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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도는 돈의 생리 생생하게 썼어요

  • < 김현미 기자 > khmzip@donga.com

돌고 도는 돈의 생리 생생하게 썼어요

돌고 도는 돈의 생리 생생하게 썼어요
지금까지 정부가 구조조정을 위해 쏟아부은 공적자금은 150조 원. 10조 원이라면 100만 명이 1억 원씩 내는 것이다. 1000만 가구로 보면 한 집당 1000만 원이다. 50조 원을 더 부어야 한다면 한 집당 500만 원이다. 이것뿐인가. 세금 100조 원을 내려면 또 한 집당 100만 원이다. 이래서 큰돈일수록 계산을 잘 해야 한다.

하나은행 서초지점장 조덕중씨(49)가 ‘돈이 안 돌면 사람이 돌아버린다’(머니업 펴냄)는 제목의 금융 칼럼집을 냈다. 그는 이 책에서 “빌린 돈도 내 돈이고 나라 돈도 내 돈이다. 내 돈은 내가 챙겨야 한다”고 외친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으로 투입한 공적자금은 누구 돈인가. 바로 내 돈이다. 조씨는 지난 31년 동안 한국은행, 은행감독원 검사국을 거쳐 지난 10년 간 하나은행 지점장을 맡으면서 돈이 돌고 도는 바닥의 생리를 생생하게 체험했다. 대출 받으면 얼마간 떼서 다시 은행으로 주는 게 관행이고, 비리에 발목이 묶인 지점장은 또다시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부실 기업에 대출하는 이상한 시스템. 그리고 쓰러져야 할 부실기업이 매번 ‘법정관리’라는 이름으로 되살아난다.

시중은행 지점장 신분으로 이런 책을 쓴 것은 하나의 도박이었다. 하지만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치는 사람도 필요했다. “털어서 먼지 안 날 사람 있느냐고 하지만 은행일 31년 하면서 한 번도 제 주머니에 돈 넣은 적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일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지요. 사람이 왜 은행에 돈을 넣습니까. 미래에 대한 보장을 원하기 때문이죠. 미래의 가치를 현재의 가치로 만들 수 있는 사회가 되려면 모든 시스템이 투명해야 합니다.”



주간동아 299호 (p93~93)

< 김현미 기자 > khm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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