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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일 의원이 눈물 흘리는 까닭은

김홍일 의원이 눈물 흘리는 까닭은

김홍일 의원이 눈물 흘리는 까닭은
대통령의 아들은 어떨 때 눈물을 흘릴까. 민주당 김홍일 의원이 눈물을 흘렸다. 11월7일 기자들이 총재직을 사퇴한 김대통령의 근황을 묻자 김의원은 “(당 내분 문제와 관련한) 고통 때문에 잠을 못 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기자들이 다른 질문을 못할 정도로 숙연한 분위기였다. 측근들이나 마음이 통하는 동료 정치인과의 대화중에도 눈시울이 붉어진다. 요즘 들어 생긴 현상이다.

“몸은 불편하지만 군사정권을 거치며 단련된 정신만은 강철이다”는 측근의 말처럼 그는 매사 낙관론으로 임한다. 그런 그이기에 눈물 속에 감춰진 내면이 궁금하다.

“내가 능력이 없어 대통령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는데도 힘이 되지 못했다.” 김의원은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그렇게 말했다. 당내 쇄신파의 요구에 밀려 총재직을 사퇴하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에게 힘이 될 수 없다는 자괴감과 회한. 그 감정이 눈물샘을 자극한 셈이다.

김의원 자신도 올해 들어 악운의 연속이다. 각종 의혹이 터지면 여권 실세 ‘K’는 여지없이 신문 1면을 장식했다. 자고 나면 터지는 이니셜 테러에 심신은 지칠 대로 지쳤다. “1980년대에는 독재정권에 육체적 테러를 당했는데 지금은 정신적 테러를 당하고 있다.”(9일 지구당원 연수대회) 그렇게 항변했지만 현실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다. 자신의 제주도 휴가가 10·25 재·보선 참패로 이어졌다는 언론 보도도 있었고, 당내 쇄신파가 자신의 ‘거취’ 문제를 논의한다는 얘기도 흘러 나왔다. 지나치게 긴장한 탓일까. 지난 11월 초에는 식당에서 넘어져 얼굴을 여러 바늘 꿰매는 상처를 입었다.

느닷없이 터진 외유 보도는 차라리 코미디였다. 신병치료 차 내년 초 미국으로 출국한다는 기사였다. 측근으로부터 내용을 보고받은 그는 허탈하게 웃고 말았다. 언론이 이른바 ‘김심’(金心) 차단용이라는 정치적 해석을 보태 비틀었기 때문이다. 신병치료 계획은 오래 전부터 생각한 바였다. 군사정권 시절 고문 후유증은 두고두고 그의 행동에 제약을 가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측근의 부축이 있어야만 보행이 가능할 정도다. 그렇지만 신병치료를 자의 반 타의 반 정치망명으로 묘사하는 보도는 정도가 심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의원은 당내 현안에 대한 물음에는 가능한 한 함구한다. 권노갑 전 의원의 거취를 물어도, 쇄신파에 대해서도 일체 침묵으로 일관한다. 기껏 “그분들도 나름대로 판단이 있겠지”라는 정도가 고작이다. 대통령 아들로서 표현하는 것보다 감춰야 할 게 더 많은 운명, 그 운명에 직면한 김의원의 탈출구가 바로 눈물이 아닐까.



주간동아 2001.11.29 311호 (p8~8)

  • < 최영철 기자 >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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