이지는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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