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95

2001.08.02

미군은 지금 디지털 군대로 변신중

달러 쏟아부으며 정보전 대응 총력 … 첨단 장비 무장·정보 공유 ‘전투력 업그레이드’

  • < 박상서 / (주)NSC 책임연구원ㆍ전 국가보안기술연구소 연구원 >

    입력2005-01-12 1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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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군은 지금 디지털 군대로 변신중
    걸프전은 정보시대 전쟁의 특징인 정보의 획득과 처리에서 앞선 연합군이 대량 살상 파괴를 위주로 한 이라크에 승리함으로써 전쟁에서 정보와 정보기술의 대량 살상 파괴 무기에 대한 우월성을 입증한 전쟁이었다. 미국은 그 후 걸프전의 결과를 면밀히 분석하였으며 새로운 통제체계와 정확도가 매우 높은 장거리 정밀타격무기(Precision Guided Munition, PGM)를 효과적으로 연결하여 통합한 하나의 정찰-타격-복합체를 구축하기 위한 군사기술혁신(Military Technical Revolution, MTR)과, MTR에서 제공하는 기술적인 능력에 적합한 새로운 군 운용개념과 조직편성을 결합하여 전쟁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하기 위한 군사분야혁신(Revolution in Military Affairs, RMA)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군사혁신 통한 정보전 대응

    이와 관련해 미 합참은 미래의 정보전을 위한 준비 지침이라 할 수 있는 ‘합동 비전 2010’(Joint Vision 2010)을 제시했다. 이는 평화유지 및 인도적 차원의 국지적 군사작전은 물론 전면전까지 포함한 모든 작전 환경 속에서 미군이 압도적인 우세를 유지하기 위하여 4개 분야를 중점적으로 발전시킬 것을 제시하고 있다. 첫번째 분야는 흩어진 광역의 전장에서 지상 해상 공중 및 우주의 군사력으로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우세한 기동 능력(dominant maneuver)이고, 두 번째 분야는 신속 정확하게 목표를 식별하여 무력화할 수 있는 정밀 전투 수행(precision engagement) 능력이다. 세 번째 분야는 완벽하게 군사력을 방호할 수 있는 전차원 보호(full-dimensional protection) 능력이고, 네 번째 분야는 정보·군수·수송·기술 등을 결합해 신속한 지원이 가능한 집중화한 군수(focused logistics) 능력이다.

    각 군별로 보면, 미 육군은 ‘디지털 전장’(Digitized Battle- field) 개념을 발전시키고 있다. 이는 전장에서 각종 정보체계와 C4I(전술지휘통제자동화) 체계를 이용하여 전차·헬기 등 가용한 제반 플랫폼을 상호 연결해 모든 전투원들이 정보를 공유한 상태에서 전투를 수행하게 한다는 구상이다. 전투원은 GPS(지구위치정보시스템) 수신기와 야간 센서 장비를 부착하고, 헬멧 앞쪽의 스크린을 통하여 모든 정보를 파악하며, 통신망을 통해 후방에 위치한 모든 화력 수단을 요청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열탐지경을 부착한 레이저 조준 소총으로 무장하고 적을 발견하는 즉시 사격할 수 있게 된다. 미 해군은 ‘협동적 전투 교전 능력’(Cooperative Engagement Capability)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이는 광범위한 지역에 전개되어 있는 모든 전투체계의 여러 정보 수단들을 효과적으로 연결 및 결합해 ‘정보 감시 정찰(ISR) + C4I + 기동타격수단’ 개념의 통합체계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해군의 전투지휘관은 확대된 전장의 모든 정보를 신속 정확하게 획득·활용하여 원거리 표적들을 다양한 정밀타격수단(항모·전함·잠수함·탄약함·스텔스전함 등)으로 정확하게 공격할 수 있어 전투력 발휘를 획기적으로 증대시킨다는 것이다.



    미 공군은 ‘타격 계획’(Project Strike)을 발전시키고 있다. 이는 공군이 가진 모든 전투수단들을 네트워크로 연결 통합하여 전투력 발휘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중점을 두었다. 네트워크 체계는 인공위성을 포함하여 공중조기경보통제기(AWACS), JSTARS, U-2 첩보기, F-15 전폭기, 무인비행체(UAV), 그리고 해군의 F/A-18 등을 모두 연결한다. 현재 공군은 ‘우주 기획 2020’(Space Cast 2020)과 ‘공군 2025’(Air Force 2025)를 연구 발전시키고 있다.

    미 해병대에서는 ‘수평선 너머 상륙’(Over Horizon Landing) 계획을 발전시키고 있다. ‘시 드래곤’(Sea Dragon)으로 별칭이 붙은 이 계획은 3단계 전투수행 실험을 5개년 계획에 의거해 조직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1단계는 ‘사냥꾼 전투원’(Hunter Warrior)으로 헬기에 의해 기습적으로 침투한 해병대원들이 정찰 통신위성, C4I 등에 연결된 인간 센서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개념이고, 2단계는 ‘도시 전투원’(Urban Warrior)으로서 도시와 밀집지형에서 작전하는 방법을 발전시키는 실험이며, 3단계는 ‘유능한 전투원’(Capable Warrior)으로서 주요 전구(戰區)급 전쟁을 조기에 봉쇄 또는 방지하기 위하여 실질 군사력과 가상 군사력을 상호 결합하는 방책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미군은 지금 디지털 군대로 변신중
    이와 같이 각 군은 21세기의 새로운 전쟁 개념과 수단을 경쟁적으로 제시하였지만, 이런 군별 비전은 명칭만 다를 뿐 실제 내용 면에서는 모두가 정보 감시 정찰, 첨단 C4I, 그리고 정밀유도무기의 세 가지 기술분야를 활용한다는 것이다. 즉 장거리·광역 정밀 센서, 장사정 정밀 타격수단, 그리고 이들을 연계하는 광역 실시간 지휘통제수단을 상호 연계 통합하여 하나의 체계를 구성하면 전투력 발휘 효과가 극적으로 증가하는 메가 시스템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국방 정보화도 함께 추진하고 있는데, ‘합동 비전 2010’을 근간으로 각 군별로 상호 운용성을 보장하는 정보체계를 구축하기 위하여 합참은 ‘전투원을 위한 C4I’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개념은 ‘플러그 앤드 플레이’(plug and play) 로, 전투원은 컴퓨터와 통신의 통합체계에 플러그를 꽂기만 하면, 그 순간부터 안전하고 막힘 없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 개념을 구현하기 위하여 육군은 ‘엔터프라이즈’(Enterprise) 계획을, 공군은 ‘호라이즌’(Horizon) 계획을, 해군은 ‘코페르니쿠스’(Copernicus) 계획을, 해병대는 ‘시 드래곤’ 계획을 각각 추진하고 있다. 각 계획은 군별 특성을 고려하여 구축하나 합동작전을 위한 상호 운용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합동 기술구조(Joint Technical Architecture)를 제정하고 이를 준용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의 국방정보체계국(Defense Information Systems Agency, DISA)은 이러한 정보화 관련 표준 및 국방정보기반체계 공통운영환경(Defense Information Infrastructure Common Operating Environment, DIICOE)을 구축하였으며, 이러한 체계들은 각 군의 체계를 통합하는 기반이 된다.

    이밖에도 미국은 국방 관련 사이버 테러가 급증함에 따라 사이버 공간에서의 정보전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미국이 준비하는 사이버 공간에서의 정보전은 그 내용을 극비로 분류하였으나, 방어의 개념에서 한걸음 발전하여 외국 전산망을 파괴하기 위한 컴퓨터 바이러스, 폭탄 프로그램 등의 공격무기도 이미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러시아의 장교가 미국이 예상되는 적국의 소프트웨어에 버그를 삽입하기 위하여 컴퓨터 바이러스 대책반을 가동하였다고 비난하는 것으로 보아, 이미 정보전 공격에 대한 상당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와 함께 컴퓨터 해커들을 훈련시켜 직접적인 공격 없이 적의 방공망을 무력화하고, 주요 도시의 전화망을 마비시키거나, 부대의 위치·병력배치·지형 등에 대한 허위 정보를 입력하여 적을 교란시키는 전술 등도 개발중인 것으로 보인다.

    사이버전말고도 미국은 또 다른 모습의 정보전에도 대응하고 있다. 미 합참은 정보전을 위해 작전보안, 군사기만, 심리작전, 전자전 및 물리적 파괴를 적절히 동원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미 육군에서는 지휘통제전, 대민작전(Civil Affairs Operation) 및 대언론작전(Public Affairs Operation)을 정보작전(Information Operation)의 구성요소로 식별하고 있다.

    이밖에 미 국방성은 국방고등계획연구소(DARPA)를 중심으로 정보전에 대응하기 위한 정보 보증 및 생존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그 주요 내용은 여섯 가지 영역에 걸쳐 전략적 침입 평가(Strategic Intrusion Assessment), 침입 감내 시스템(Intrusion Tolerant Systems), 고장 감내 네트워크(Fault Tolerant Networks), 동적 연립(Dynamic Coalitions), 정보 보증(Information Assurance), 정보 보증 과학 및 공학(Information Assurance Science and Engineering Tools), 자율적 정보 보증(Autonomic Information Assurance), 그리고 사이버 지휘 통제(Cyber Command and Control)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한편, 현재 미국은 정보전에 대비한 예산을 98년도에 11억4400만 달러, 99년도에 14억2900만 달러를 집행하였고, 2000년도에는 17억3700만 달러를, 20001년에는 15% 증가한 20억 달러를 집행할 예정이다. 이와 같은 예산투자를 바탕으로 미국은 2000년 1월 마이어 공군대장이 “향후 모든 전쟁에서 정보전 개념을 포함한 작전을 수행키로 결정했다”고 발표하였고, 이에 앞서 1999년 10월 셸던 합참의장은 “정보전의 수비와 공격도 함께 고려하겠다”고 밝히는 등 우주사령부를 중심으로 정보전에 대비한 작전술과 교리 개발에서부터 가상 적군을 이용한 실험과 무기의 개발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대응 능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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